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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준 LIG넥스원 CFO의 '세가지 키워드' thebell note

박동우 기자공개 2024-05-24 08:11:40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2일 07:2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람의 말과 행보를 들여다보는 일은 언제나 흥미롭다. 행위와 의사결정 근간을 이루는 가치관과 성격을 살필 수 있다. 최근 LIG그룹에 포진한 주요 기업들을 조명하는 기획 기사를 준비할 때도 그랬다.

취재하면서 핵심 계열사 'LIG넥스원'에 눈길이 가장 먼저 갔다. 방위산업을 발판 삼아 그룹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자리매김한 회사이기 때문이다. LIG넥스원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활약하는 홍길준 경영관리본부장의 과거 발언과 행보를 들여다보면서 그에게 내재된 세 가지 '키워드'를 발견했다. 변화, 현장, 충실이다.

홍 CFO는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인물이다. 2020년 LIG넥스원 사보에 출연해 젊은 스타일로 자신을 꾸미는 메이크오버(makeover)를 체험했다. 스웨트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각진 무테안경 대신 둥근 뿔테안경을 썼다. 당시 그는 인터뷰에서 "늦은 선물을 받은 것 같다"며 "오늘은 와이프에게 전화해 외식하자고 해야겠다"고 웃음지었다.

그는 책상을 벗어나 '현장'으로 향했다. 종이에 적힌 숫자 너머를 바라보려고 애썼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협력사들이 어려움을 겪자 신한은행을 찾아 금융지원 펀드를 조성하는 합의도 이끌어냈다. 대학 캠퍼스에서 로봇공학을 공부하는 '예비 취업자' 학생들을 만나 회사의 경쟁력을 직접 알리기도 했다.

홍 CFO는 주어진 직분에도 '충실'했다. 과거 미사일 현궁 납품을 둘러싼 논란과 소부대 무전기 개발 무산으로 촉발된 재무위기 해결이 최대 현안이었다. 6000억원 웃도는 차입금을 줄이는 일이 급선무였다. 지대공 미사일 천궁을 위시한 무기 수주가 늘면서 현금이 유입되자 허투루 쓰지 않고 갚는데 썼다.

4년째 CFO로 재직하는 동안 LIG넥스원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2019년 말 1000억원에 그쳤던 여유자금은 지난해 말 5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불어났다. 30%에 가까웠던 차입금 의존도는 어느새 6%대로 내려왔고 전체 차입잔액도 2500억원 규모로 줄었다.

위기 극복의 터널을 지나 체급 확장의 시기가 도래했다. LIG넥스원은 시설 투자와 인수·합병(M&A)의 두 갈래로 화살을 쐈다. 미국 로봇 제조사 '고스트로보틱스' 경영권을 확보하는데 2000억원을 투입한다. 연구·개발(R&D) 거점을 구축하려고 성남에 자리잡은 1만7000평 부지를 3000억원에 사들였다.

늘어나는 투자금 소요에 발맞춰 홍 CFO가 어떠한 액션을 보여줄까. 본업 이익 변동과 외부 자금 조달 환경까지 두루 점검하는 고차방정식을 풀어나가는 일과 맞닿았다. 중차대한 과제를 짊어진 홍 CFO에게 각인된 변화, 현장, 충실의 DNA는 여전히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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