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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지금]'해외통' 조주완 사장 원톱 체제의 시작②역대급 실적에 따른 믿음, 보수적 재무보다 공격적 사업 무게추

김도현 기자공개 2024-03-27 09:23:56

[편집자주]

LG전자는 다방면에서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경영진의 변동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 배두용 CFO가 물러나고 조주완 사장의 단독 대표 체제로 재편됐다. CEO와 CFO가 협력 및 견제하던 구조에서 조 사장이 오롯이 회사를 이끌게 됐다. 사업적으로도 마찬가지. AI 시대를 맞이해 가전을 넘어 로봇과 모빌리티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더 나아가 내년 성과가 이목을 끌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LG전자를 둘러싼 현 상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0일 07:1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는 올해 단독 대표이사 체제 실험을 시작했다. 과거 임시로 1인 대표가 회사를 이끈 적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2인, 3인 각자대표 체제로 이어져 왔다. 구본준 전 부회장(현 LX홀딩스 회장)이 1인 대표이사로 활동했던 시점(2011년 3월~2014년 2월) 이후로 처음이다.

적임자로 낙점된 건 조주완 사장(CEO)이다. 그동안 LG전자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대표이사로 두면서 재무라인에 힘을 실어주고 최고경영자(CEO)를 견제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왔다. 이번 결정은 조 사장에 대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신뢰를 보여준다. 동시에 보수적으로 재무안전성에만 치중하기 보다 공격적인 사업을 벌여보자는 의도가 담긴 인사로 풀이된다.

◇'이례적인' 단독 대표이사, 임무 완수 시 부회장 승진 기대

LG전자는 이달 26일 제22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조 사장은 단독 대표이사로서 의장을 맡는다. 작년 말 인사에서 조 사장과 공동 대표이사였던 배두용 부사장이 김창태 부사장에 CFO를 넘기면서 물러난 바 있다. 김 부사장은 이번 주총에서도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지만 대표이사를 맡지는 않는다.
'2030 미래비전' 발표하는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조 사장은 본안 의결에 앞서 참석한 주주들에 전년 경영실적과 올해 사업전략에 대해 설명한 뒤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직접 주주들과 소통에 나서 책임경영 의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심산이다.

재계에서는 주총 이후 조 사장의 입지가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대표이사 체제는 한 명이 주요 업무를 결정하는 단독 대표, 두 명 이상의 대표가 독립적인 결재 권한을 갖는 각자대표, 두 명 이상 대표 전원의 결재를 받아야 하는 공동대표 등으로 나뉜다.

LG전자의 경우 2010년 말 경영 위기에 빠진 회사에 구원 투수로 등판한 구 전 부회장이 3년간 단독 대표이사를 역임한 뒤로는 △구본준·정도현 △정도현·조성진·조준호 △조성진·정도현 △권봉석·배두용 △조주완·배두용 등 복수의 대표이사로 경영 체제를 꾸려왔다. 조성진 전 부회장과 배 전 부사장이 기존 대표이사 후임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원톱 체제를 운영한 정도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CEO와 CFO 2인, 또는 중 사업본부장을 더해 3인 체제를 선호해왔던 LG전자가 조 사장을 홀로 내세운 건 이례적 결단"이라면서 "사내 견제와 균형 차원에서 우려가 나올 수 있겠으나 혼자 경영하게 되면 전반적인 의사결정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이 홀로 LG전자를 이끌게 된 배경에는 3년 연속 최대실적이 있다. 2021년 말 취임 이래 매년 신기록을 써내려가더니 2023년 연간 매출 84조2804억원으로 역대 최고액을 찍었다. 같은 시기에 경쟁사들이 부진했다는 점에서 이같은 성과는 더욱 두드러진다. 실제로 반도체 적자에 그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처음으로 추월하기도 했다.

이에 LG전자 안팎에서는 조 사장의 추후 행보에 주목한다. 단독 대표이사로서 또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면 부회장까지 올라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미 조 사장은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등과 함께 유력한 차기 부회장단 후보로 꼽힌다.


◇글로벌 전문가의 청사진, '2030 미래비전' 실현할까

조 사장은 30년 넘게 LG전자에서 근무하면서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냈다. 그는 1996년 독일 뒤셀도르프 지사 근무를 시작으로 캐나다법인장, 호주법인장, 미국법인장 등을 거친 바 있다. 전자업계를 통틀어서도 대표적인 '해외통'으로 꼽힌다.

LG전자는 조 사장 선임 당시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고객가치 최우선 경영을 기반으로 디지털전환(DX)을 빠르게 추진하고 사업 포트폴리오 를 고도화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임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CEO 자리에 올라선 조 사장은 각국을 다니면서 글로벌 현장 행보를 펼치고 전장부문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기대에 부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030 미래비전'을 선포한 바 있다. '글로벌 선도 가전 브랜드'에 머무르지 않고 고객의 다양한 경험을 연결 및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논(Non)-하드웨어(HW), 기업간거래(B2B), 신사업 등 3대 신성장동력에 드라이브를 걸고 2030년 매출액 100조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2030년까지 '트리플7' 달성하겠다는 재무적 목표도 내걸었다. 연평균성장률 및 영업이익률 7% 이상, 기업가치(EV/EBITDA 멀티플) 7배 이상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청사진을 현실화하기 위해 이 기간 LG전자는 50조원 이상을 투자할 방침이다. 세부적으로 연구개발(R&D) 25조원, 설비투자 17조원, 전략투자 7조원 등으로 구분된다.

작년 말에도 조 사장은 해당 비전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포트폴리오 고도화, 고객경험(CX)-DX 연계 통한 성과 창출, 미래준비 강화 등이 2024년 전략과제"라면서 각 조직이 집중해야 할 역할을 당부했다.

조 사장은 2025년 3월 임기 만료 예정이다. 2024년이 지나온 3년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의미다. 내년 LG그룹 내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아직 알 수 없으나 올해 성과에 따라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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