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새 대표 뽑는 NH증권, KB-한투 방식서 '기로'내부 승진시 큰 틀 유지…외부 영입, 색깔내기 관측
양정우 기자공개 2024-03-11 07:47:56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7일 0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를 맞이하는 NH투자증권이 후임 인선 숏리스트를 확정하면서 IB 파트가 긴장 모드에 들어갔다. 무엇보다 내부 승진으로 사장에 오를 수 있는 후보로는 IB1사업부 대표인 윤병운 부사장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초미의 관심사는 단연 새 수장의 취임 이후 뒤따를 조직 재편와 인사 조치다. 만일 정영채 사장 휘하에서 중용됐던 윤 부사장이 신임 CEO로 임명되면 큰 틀에서 현재 사업부 직제와 키맨을 그대로 고수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반면 외부 영입 후보가 사장으로 확정될 경우 과감한 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일한 내부 승진 후보 '윤병운 부사장'…IB 파트 인사 여파 '초미 관심사'
IB업계에서는 윤 부사장이 새로운 사장으로 취임할 경우 그간 IB사업부의 주축을 이뤘던 인사도 연쇄적으로 승진 수순을 밟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여 년 동안 정 사장과 함께 일하면서 내부 임원진과 NH증권의 IB 황금기를 이끌었다. 그만큼 현재 조직을 주도하는 사내 인사에 대한 신뢰가 각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부사장은 팀장 시절부터 사업부 대표 자리에 오르기까지 오랜 기간 커버리지 파트에서 근무해왔다. 그러면서 최상위 하우스로서 기틀을 다져온 인사다. IB1사업부를 전담하고 있는데 IB2사업부 대표인 최승호 전 부사장이 퇴임하면서 1~2사업부를 함께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IB1사업부 아래엔 Industry1본부, Industry2본부, Industry3본부 등이 자리잡고 있다. 각각 이성 상무, 김형진 상무, 조현광 상무보가 본부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중에서 최선임은 이 본부장이다. 그 역시 커버리지 영역에서는 국내 증권사를 통틀어 베테랑으로 손꼽히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파트를 전담하고 있는 부동산금융본부는 신재욱 상무가 이끌고 있다. 기업공개(IPO) 영역을 총괄하고 있는 건 김중곤 ECM본부장(상무)이다. NH증권의 경우 커버리지, 부동산 PF, IPO 등 IB 비즈니스의 전 영역에서 국내 톱티어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어 어느 본부장을 두드러지게 중용해도 잡음이 나올 가능성이 낮다.
윤 부사장의 신임 사장 취임이 현실화되면 현재 KB증권과 유사한 형태로 조직과 인사가 재정비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KB증권은 김성현 사장이 연임하면서 그간 IB 사업 영역 곳곳에서 활약했던 임원진 대부분이 무탈하게 자리를 지켰다.
기존 IB1~3총괄본부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 커버리지 일부와 IPO 부서만 위치를 바꾸는 미세 조정이 이뤄졌다. IB부문장으로는 IB3총괄본부장이었던 조병헌 부사장을 선임했다. 기존 IB1총괄본부장이던 심재송 전무가 IB2총괄본부장으로 이동했고 주태영 전무가 IB1총괄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정 사장 연임 끝, 외부 인사 중용될까…증권가 대대적 세대교체 바람 '주시'
다만 외부 인사로서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이 새로운 CEO로 낙점을 받을 경우 향후 대대적 재편이 단행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안정적으로 조직에 안착하고자 일단 속도 조절에 나서겠으나 결국 자기 색깔을 내는 데 힘을 싣는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무엇보다 증권가의 지난 인사의 키워드는 세대 교체였다. 늘상 증권업계의 새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미래에셋증권을 필두로 젊은 리더에게 중책을 맡기기 시작했다. 임원 인사를 통해 최현만 전 회장과 이만열 전 사장 등 창업 멤버를 중심으로 과감한 교체 카드를 뽑아들었고 50대 임원을 새로운 부회장 자리에 올렸다.
유독 IB 파트에서 핵심 인력으로 여겨진 인사가 줄줄이 퇴진한 건 한국투자증권이었다. 내부에서는 사장 후보로도 거론됐던 배영규 전 전무와 이현규 전 IB2본부장, 김성철 전 IB4본부장 등이 퇴임을 선택했다. 그 대신 그간 '2인자'로서 실무를 책임졌던 시니어 인력을 승진시켜 인사 적체 양상을 해소했다.
IB업계 관계자는 "NH증권도 지난해 말 인사에서 60년대 초반생 몇몇이 퇴임하도록 조치를 취했다"면서도 "내부적으로 정 사장의 오랜 임기 끝에 외부 인사가 등용되면 현재 구축된 IB 파트에 큰 변화가 생길까 봐 우려가 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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