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4월 24일 0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트남은 오래 전부터 유망한 투자처로 꼽혔다. 중국, 브라질 등과 함께 주목할 만한 이머징 마켓으로 언급된 지 10년이 넘었다. 베트남 펀드에 투자해 본 일반 투자자도 꽤 있다.다만 상당수가 좋은 기억을 갖고 있진 않다. 베트남 기업 투자 로드쇼 참석 차 찾은 호치민에서도 현지 마켓에 대한 국내 참석자들 사이의 투자 의견은 상당히 갈렸다. 따로 마련된 네트워킹 자리에선 과거 베트남 관련 상품에 투자했다가 뼈아픈 손실을 봤던 경험담이 쏟아졌다. 경제 전반의 펀더멘털을 인정하지만 아직은 불안정한 시장이라는 게 이들 결론이었다.
운 좋게도 현지 기업 35개 포트폴리오 투자를 직접 진행한 국내 벤처캐피탈(VC)의 총괄 임원이 같은 테이블에 있었다. 그는 ‘왜 이번엔 다른지’에 대해 설명하는 데에만 앉은 자리에서 30분을 할애했다.
베트남 젊은 층의 구매력과 소비성향에 주목해야한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한국에 버금갈 정도로 방대하게 깔려있는 모바일 인프라 위에 현지 젊은 층 경제활동 인구의 소비활동이 더해지면서 디지털 기반의 신시장 확대가 폭발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확신이다.
실제로 베트남 젊은 층이 각종 생활 서비스를 비롯해 문화·콘텐츠 분야에 지출하는 액수는 현지 기성세대 수준을 크게 뛰어넘었다는 게 통계 자료로 증명된다. 호치민 현지 부촌엔 10억원 넘는 주상복합 아파트가 즐비하고 고가의 하이엔드 소비를 주저하지 않는 젊은 층이 부쩍 늘었다. 이들 모두 손엔 스마트폰을 쥐고 있다. 모바일 기반 IT 인프라와 스마트폰 안에서 막대한 규모의 경제가 돌아간다는 점은 한국과 크게 다를 게 없다.
현지에서 유니콘으로 뜬 기업 모두 이러한 인프라에서 성장한 곳이다. 개별 기업의 사업모델을 보면 어쩐지 낯이 익다. 베트남판 유니클로, 베트남판 토스, 베트남판 마켓컬리가 현지에서 한창 성장 중이다. 앞으로 수년 내로 베트남에서 유니콘 스타트업이 쏟아질 것이란 그 임원의 말은 15년 전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태동기의 경험을 떠올리게 한다.
사회주의 체제와 무르익지 않은 자본시장 시스템 등이 여전히 걸린다. 하지만 선진국에 이미 뒤쳐져버린 내연기관과 2G·3G 시대를 그냥 지나치고 곧바로 전기차·4G 시대로 직행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 중국의 사례도 있다. 투자란 본질적으로 위험을 감수하는 행위다. 위험이 클수록 이익도 크다. ‘애니멀 스피릿’을 가진 투자자들은 이미 베트남을 주시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 모니터]상장 나선 재영텍, '적자 전환' 난관 뚫을까
- 4년만에 대표직 내려온 송영숙 '침묵'…임주현 "안타깝다"
- "준비·설득 다 부족했다"...이우현 회장의 바이오 M&A 성찰
- [Company Watch]'군수공백' 아이쓰리시스템, 민수 '상쇄'
- [Company Watch]'흑자전환' 신성이엔지, 실적 턴어라운드 성공
- [Company Watch]'800억 수주잔고' 엔시스, 1분기 실적 '선방'
- 미래산업, 신규 수주 확대 흑자전환
- [Company Watch]라온시큐어, 옴니원 NFT 필두 '사업 다각화 속도전'
- 한미통합 결렬에도 '확장본능' OCI, 해외 제약사 인수 검토
- [돌아온 임종윤 넥스트 한미약품]모친 해임한 임종훈 대표 첫 일성 "단독체제로 경영속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