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CO 2024]'변방서 주류로' 세계 최대 암학회 서는 K-바이오 깃발역대 최대 20여 기업 참가, 제약 맏형 유한양행 5개 연구 공개 '무력시위'
최은수 기자공개 2024-05-30 10:59:22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9일 08: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데이터 발표만으로 청중의 기립박수를 이끌어 낸 엔허투(Enhertu). 면역항암제의 새 장을 연 키트루다(KEYTRUDA). 이들은 블록버스터 항암 혁신신약이란 점 외에 'ASCO' 즉 미국 임상종양학회에서 유효성 데이터 공개를 기점으로 부상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내로라하는 빅파마들이 ASCO에 블록버스터 기대주들을 출품한 지 올해로 60회를 맞았다. ASCO는 미국 '로컬 학술대회'를 너머 각종 혁신신약 후보와 다크호스의 데이터가 총집결하는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갖가지 혁신신약이 출몰한 유구한 역사와 현장 속에서 우리나라는 이렇다 할 기대주조차 없는 변방국 수준이었다.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국내 혁신신약 개발 역사상 처음으로 임상 3상을 마무리하고 글로벌 상업화를 노리는 기대주가 '처음으로 동시에' 2개가 무대에 선다. 각각 유한양행의 '렉라자'와 HLB의 '리보세라닙'이 도전장을 내민다. 더불어 ASCO 역사상 가장 많은 국내 기업이 현장에 포진한다. 시장의 성숙도와 역량 증가를 가늠하기에 충분한 변화다.
◇'ASCO는 인류 항암의 역사' 맥코믹에 최대 5만명 운집 예고
1965년 미국 시카고에서 처음 열린 임상종양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즉 ASCO의 역사는 곧 인류의 항암을 둘러싼 좌절과 극복의 역사다. 미국 시카고 맥코믹 플레이스(McCormick Place)는 인류의 진일보를 확인하기 위한 예순 번째 열기가 현장을 뒤덮을 전망이다. '2024 미국 임상종양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ASCO)'가 현지시간 31일에서 내달 4일까지 개최된다.
ASCO는 유럽종양학회(ESMO)와 미국전임상학회(AACR)를 포함해 3대 암학회로 꼽힌다. 이 중에서도 ASCO가 갖는 상징성은 남다르다. 오로지 글로벌 상업화에 가장 근접한 본임상 파이프라인만 출품 대상이며 이들을 중심으로 포스터와 세션이 열린다.
세부적으로 AACR은 세포 및 분자수준에서 암 발병 기전을 연구한 결과를 공개하는 '전임상 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반면 ASCO는 임상시험 결과와 환자 치료법에 중점을 둔다. 현실 세계(리얼월드데이터)에서의 임상 결과를 수집한 파이프라인이 블록버스터로 거듭나는지 여부를 목도할 수 있단 점이 큰 차별화 포인트다.
올해도 화이자(Pfizer), 존슨앤존슨(J&J), 브리스톨마이어스큅(BMS) 등 최상위 빅파마들이 빠짐없이 참석해 주요 파이프라인 데이터를 공개한다. CAR-T 치료제부터 업계의 핫이슈인 ADC까지 다양한 모달리티(치료접근법)로 혈액암, 비소세포폐암, 난치성유방암 등 다양한 적응증을 타깃한 결과가 현장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ASCO 측에서 예상하는 운집 인원은 약 4만명에서 최대 5만명까지 보고 있다. 2010년대 3만여명 수준이던 학회 참석 규모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빠른 증가세다. 앞서 ASCO를 뜨겁게 달궜던 머크(MSD)의 키트루다가 출시되며 본격적으로 열린 바이오 블록버스터 의약품 시장이 약 10년 간 성숙한 결과로 보인다.
◇'우리도 질 수 없다' 20여개 기업 쇼케이스 예고 '유한양행·HLB' 최전선
국내 바이오 시장도 이제는 본무대에 이름을 올릴만큼 성장했고 학회 참전을 밝히는 기업들이 늘어났다. 통상 국내 바이오텍의 학회 참여는 ASCO보다는 AACR 쪽에무게가 실려왔다. 아직은 국내 바이오 시장이 초기에 가까운만큼 ASCO에 내세울 파이프라인 타임라인을 확보하지 못했던 영향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확실한 분기점을 맞았다.
현장에 참석하는 기업은 20여곳, 포스터를 공개하는 곳만 해도 16곳이다. 프로그램의 무게도 달라졌다. 무엇보다 제약업계 맏형격인 유한양행과 HLB 두 곳의 제약바이오기업이 3상을 마무리한 프로그램을 공개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ASCO에서 유효성 지표(Primary endpoint)를 확보한 2개의 프로그램이 본무대에 서는 것은 국내 제약바이오 역사상 처음이다.
유한양행은 기대주 '렉라자'를 앞세워 총 5개의 연구를 ASCO 현장에서 공개한다. 오는 8월 NDA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만큼 이번 데이터에 다시금 시장 이목이 쏠린다. HLB 역시 FDA로부터 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한 아픔을 딛고 ASCO 현장에서 신약 허가를 위한 전열을 가다듬는다. 이밖에 지아이이노베이션, 에이비온, 신라젠 등도 후기임상에 해당하는 2상 데이터를 현장에서 소개한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은 별도의 '한국관' 부스를 운영하며 국내 기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세부적으로 인허가 전문 컨설턴트와 함께 아지오스, 아르셀렉스, 데이원, 젠맙, 써밋, 텔릭스 등 국내 미진출 항암제 개발사 30여곳과 파트너링 미팅을 추진, 국내 임상시험 유치를 위한 컨설팅 지원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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