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2월 23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성장은 최대주주(62%)이자 그룹 지주사인 HD현대가 거두는 배당수익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HD현대그룹에서 꼬박꼬박 HD현대에 배당을 주는 기업은 몇 없지만 HD현대마린솔루션은 그 중에서도 배당성향이 높은 편이다. 더불어 최근에는 신사업의 호조로 배당 기반이 되는 순이익이 증가하는 추세이기도 하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기업공개(IPO) 후에도 HD현대의 '알짜기업'으로 남을까. 회사는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앞두고 있다. 공모 후에는 HD현대의 HD현대마린솔루션 지분율이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향후 배당정책을 어떻게 가져갈지 주목된다.

◇HD현대 배당수익 양대 축, 오일뱅크와 어깨 나란히

HD현대마린솔루션은 최근 한국거래소로부터 기업공개(IPO)를 위한 상장예비심사를 승인받았다. 상반기 내 증권신고서 제출, 수요예측, 공모 등의 나머지 절차를 마칠 전망이다. 지주사를 포함하면 HD현대그룹 내 9번째 상장 계열사의 탄생이다. HD현대에 배당을 제공하는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가 상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HD현대가 직접 지분을 보유한 주요 7개 계열사 중 하나다. 나머지 6개에는 HD한국조선해양(35.05%), HD현대오일뱅크(73.85%), HD현대일렉트릭(37.22%), 현대미래파트너스(100%), HD현대로보틱스(90%), HD현대사이트솔루션(80.22%)이 포함된다.

지난 5년간 HD현대의 배당금 수익 내용을 돌아보면 이 가운데 정기적으로 배당을 하는 기업은 HD현대오일뱅크가 유일했다. 그 다음으로 배당이 많았던 게 HD현대마린솔루션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2016년 말 출범한 뒤 2020년 처음으로 HD현대에 배당을 제공했다. 이후 매해 꼬박꼬박 배당을 하며 지주사의 현금원으로 자리잡았다.


HD현대는 2019년 초부터 2023년 3분기까지 배당금 수익 총합 1조5946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HD현대오일뱅크는 71.6%를 차지하고 HD현대마린솔루션 비중은 27.6%에 해당한다. 나머지 1%에 못 미치는 부분은 HD현대일렉트릭과 HD현대건설기계 몫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HD현대오일뱅크보다 훨씬 규모가 작은 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HD현대마린솔루션의 역할은 가볍지 않다. 배당성향을 봐도 그렇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2022년 별도기준 순이익 1136억원 중 800억원의 배당을 결정해 배당성향 70.42%를 보였다. 같은 해 HD현대오일뱅크(배당성향 49.95%)보다 적극적으로 배당에 나선 것이다.

◇HD현대 지분율 축소 전망...'파이'는 더 커질 듯

향후 HD현대마린솔루션 배당의 가장 큰 변수는 상장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지분율이 높을수록 배당에 따른 혜택은 커진다. 반대로 지분율 하락은 배당수익 축소로 연결될 수 있다.

HD현대는 최근 증권신고서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HD현대마린솔루션이 예정대로 상장할 경우 HD현대의 지분율은 희석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따라 수취하는 현금 배당금이 더욱 감소할 수 있다”고 알린 바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현재 발행주식 총수는 4000만주에 이른다. 회사는 총 4445만주를 상장하고 이 가운데 890만주를 공모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HD현대의 HD현대마린솔루션 지분율은 기존 62%에서 50%대로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다만 HD현대마린솔루션의 실적이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는 만큼 지분율 하락에 따른 배당금 축소분을 상쇄할 수도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4305억원, 영업이익 2015억원, 순이익 1511억원을 거둬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배당 재원이 되는 별도기준 순이익도 전년 대비 증가했을 공산이 크다.

공모 자금 기반의 투자도 장기적 이익 개선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HD현대마린솔루션 기업가치를 약 4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모가 최대 1조원 가까운 규모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공모 자금을 친환경 선박 개조, 해양 솔루션사업 등의 미래 성장 동력 육성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