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화학사는 지금]'3세 승계' 길 터놓은 동성케미컬 지배구조②비상장사 '디에스티아이' 통해 그룹 지배...경영권 지분 승계만 남아
정명섭 기자공개 2024-05-23 08:17:51
[편집자주]
근래 '위기'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따라붙는 업종을 꼽으라면 단연 석유화학이다. 고금리 기조에 따른 경제 성장 부진, 중국발 공급 과잉, 원가 부담 상승 등으로 대기업마저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번 위기를 단순 사이클에 따른 불황이 아닌 산업의 대격변 차원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환경에 놓인 중견화학사들은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 더벨은 중견화학사의 경영 현황과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1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성케미컬의 지배구조는 다른 중견 화학사들과 매우 유사하다. 오너 일가 가족회사가 최정점에서 동성케미컬과 종속회사들을 관할하는 구조다. 큰 틀에서 오너 3세 승계 기반을 닦아놓는 데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다.동성케미컬은 석유화학·정밀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사업회사인 동시에 △동성화인텍 △제네웰 △동성케미컬 베트남 △광저우 동성케미컬 등 7개의 종속회사를 두고 있는 지주회사 성격을 띈다.
동성케미컬의 최대주주는 비상장사인 디에스티아이다. 디에스티아이는 백씨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가족회사다. 오너 2세 백정호 회장과 장남 백진우 대표이사가 각각 72.39%, 27.6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디에스티아이 대표이사는 줄곧 오너가의 최측근이 맡아왔다. 현 대표이사는 백 회장의 비서실장을 역임한 전대현 전무로 2022년 1월에 취임했다. 그는 백 회장의 회장실 실장을 겸임하고 있다.
그전까지는 박영빈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았다. 박 전 부회장은 우리금융지주 전무, 경남은행장 출신으로 2015년 3월부터 2022년 1월까지 동성케미컬 부회장을 역임하며 경영과 재무 등을 총괄한 인물이다. 박 전 부회장은 경남은행장 시절 쌓아온 네트워크로 백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 일가가 직접 보유한 동성케미컬 주식은 백 회장의 부인 방명선씨가 가진 50만3720주(1.01%), 백 대표가 보유한 6만1103주(0.12%)가 전부다.
디에스티아이→동성케미컬→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 체제가 안착한 건 디에스티아이가 설립된 2017년이다. 과거 백 회장과 백 사장(당시 전무)은 동성케미컬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었으나 이를 디에스티아이에 전량 현물출자해 지금의 지분구조를 확립했다.
동성케미컬의 지배력이 비상장사로 옮겨가고 주주 구성이 백 회장 부자로 확 줄면서 향후 3세 승계가 용이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너 일가가 비상장사를 정점에 두는 가장 큰 이유는 기업가치가 자산을 기반으로 책정해 예측 범위 안에서 승계 작업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상장사의 경우 주가에 따라 상속과 증여 관련 비용이 요동쳐 불확실성이 클 수밖에 없다.
다만 백 회장이 아직 1958년생(66세)이라 그룹을 진두지휘하는 데 무리가 없고 백 대표 또한 1984년생(40세)으로 경영권 지분이 승계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디에스티아이의 영업수익 기반은 동성케미컬 지분법이익이 전부다. 다만 이는 현금 유입이 없는 수익이다. 실질적으로 회사의 곳간을 채우는 건 동성케미컬로부터 받는 배당금과 이자수익이다. 디에스티아이가 작년과 2022년에 동성케미컬로부터 벌어들인 배당금 수익은 약 40억원 수준이다.
이자수익은 'BAEK&CO PTE'에 대여해준 238억원(2023년 말 기준)에 대한 것이다. BAEK&CO PTE는 싱가포르 소재 회사로 이 또한 오너 일가의 개인회사다. 디에스티아이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특수관계사로 분류된다. 디에스티아이가 작년에 BAEK&CO로부터 올린 이자수익은 약 22억원이다.
디에스티아이는 오너 일가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디에스티아이는 2022년에 이익잉여금 796억원을 백씨 부자에 배당했다. 2021년에는 12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백 대표는 현금이 있을 때마다 동성케미컬 주식을 조금씩 사들이고 있다. 작년 4월 백 대표의 동성케미컬 지분은 0.05%였는데 2000여주씩 14차례 주식을 사들여 현재 지분율이 0.12%까지 올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R Briefing]김창구 클로봇 대표 "로봇 SW 전문기업 포지셔닝"
- GS에너지, 비싼 몸값으로 흥행…'그룹 신인도' 덕봤다
- [i-point]김동식 케이웨더 대표, 보통주 매입 "책임경영"
- [한미 오너가 분쟁]신동국·임주현 선임 주총 열린다…형제측 '감액배당' 상정
- [i-point]하이퍼코퍼레이션, 평가 유예 신의료기술 선정
- [LG CNS IPO]'드디어' 상장 닻 올린다…내달 예심 청구
- 상폐 개선기간 '파멥신', '타이어뱅크' 인사 경영서 빠진다
- [thebell interview]정진바이오사이언스, 국내 첫 '시크리톰' 활용 IBD 타깃
- [thebell note]제약바이오의 주춧돌 'CRO'
- [SG헬스케어 IPO-in depth]스팩 상장 추진, 제품 '세대교체' 통한 매출 확장 전략
정명섭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밸류업 지수 종목 분석]에코프로그룹 체면 살린 에코프로에이치엔
- [밸류업 지수 종목 분석]'정유 1위' SK이노 대신 에쓰오일이 들어간 이유는
- [밸류업 지수 종목 분석]'시총 3위' LG엔솔 제외, 배경엔 아쉬운 주주환원
- [SK이노-E&S 합병 '승부수']3조 RCPS, 합병법인 아닌 신설지주가 떠안은 이유는
- SK가 넘어야 할 마지막 리스크
- LG엔솔 과천 R&D센터 증축…배터리 한파에도 '기술초격차' 전략
- [SK이노-E&S 합병 '승부수']주매청 한도 내에서 방어 성공, 남은 절차는
- 정부 주도 '그린수소 얼라이언스'…SK·한화·코오롱 참여 유력
- [SK이노-E&S 합병 '승부수']미국 ESS 공략 최전선에 설 'KCE'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막 오른 '쩐의 전쟁', 참전기업 주가 모두 들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