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Price Index]대량 출품에 낙찰총액 증가, 낙찰률은 하락[케이옥션 4월]14억에 새 주인 찾은 이중섭의 '시인 구상의 가족'…시장반등은 '아직'
서은내 기자공개 2024-04-26 07:39:21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5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변은 없었다. 케이옥션의 4월 경매는 다량의 출품작 소싱이 이뤄지면서 저조한 시장 흐름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 기대를 모아왔다. 결과적으로 시기상조였던 것으로 보인다. 케이옥션은 하루 일찍 경매를 연 서울옥션에 비해 낙찰총액 면에서 앞서기는 했으나 기대를 충족시키진 못했다는 평가다.케이옥션의 4월 경매는 경매 전까지 출품작들의 면면이나 그 의미 면에서 지난 1~3월 경매에 비해 진일보한 평가를 받아왔다. 출품작의 수가 크게 늘고 고가작품들이 다수 등장했으며 그동안 경매에서 볼 수 없었던 작품들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김환기, 이중섭, 앙리 마티스 작품 등이 주요작으로 꼽혔다.
낙찰총액은 1~3월 대비 증가했으나 기대작 상당수가 출품취소되면서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기엔 역부족이었다. 1~3월 대비 낙찰률도 하락했다. 최고가 작품으로 꼽힌 김환기의 작품 두 점이 출품이 취소됐다. 앙리 마티스의 작품 네 점은 유찰됐다. 낙찰총액 상승을 견인했을 법한 고가작 중 다수가 출품이 취소되거나 유찰되며 아쉬움을 남긴 셈이다.
지난 24일 케이옥션 신사동 사옥에서 진행된 4월 메이저 경매 결과 총 낙찰액은 50억원, 총 낙찰률은 61.16%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월 낙찰총액(42억원) 낙찰률(71%) 대비 낙찰총액은 상승, 낙찰률은 낮아진 수치다. 2월 이후 계속해서 케이옥션의 낙찰총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낙찰률은 떨어지는 추세다.
◇ 이중섭 <시인 구상의 가족> 14억원에 주인 찾아
그럼에도 이중섭의 작품 <시인 구상의 가족>이 새로운 주인을 찾은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현장에서 시작가 13억6000만원으로 출발한 이 작품은 미리 서면으로 14억원에 응찰한 고객에게 낙찰됐다. <시인 구상의 가족>이 경매에 나온 것은 처음이며 70년 전 이중섭이 시인 구상에게 선물한 이후로 시장 가격을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해당 작품은 이중섭이 시인 구상이 아들에게 자전거를 사주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애틋한 감정이 묻어나는 그림이다. 가족과 떨어져있기에 자신은 아들에게 구상처럼 자전거를 사주지 못하고 있는 형편에서 작가의 마음이 드러난다. 주요 전시나 교과서에서 이중섭의 대표작으로 소개됐던 작품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14억원이라는 거래 기록을 남기면서 작품 가치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보여줄 수 있게 됐다.
정영주 작가의 작품은 예외없이 경합도가 높았다. 총 두 점이 출품됐으며 크기가 작았던 작품 <저녁길 317>은 추정가 밴드의 상단을 넘어선 4200만원에 낙찰됐다. 보다 더 큰 크기의 <산동네 227>은 7200만원에 낙찰이 이뤄졌다.
전광영 작가의 작품도 경합도가 높았다. <집합 20-MA101>은 추정가 상단인 5000만원에 낙찰됐다. 세로 195cm, 가로 132cm 크기의 대작 <집합 10-NV043>은 9000만원에 낙찰됐다. 당초 추정가 밴드인 1억~2억2000만원에는 미치지 못하는 가격이었다.
노은님 작가의 <무제>는 전화 응찰자 둘, 현장 응찰자 한 명의 경합이 치열했던 작품이다. 결국 3400만원에 현장의 젊은 응찰자가 작품을 낙찰받았다.
해외 작가 중에서는 에바알머슨의 작품 <En Flor Blooming>이 높은 경합률을 보였다. 추정가 최상단인 2500만원에 거래됐다. 59번째 랏(Lot)에 출품된 살보의 <Novembre>도 경합이 치열했던 작품 중 하나다. 9800만원부터 시작해 1억2000만원에 낙찰됐다.
타카시 무라카미의 작품 <An Homage to Mangold>은 4억6000만원에 낙찰됐다. 이번 경매에 낙찰된 작품 중 이중섭의 14억원 작품 다음으로 가격이 높은 작품이다.
◇ 1~3월 대비 증가한 낙찰총액, 떨어진 낙찰률
당초 이번 경매에 출품된 작품은 총 130점, 낮은 추정가 기준 총액은 148억원어치에 달했다. 그 중 9점이 출품 취소됐으며 나머지 121점 중 47점이 유찰됐다. 낙찰총액은 약 50억원, 낙찰률은 61.16%다. 케이옥션의 지난 1~3월 경매들과 비교하면 출품작의 수가 많았던 만큼 낙찰총액도 높았다.
많은 작품들이 출품됐지만 그만큼 유찰되는 작품의 수도 많았다. 낙찰율로 봐도 1월 77%, 2월 80%, 3월 71% 등 1~3월 기록들에 비해 유찰되는 비율이 높았다. 낮은 추정가 하단에서 낙찰이 마무리되는 사례들도 많이 보였다. 이동엽의 <사이>는 당초 낮은추정가 1500만원보다 낮은 1000만원에, 남춘모의 <Beam>도 마찬가지로 1900만원에 낙찰됐다.
김환기의 작품 세 점 중 두 점 <22-X-73 #325> , <산> 이 각각 출품 취소되면서 시작부터 아쉬움을 남겼다. 62번 랏에 출품된 김환기의 <무제>(8000만원~1억5000만원)는 꽤 경합도가 높았으며 최종 9800만원에 낙찰됐다.
케이옥션 관계자는 "아쉬운 점들이 있었으나 지난 1~3월 경매들과 비교하면 이번 경매의 성과가 좋았다"며 "이중섭 작가의 주요 전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작품을 잘 위탁받아 판 것이 성과에 기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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