특수건설, 이종사업 M&A 시너지 효과 '글쎄' 인수 추진 '한라산업' 사료 제조 특화, 사옥·공장 담보로 자금 마련
신상윤 기자공개 2024-02-23 07:58:07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1일 15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터널과 지하차도 건설 전문기업 '특수건설'이 사업 다각화에 눈을 돌린다. 특수 폐기물 재활용 사업을 영위하는 '한라산업'을 인수해 성장이 둔화된 건설 시장을 보완하겠다는 의지다. 다만 한라산업의 특수 폐기물 재활용이 가축 등의 먹이로 사용되는 사료사업과 밀접해 인수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특수건설은 제주도에 본사를 둔 한라산업 인수 절차를 밟고 있다. 한라산업 주식 7만주 가운데 6만5000주(92.86%)를 인수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전날(20일) 5만5550주를 인수했으며, 나머지 9450주는 오는 2027년 2월까지 3년에 걸쳐 사들일 예정이다. 경영권을 포함한 전체 인수 금액은 132억원이다.

2012년 설립된 한라산업은 사업목적에 단미사료 제조 및 판매업과 유기질 비료 제조 등 사실상 축산업에 가까운 사업을 영위한다. 실제로 특수건설의 한라산업 인수 관련 이사회 의사록을 보면 주요 상품을 동물 유지 및 육분, 육골분, 바이오디젤로 명시했다.
동물 유지 및 육분, 육골분, 바이오디젤 등은 사료를 만들 때 사용되는 주요 원료들이다. 도축장이나 육가공 공장에서 제품 가공 뒤 나오는 부산물을 만든다는 측면에서 특수 폐기물의 자원화 사업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ESG 경영으로 보기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수건설의 주 사업 분야는 철도 및 도로 지하공간을 시공하는 기초토목시공 전문건설사다. 싱가포르에 지사를 두고 사업을 펼칠 정도로 사업 경쟁력이 있다.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 1710억원을 웃돈다. 다만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6억원대에 그치는 등 수익성이 높진 않다.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한라산업 인수에 나섰지만 시너지도 불확실하다. 한라산업은 비상장 법인으로 외부 회계감사를 받는 곳은 아니다. 자산이나 매출 규모가 많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13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인수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특수건설은 일부 인수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160억원을 차입했다.
특수건설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사옥과 충청남도 아산시 건설기계사업소 공장부지 등을 은행에 담보로 제공했다. 한라산업 인수에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이를 포함해 특수건설의 단기차입금 규모는 4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 말 장단기 차입금이 169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한라산업 인수를 통해 폐기물 재활용 사업에 나선 특수건설은 다음달 주주총회를 열고 사업목적도 변경할 계획이다. 폐기물 재활용업과 부동산 투자 및 개발업, 금융자산투자업 등을 추가해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올해로 설립 53주년을 맞는 특수건설은 오너 2세인 김중헌 회장과 김도헌 사장이 각자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분기점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신상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전문건설업 경쟁력 분석]특수건설, 사업 다각화 성과 수익성 개선 효과로
- [thebell desk]삼호개발의 도전과 발전
- [전문건설업 경쟁력 분석]지에이이노더스, '현대건설' 이탈 후 홀로서기 본격화
- [전문건설업 경쟁력 분석]지에이이노더스, 위축된 경영 여건…투자로 활로 모색
- [전문건설업 경쟁력 분석]일신석재 이사회, 기타비상무·사외이사 추가 구성
- [전문건설업 경쟁력 분석]일신석재, 경쟁력 원천 '포천 석산'에도 업황 탓 고전
- 현대건설, 수익성 8% 목표…TSR 주주환원 첫 도입
-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 "에너지 트랜지션 리더 도약"
- 고덕 유보라 더 크레스트, 평택 반도체 훈풍 속 입주
- [건설부동산 줌人]'김한영호' 한국종합기술, 신재생에너지 강화 낙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