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플로 모니터]'현금 역대 최대' 진에어, 단기금융상품에 몰았다3684억 보유·이자수익만 124억, 부채 상환 동반
임한솔 기자공개 2024-03-18 07:40:46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4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진에어는 항공업계 호황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신기록을 썼다. 그런데 현금 보유량은 오히려 전년보다 줄었다. 754억원에서 499억원으로 감소했다.다만 현금의 범위를 단기금융상품으로 넓히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할 경우 지난해 진에어의 현금 보유량은 실적과 마찬가지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단기금융상품은 만기가 1년 안에 돌아오는 금융상품으로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다. 진에어는 급증한 현금을 그냥 쌓아두기보다는 단기금융상품에 넣어 쏠쏠한 이득을 봤다.
◇단기금융상품 첫 3000억대…이자수익 124억
진에어는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499억원, 단기금융상품 3684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은 2022년과 비교해 2배가량 늘었다.
진에어가 세워진 후 단기금융상품 규모가 3000억원대에 이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를 돌아보면 2017년 말 2970억원을 보유했을 때가 가장 많았다.
항공업계 호황으로 풍부해진 현금흐름이 이같은 현금 증가를 이끌었다. 지난해 진에어는 매출 1조2772억원, 영업이익 1822억원, 순이익 1339억원을 거뒀다. 2019년 후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와 함께 진에어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22년 1756억원에서 지난해 4174억원으로 뛰었다.
진에어는 벌어들인 돈으로 단기금융상품을 적극 운용했다. 지난해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2188억원으로 전년(-136억원)의 16배에 이른다. 구체적인 투자 내용을 들여다보면 단기금융상품 1조4243억원 취득, 1조2026억원 매도가 이뤄졌다. 1년 동안 여러 번 금융상품 가입과 해지가 진행됐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단기금융상품 투자 규모가 커진 만큼 이자수익도 늘었다. 2021년 15억원에 그쳤던 이자수익은 2022년 29억원으로 증가했고 지난해 말에는 12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순이익의 10분의 1에 육박하는 규모다.
진에어가 현금을 단기금융상품에 넣기만 한 건 아니다. 어려웠던 시기 조달한 자금을 상환했다. 단기차입금 400억원, 신종자본증권 620억원 등을 모두 털어냈다. 결과적으로 부채비율은 2022년 말 698%에서 지난해 말 566%로 대폭 하락했다. 부채를 갚는 동시에 가용 현금을 비축하며 나아진 재무상태를 과시했다.
◇쌓인 현금 어디로…기단 확대 추진
물론 현금을 모으기만 해서는 회사 성장에 보탬이 되기 어렵다. 이제 쓸 차례다. 진에어를 비롯한 항공사들의 투자 대상 0순위는 단연 기단 확대다. 항공기를 늘려 더 많은 승객을 태우고 결과적으로 더 많은 현금을 벌어들이는 것이 항공사가 원하는 규모의 경제다.
진에어도 현금을 단기금융상품에 오래 묶어두는 것보다는 새로운 투자를 모색하고 있다. 먼저 올해부터 차세대 항공기를 순차적으로 들여온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리스계약을 통해 B737-800 19대 등 항공기 27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여기에 신규 기재 4대를 더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이 보유한 B737-8 4대가 도입 대상이다. 이 가운데 1대는 이미 2월 말 리스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B737-8은 기존 B737 기종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동급 항공기와 비교해 연료를 15% 이상 절감하는 반면 탄소 배출을 13%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장점으로 인해 진에어 등 여러 항공사가 B737-8 도입을 추진하는 중이다.
B737-8 4대 이후의 기재 도입에 대해서는 아직 계획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경쟁사들이 적극적으로 신규 기재를 도입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진에어도 추가 도입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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