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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기다리는 SK이노베이션]캐시카우로 떠오른 SK어스온, 새 자금줄 될까⑤해외광구 개발 성공으로 화학 이익 상회…현금 활용법 주목

정명섭 기자공개 2024-05-07 09:12:20

[편집자주]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SK이노베이션의 재무부담을 키우고 있는 배터리 사업 이야기다. 공격적으로 투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적자 터널의 끝은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 멈출 수는 없다. 배터리 사업에는 SK그룹 오너가의 의지가 담겨 있어 어떻게든 SK의 미래로 키워야 한다. 더벨은 SK이노베이션과 SK온의 배터리 사업 현황과 향후 전략 등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2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부문의 대규모 적자를 감내할 수 있는 근간에는 다각화한 사업 구조가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가 꺾였지만 정유와 석유화학, 석유개발(E&P) 등 다른 사업군이 힘을 내준 덕에 SK이노베이션은 3년째 흑자를 이어갈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건 E&P 사업을 담당하는 SK어스온의 약진이다. 지난해 중국 광구에서 원유 생산을 시작한 이후 석유화학 사업의 이익을 넘어서는 알짜 자회사로 발돋움했다.

올해 SK어스온은 사업 호조와 자산 매각 등으로 분사 이후 가장 많은 현금을 쌓을 전망이다. 다음 관심사는 배당금 지급 등으로 SK이노베이션의 곳간을 채워줄 계열사로 역할이 확대될지다.

◇화학사업 이익 뛰어넘은 SK어스온, 2024년 새 캐시카우로

SK어스온은 2021년 SK이노베이션이 E&P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설립한 지분 100% 계열사다. 같은 시기 배터리 계열사 SK온도 출범해 SK어스온은 상대적으로 시장의 관심 밖이었다. 석유개발이 SK이노베이션의 새 비전인 '카본 투 그린'에 부합하는 사업이 아니었기에 주목도는 더 낮을 수밖에 없었다.

SK어스온이 관심을 받기 시작한 건 작년 9월이다. 2015년부터 개발에 참여한 중국 17/03 광구에서 원유가 처음 생산된 시기다. 이는 SK어스온이 독자적인 운영권을 가지고 탐사부터 개발, 원유 생산까지 성공한 첫 사례다.


이후 중국 광구의 생산량이 점차 늘어나면서 SK어스온은 올 1분기에 정유와 윤활유 사업 다음으로 SK이노베이션에 많은 이익(1544억원)을 가져다주는 계열사로 발돋움했다. 영업이익률은 41.7%로 정유(4.6%), 화학사업(4.5%)을 훌쩍 넘었다.

SK어스온이 SK이노베이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2%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이 회사의 이익 기여도는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 실제로 작년에도 E&P 사업은 매출 비중이 1%에 불과했지만 이익 비중은 19%에 달했다. 이는 경제성 있는 유전을 발견할 확률은 낮지만 성공하게 되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석유개발 사업의 고위험·고수익 특성 때문이다.

투자업계는 SK어스온이 올해 SK이노베이션의 알짜 계열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유가와 강달러 기조로 E&P 매출이 더 늘어날 것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E&P 사업 실적은 브렌트유 가격과 연동하는데 최근 중동 정세 악화로 원유 공급에 대한 시장 불안으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SK어스온 중국 광구 생산량은 오는 7월경 최대치(일 3만 배럴)에 오를 전망이다. 이를 반영한 SK이노베이션 E&P 사업의 2024년 세전이익 전망치는 5000억원 이상이다. 그 중 절반은 중국 광구를 통해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급 쌓인 현금, 첫 배당 가능성에 주목

중간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의 현금 확보 방법 중 하나는 배당이다. 지난해 계열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1조1886억원이다. 100%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 가장 많은 8000억원을 올려보냈고 지분 60%를 보유한 SK엔무브가 3702억원을 배당해 둘째로 높았다.

SK어스온은 2021년 분사 이후 배당금을 지급한 적이 없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을 넘어서는 자본적지출(CAPEX)로 잉여현금흐름이 2년째 마이너스(-) 상태에 머물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분사 후 가장 많은 현금(2415억원)을 들고 새해를 시작했다. 올해 중국 광구 램프업 성과에 더해 지난달 LNG 생산플랜트 보유 기업 '페루 LNG'의 지분 20%를 매각한 대금(3500억원)을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 SK어스온의 곳간은 더 넉넉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경우 2022년에 배당을 중단했다가 1조원 넘는 현금성자산이 쌓이자 작년에 다시 배당에 나선 이력이 있다. 이는 현금이 쌓이기 시작하면 언제든지 SK이노베이션의 곳간을 채우는 데 동원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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