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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펀드 실태점검]키움운용, 미국 메리어트호텔 메자닌 EOD…대규모 상각80% 손실 선제 반영, 기관·리테일 투자금 손실 위기

조영진 기자공개 2024-03-08 08:01:06

[편집자주]

자산가치 하락 여파로 부동산펀드의 투자 환경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일부 운용사들은 부동산 투자 자산을 서둘러 회수하는 등 시장 침체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더벨은 만기를 전후한 부동산펀드의 현황과 엑시트 행보를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5일 14:30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호텔의 중순위 대출채권에 투자한 키움투자자산운용이 고민에 빠져있다. 차주가 선순위 대출연장에 실패하면서 전체 대출채권에 대해 EOD(기한이익상실)가 발생, 투자원금의 80% 이상을 상각 처리하게 된 상황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마일스톤US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16호'가 편입한 담보부 대출채권이 최근 기한이익상실 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 소유주이자 차주인 'CMP I OWNER MB2-T, LLC'가 선순위 대출금을 끝내 연장·상환하지 못하면서, 키움투자자산운용은 펀드로 보유 중인 메자닌 대출채권에 대해 약 80%를 상각했다.

'키움마일스톤US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16호'는 지난 2018년 9월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설정한 약 500억원 규모의 대출형 부동산펀드다. 미국 15개주 소재의 '코트야드 메리어트 호텔'을 손자회사를 통해 보유 중인 차주에게 중순위 대출을 제공하는 한편, 손자회사를 지배하는 자회사 지분을 담보로 받는 구조다.

'키움마일스톤US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16-A호'(350억원)에는 국내 캐피탈사와 증권사의 고유자금이, 제16-B호(110억원)에는 증권사의 일반 고객들이 자금을 댔다.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이 제16-B호에 재간접 투자하는 '골든브릿지비욘드일반사모투자신탁3호'를 약 80억원 규모로 설정하는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투자에 뛰어들었다.

다만 펀드의 기초자산인 호텔 포트폴리오가 코로나19 사태로 영업 악화를 겪으며 2020년 3월부터 배당금 지급이 유예되기 시작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2020년 12월 '키움마일스톤US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16-C호'(50억원)를 추가 조성하는 등 정상화에 나섰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이 계속된 것으로 파악된다.


기존 대출 만기가 도래한 2023년 7월 메자닌 대주단인 키움투자자산운용과 차주는 선순위 대출연장, 대출채권 매각, 리파이낸싱 등 여러 자구책을 모색했다. 담보권 실행, 개별 자산 매각, 재구조화를 통한 매각, 소송 등 투자금 회수를 위한 추가 대책에도 불구하고 끝내 선순위 대출연장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로 인해 메자닌 채권을 포함한 전체대출에 대해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최근 발생했고, 키움투자자산운용은 보유 메자닌 대출채권에 대해 80% 이상의 평가가치 상각을 진행했다. 선순위 대주단이 메리어트 호텔의 공·경매를 진행할 경우 대규모 원금손실이 일어날 것을 감안한 조치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차주를 통한 자산 매각 및 재구조화가 매각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으로 판단, 차주와 선순위 대주의 협의 및 행보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담보권 실행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시장 환경이 개선될 가능성을 점치는 등 비교적 수동적인 자세를 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파악된다.

'키움마일스톤US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16호'는 투자신탁계약기간 7년, 목표수익률은 연 8.5% 수준으로 최초 설정됐다. 현지 금융기관이 자금을 댄 선순위 대출의 만기는 5년으로 키움투자자산운용 보유자산인 메자닌과 일부 만기 불일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 채권회수 절차에 따라 투자금 손실여부도 결정될 전망이다. 해당 딜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차주와의 협의 아래 자산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며 "매각가에 따라 손실여부 및 규모가 결정될 예정인데 이번 상각은 선제적으로 평가가치에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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