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한인이 설립한 RCE, 세계 첫 ‘중장비 온라인 중고거래’한호진 대표 "금융 서비스 출시 후 아시아 전역 확장"
호치민(베트남)=성상우 기자공개 2024-04-19 15:23:43
[편집자주]
2024년 1분기, 베트남 증시 상승률은 일본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높았다. 경기침체 여진이 걷힌 걸까. 여러 우려에도 베트남 GDP 성장률은 지난해 5%를 넘었고 올해 6%대까지 전망되고 있다. 탈(脫)중국 기조 속에서 베트남은 여전히 차세대 제조·생산기지로 대접받는 분위기다. 2030년까지 20개 이상의 유니콘이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더벨은 기회의 땅으로 부상하고 있는 베트남 시장 동향을 살피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 자리를 마련했다. 호치민시에서 4월 15일부터 19일까지 4박 5일간 진행된 생생한 투자 탐방 이야기를 전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8일 09: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역시 20년 전만 해도 옷을 직접 입어보지도 않고 사는 게 말이 안된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인터넷·모바일로 사진만 보고 사는 게 일상이다. 중장비도 처음엔 한 대라도 팔 수 있을까 했지만 지금 베트남에선 온라인 플랫폼에서 중장비 중고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다.”한호진 알씨이(RCE) 대표(사진)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더벨이 베트남 호치민에서 주최한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에서 창업 초기 겪었던 고충을 이렇게 털어놨다.
베트남에서 온라인 플랫폼 기반 중장비 중고 거래 사업을 하겠다고 나선 한 대표를 바라보는 주위 시선은 ‘한 대라도 팔 수 있을까’였다. 한 대표 역시 의식 한 편에 자리잡고 있는 의구심이 있었다. 그럼에도 ‘한 건이라도 거래가 이뤄지면 본격적으로 키워도 되는 장사가 되리라는 믿음이 한켠에 자리했다.
사업 초기 한 대표는 ‘한 건의 거래’를 만들어내기 위해 베트남 전역의 건설현장을 찾아다녔다. 보이는 회사들을 전부 수소문하고 찾아다녔지만 창업 후 수개월 동안 거래를 만들지 못하던 중에 전화 한 통이 왔다. 당시 3개월 전 만났던 고객이었는데 해당 상품이 아직 남아있냐는 문의였다. 당시 플랫폼에서 봤던 중장비가 가격이 너무 싸서 사기가 아닐까 했는데 해당 장비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보여 달라는 요청이었다.
이 대표는 장비를 보내 거래를 성사시켰다. 거래 이후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한 대표를 찾는 업체가 점점 늘어났다. 기존 시세 대비 10~15% 저렴한 장비를 플랫폼 상에서 실제로 구매했다는 점은 베트남 로컬 업체들 사이에서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렇게 창업 첫해인 2018년에만 27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듬해엔 2배의 외형 성장을 이뤘다. 코로나19 사태가 베트남 부동산·건설 시장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지만 알씨이의 성장세는 멈추지 않았다.
한 대표가 꼽은 알씨이 중장비 중고거래 사업의 키 포인트는 ‘가격’이다. 결국 시세 대비 저렴한 가격이 오프라인으로 확인할 수 없는 장비에 대한 의구심마저도 상쇄시켜버린 셈이다.
한 대표는 “중장비 거래 시장의 경우 한 국가 내에선 대부분 수요·공급이 일치하지 않아 국가간 거래가 불가피한 영역인데 이 과정에서 적게는 4단계에서 7단계의 유통 과정을 거친다”면서 “중간 마진이 계속 붙다보니 가격이 높아지는데 플랫폼화에 성공할 경우 이 마진을 모두 없앨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창업 5년여 만에 연매출은 100억원이 넘었고 북부 하노이에서 시작한 사업 커버리지는 남부 호치민까지 확장됐다. 장비 소싱 국가도 한국에서 시작해 일본, 중국으로 넓혔다. 엔드 유저는 10만명이 넘었고 여기서 1만2000개의 고객 데이터가 쌓였다. 플랫폼 내 판매 회사는 2000개에 달한다.
한 대표의 구상은 사실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는 3단계 서비스 구조를 갖춰야 알씨이 사업의 최종 형태가 완료된다고 봤다. 가격혁신에 이어 제품·금융 혁신도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가격 혁신의 경우 사업 초기부터 시작해 한창 진행 중에 있다. 플랫폼 상에서 이뤄지는 온디맨드 직거래를 통해 여러 단계에 걸친 중개 수수료를 없애는 과정이다. 한 대표는 아마존이 이 같은 방식으로 가격 혁신을 이루면서 시장을 장악했던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제품 혁신은 AS 서비스를 통해 완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대표는 기존 중장비 중고 거래 시장의 경우 대부분 장비 관리 역량이 낮고 AS 인프라가 부족해서 구매한 장비의 30% 가량이 미가동 상태에 빠지는 문제가 있었다. 차별화에 나선 알씨이가 갖춰놓은 AS 및 수리 서비스 인프라에 대한 입소문은 호치민을 중심으로 한 베트남 남부 마켓에 침투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마케팅 효과를 일으켰다. 최근 사물인터넷(IoT)을 적용해 유지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장비 고장시 48시간 이내 출동 서비스로 미가동 시간을 최소화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마지막 단계는 금융 서비스다. 한 대표는 장비 수요가 있더라도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할 경우 구매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체 수요층 중 약 10%만이 자력으로 금융을 받아 장비를 구매하는 상황에서 나머지 80~90%의 잠재고객도 적극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한 대표는 “중장비 기반 담보 대출로 저신용자도 장비를 구입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며 “최근 베트남 로컬 리스 회사 5곳과 협업 체제를 갖췄고 실제로 은행권에서 대출을 거절당했지만 우리 서비스를 통해 장비를 사게 된 곳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출 가능여부 심사에만 최소 15일이 걸리는 베트남 금융 시장에서 우리는 온라인에서 48시간 이내에 대출 여부를 결정해주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면서 “대출 이후 디폴트 리스크 역시 우리는 담보물을 회수해 현금화시킬 수 있는 네트워크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베트남 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으로의 사업 확장도 계획 중이다. 자국 내 건설시장이 중장기 성장세에 있는 개발도상국들이 주요 타깃이다.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를 비롯해 중동 지역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한 대표는 “금융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한 이후 인접국가로 시장 확대에 나설 예정”이라면서 “그 전까지 매출 1000억원을 만들 수 있고 아시아 시장 진출이 이뤄지면 기업공개(IPO)까지 마치는 게 목표”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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