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4월 02일 07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JB금융과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총회 표대결 2라운드가 JB금융의 선방으로 마무리됐다. 얼라인은 이사 후보만 6명(1명은 자진 사퇴)을 내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JB금융은 얼라인 측 1명만 이사회에 받아들이길 원했으나 2명으로 제한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주총 현장에서 만난 JB금융 관계자들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한편으로 안도하는 기색이었다. 집중투표제가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가늠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통상적인 이사 선임 과정에선 1주에 1표씩 의결권이 주어지지만 집중투표제는 선임 이사 수만큼 표가 주어져 1명의 후보에게 의결권을 몰아줄 수 있다.
집중투표제는 얼라인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비감사위원 사외이사 후보 7명 중 5명을 선임하는 안건에서 얼라인 김기석 후보가 득표 1위에 올랐다. 또 다른 얼라인 측 후보인 이남우 후보는 7위로 최하위였다. 김기석 후보에게 의결권을 몰아준 결과로 해석된다. 김기석 후보는 JB금융도 찬성한 이희승 후보와 함께 이사회에서 얼라인을 대리한다.
얼라인 입장에선 쓸 수 있는 카드를 활용해 최선의 결과를 낸 셈이다. 다만 집중투표제 취지에 부합했는지는 따져볼 문제다. 집중투표제는 현실적으로 대주주의 지분율을 따라잡을 수 없는 소액주주 권리 보호 차원에서 마련됐다. 얼라인의 JB금융 지분율은 14.04%다.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최대주주 삼양사의 14.61%와 큰 차이가 없다. 둘 다 대주주다.
50년 넘게 대주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삼양사와 지분을 인수한 지 2년 남짓 된 얼라인 간 지분 차가 크지 않은 건 지분율 규제 영향이다. 현행 은행법에 따르면 지방은행 동일인 주식보유 한도는 의결권 있는 주식 발행 총수의 15%를 넘을 수 없다. 집중투표제로 견제할 만한 독보적 지위의 대주주가 존재하기 어려운 구조다.
자칫 삼양사 측 이사 후보가 낙마할 가능성도 있었다. 비상임이사 증원 안건이 부결되면서 한 자리를 놓고 삼양사와 얼라인 후보 간 표대결이 붙었다. 얼라인이 의결권을 사외이사에 지원한 김기석 후보가 아닌 이남우 비상임이사 후보에게 집중했다면 삼양사의 김지섭 후보 선임을 장담할 수 없었다.
삼양사는 JB금융의 전신인 전북은행 출범 때부터 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산업 기반이 약한 전북 지역에서 유일한 출자 기업으로 나서 사회적 책무를 다했다. 수차례 유상증자로 자금을 지원했지만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하지 않고 JB금융의 성장을 뒷받침했다. 견제 대상이 아닌 존중받을 자격이 있는 대주주로 여겨진다.
JB금융 주총은 지분율 규제가 있는 금융회사에 집중투표제가 어떻게 작용할 수 있는지 보여준 시금석이다. 일반 기업에서 소액주주의 권리가 무시될 때 효과적인 보호 수단이 될 수 있지만 금융회사에서 만큼은 본래의 취지대로 작동하지 않을 여지가 있음을 보여줬다. JB금융과 얼라인의 표대결이 자본시장에 남긴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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