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풍향계]'분기배당 중단 유지' 한온시스템, 1000억 확보 효과최대주주 변경 후에도 기존 결정 유지…올해 실적 따라 '배당재개 가능성' 언급
양도웅 기자공개 2024-05-21 08:12:48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3일 10:2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로 인수가 확정된 한온시스템이 분기배당 주단 결정을 그대로 유지한다. 단 올해 실적을 보고 내년에 재개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그간 연평균 분기배당으로 총 1000억원 넘게 지출한 점을 고려하면 최소 그만큼의 여유 현금이 생겼다. 유동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운영자금 확보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지난 9일 한온시스템은 앞서 3월에 밝힌 분기배당 중단 결정을 바꾸지 않는다고 공시했다. 최근 한국타이어로 최대주주 변경이 확정됐으나 관련 결정에 변함이 없는 점을 주지시켰다. 기존 2대주주인 한국타이어는 1대주주인 한앤컴퍼니 지분 일부와 한온시스템이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해 1대주주로 올라설 예정이다.
이번 공시에서 달라진 점은 내년 분기배당 재개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점이다. 한온시스템 측은 "2024년 경영실적이 당사 경영 목표를 달성하는 경우 2025년 사업연도부터는 2023년과 같이 분기배당으로 복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공시에서는 이러한 내용이 없었다.
한온시스템은 2016년부터 2023년까지 8년간 빠짐없이 분기배당을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졌을 때도 잊지 않았다. 연도별 주당배당금은 50~90원을 오르내렸다. 연평균 분기배당에 지출한 현금은 대략 1232억원으로 추산된다. 분기배당 중단 결정으로 최소 1000억원 이상의 여유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지난 2년간 한온시스템은 잉여현금흐름에서 3000억원에 가까운 현금 유출이 일어났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필수 투자금(자본적 지출, CAPEX)을 차감한 값이다. 여기서 3000억원의 현금 유출이 발생했다는 건, 필수 투자금을 집행하는 데 그만큼의 현금이 부족했다는 뜻이다.
부족한 필수 투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한온시스템은 2022년에는 대규모 차입을 했고 2023년에는 보유 현금을 사용했다. 이에 따라 2021년 말 232%였던 부채비율은 2023년 말 269%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현금및현금성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 포함)은 1조4163억원에서 7931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단기 채무상환 능력도 떨어졌다. 2021년 말 126%였던 유동비율은 2023년 말 103%로 하락했다. 쉽게 말해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채무와 1년 안에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자산의 규모가 같다는 얘기다. 투자를 제외한 영역에서 '긴축 경영'이 필요한 재무 상태다. 새로운 최대주주도 분기배당 중단 결정을 유지하기로 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분기배당 재개는 올해 목표 경영실적을 달성하는지에 달렸다. 지난 2월 한온시스템은 올해 매출 최대 10조원,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최대 1조500억원, 영업이익 최대 400억원을 목표치로 제시했다. 세 개 실적 지표 모두 지난해보다 소폭 향상된 수준이다. 물론 이 목표치들은 한국타이어로 최대주주가 변경되기 전에 발표됐다.
최근 한온시스템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으로 653억원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전년동기 대비 8.5% 증가한 수준이다. 최대주주 변경 전에 발표한 연간 영업이익 목표치는 최대 4000억원이다. 최소 목표치는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현 추세가 올해 남은 기간에 유지된다고 가정할 경우 분기배당 재개가 가능한지는 판단하기는 어렵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업가치 개선을 위해서는 BEV(순수전기차) 시장 선도업체들에 대한 신규 수주 확보와 매출 기여 시작, 과거 자산화 처리했던 비용들의 신규 반영 증가 폭 둔화 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온시스템은 연구개발비 중 수익이 예상되는 부분은 무형자산으로 처리한 뒤 매년 비용 처리한다. 이 비용 처리 규모가 줄어야 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복현 금감원장 "과열된 장외경쟁"...이례적 경고 파장은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대항 공개매수 절박한 고려아연, 하나증권 왜 선택했나
- [i-point]APS, 글로벌 OSAT 앰코에 칠러 납품한다
- [IPO 모니터]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 IR 직접 등판하나
- [i-point]메타약품, 대한미용성형레이저의학회 참가 성료
- [i-point]디펜스코리아, 폴란드 로봇개발사 피아프 파트너십
- '크레딧 부담' 롯데지주, 사모 영구채 '또' 찍는다
- [thebell note]황금알 낳는 거위와 한양증권
- [thebell note]IPO 심사권한 '줄다리기'
- [IPO 모니터]수년째 흑자 행진 '벡트', 넉달만에 코스닥 예심 승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