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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러치 플레이어' 꿈꾸는 에어인천 [thebell note]

남준우 기자공개 2024-04-29 07:59:26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6일 0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포츠에서 경기 상황이 뒤바뀌는 중요한 순간에 기막힌 실력으로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는 선수를 '클러치 플레이어'라고 부른다. 템파베이 버커니어스의 전설적인 쿼터백 톰 브래디나 LA레이커스 소속 농구 스타 르브론 제임스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M&A 딜 중 하나인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을 두고 꺼낸 서두다. 25일 본입찰 일정에 들어가면서 후보자 간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간의 3파전이다.

시장에서는 국내 1위 LCC인 제주항공과 우수한 자금력을 보유한 VIG파트너스와 함께하는 이스타항공에 시선이 쏠려 있다. 하지만 본입찰에 앞서 약 4주간 진행했던 실사에 참여한 회계법인 관계자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곳은 에어인천이다.

실사에 참여한 이들은 하나같이 이번 딜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내러티브(Narrative, 서사)'를 꼽았다. 해당 딜의 사실상 최종 결정권자인 EU 집행위원회(EC)가 납득할 만한 '명분'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 승리할 것이라는 의미다.

사실 여객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이스타항공이나 제주항공이 화물 사업을 가져간다 한들 당장 시너지를 내기는 어렵다. 애초에 항공업에서 여객과 화물은 결이 완전히 다른 사업이다. 화물사업에 필수인 지상조업을 동반하지 않으면 시작조차 어렵다. 여객 사업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화주 영업도 해야 한다.

후보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항공 화물 사업을 전문적으로 영위하는 에어인천이 이번 인수전에 참여한 명분은 너무나도 명확하다. 다만 그동안 최대주주인 PEF 운용사 소시어스의 자금 조달 능력에 의문부호가 붙어 있었다.

그런데 최근 판세가 뒤바뀌고 있다. 한국투자파트너스와 FI 컨소시엄을 맺은 것에 더해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을 인수금융단으로 끌어들였다. 한화엔진을 통해 국가 기간 산업 M&A 딜을 한 경험이 있는 인화정공도 SI로 들어와 전력으로 지원하고 있다.

본입찰 일정이 빠듯해 자금 조달 이슈를 해결하는 데 시간이 촉박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보란듯이 씻어냈다. 승부를 봐야하는 순간에서 클러치 플레이어로 활약할 수 있는 조건은 모두 갖춰졌다. 5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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