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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 IB]신한증권, 6년만에 '아시아나 ABS' 발행 도왔다2018년 이후 첫 매출채권 기반 유동화…은행권 신용공여로 3% 금리 적용

이정완 기자공개 2024-05-27 07:42:53

[편집자주]

증권사 IB들에게 대기업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은 곧 왕관이다. 이슈어와 회사채 발행이란 작은 인연을 계기로 IPO와 유상증자 등 다양한 자본조달 파트너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기업들이 증권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뭘까.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한 실력이 될 수도 있고, 오너가와 인연 그리고 RM들의 오랜 네트워크로 이어진 돈독한 신뢰감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기업과 증권사 IB들간 비즈니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스토리를 좀 더 깊게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2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색동이'가 돌아왔다. 과거 아시아나항공이 자산유동화증권(ABS)를 발행할 때 쓰던 특수목적법인(SPC) 이름을 그대로 달고 6년 만에 항공기 운임 매출채권을 기반으로 한 공모 ABS를 찍었다.

하지만 발행 파트너가 달라졌다. 기존에 택하지 않던 신한투자증권을 복귀전 대표 주관사로 정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조달 니즈에 신한투자증권이 적극 대응하면서 3000억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은행권의 신용공여를 바탕으로 저금리 발행을 가능하게 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발행 의사 전달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3월 말 '색동이제이십육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를 발행 주체로 내세워 3000억원 규모 ABS를 발행했다. 롯데카드, NH농협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를 이용해 구입하는 매출채권과 삼성카드, 비씨카드를 통해 적립되는 마일리지를 대가로 지급받는 장래 마일리지 정산채권이 기초자산이 됐다. 대표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IB업계에 자산 유동화 가능성을 타진했다. 자체 신용도로는 채권 발행이 어려운 만큼 과거 주요 조달 수단이었던 ABS 발행을 노린 것이다. 국내 신용평가사 3사로부터 받았던 신용등급도 만료된 상황인데 직전까지 'BBB-' 평가를 받았다.

신한투자증권이 아시아나항공의 요청에 화답했다. 회사 자체 신용도가 낮다 보니 투자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은행권 신용공여를 활용했다. 신한은행과 IBK기업은행, 농협은행이 각 1000억원씩 신용공여약정을 체결해 'AAA(sf)' 평가를 받았다. 이 덕에 금리가 연 3.78%로 결정됐다.

아시아나항공이 마지막으로 공모 ABS를 발행한 건 2018년 11월이었다. ‘색동이제이십삼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를 통해 2570억원을 조달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6년 말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한 노치(Notch) 하향 조정된 이후 공모채 발행이 어려워지자 ABS를 핵심 조달 수단으로 삼기 시작했다. 모두 ‘색동이’ 이름을 단 SPC에서 발행돼 색동이 시리즈로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2019년 3월 2018년 감사보고서에 대해 한정 의견을 받은 이후 시장성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공모 ABS 발행 명맥 역시 끊기면서 한때 1조원을 넘던 자산유동화 관련 미상환잔액은 지난해 말 0원을 기록했다. 2018년 자산유동화가 한창일 때는 미상환잔액이 1조2474억원에 달했다.


◇대한항공 인수 후 커버리지 넓힐까

눈에 띄는 건 과거 '색동이' 발행 때는 신한투자증권이 주관사로 참여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2018년 마지막 '색동이제이십삼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의 발행 때는 KB증권, 한화투자증권, IBK투자증권, 키움증권이 대표주관사단을 꾸렸다. BNK투자증권도 공동주관사로 참여했다.

이번 1분기 발행 때도 과거의 파트너였던 KB증권, 키움증권, BNK투자증권, IBK투자증권이 공동 주관사로 참여했으나 대표 주관사 역할은 신한투자증권에 맡겼다. 전과 비교해 달라진 신한투자증권 커버리지 역량이 공모 ABS 딜에서도 드러난 셈이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2018년만 해도 신한투자증권의 DCM(부채자본시장) 대표주관 순위는 7위에 그쳤다. 하지만 이후 적극적인 외부 전문가 충원에 나서며 기업과 접점을 강화했다. 여기에 구조화금융 전문성을 접목해 아시아나항공의 6년 만의 공모 ABS 딜을 따낼 수 있었다.

관심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로 쏠린다. 최근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는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대한 미국 측 승인이 난 것과 다름 없다는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가 대한항공으로 변경된다면 대한항공을 관리하는 커버리지 RM(Relationship Manager)의 관리 대상도 늘어나게 된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2월 이뤄진 대한항공의 45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에 대표주관사로 참여하며 대한항공과 관계도 강화하고 있다. 2022년 공모채 발행을 함께한 뒤 지난해 두 차례 실시된 공모채 발행 때는 대표주관사단에서 빠졌으나 다시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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