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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 IB]자본확충 '벅찬' 푸본현대, 한투증권이 '구세주'K-ICS 비율 관리위해 올해 두 차례 후순위채 발행…미매각 물량 한투증권이 280억 떠안아

백승룡 기자공개 2024-06-03 13:32:04

[편집자주]

증권사 IB들에게 대기업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은 곧 왕관이다. 이슈어와 회사채 발행이란 작은 인연을 계기로 IPO와 유상증자 등 다양한 자본조달 파트너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기업들이 증권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뭘까.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한 실력이 될 수도 있고, 오너가와 인연 그리고 RM들의 오랜 네트워크로 이어진 돈독한 신뢰감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기업과 증권사 IB들간 비즈니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스토리를 좀 더 깊게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30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푸본현대생명보험이 최대 14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에 나섰지만 투자수요는 920억원에 그친 것으로 확인된다. 대표주관사를 맡은 한국투자증권이 추가로 280억원 규모를 직접 떠안으면서 푸본현대생명의 1200억원어치 발행을 도왔다. 푸본현대생명은 자본적정성 관리를 위해 매년 후순위채를 발행하고 있지만 투자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 모습이다.

◇ 증액 목표치 미달한 투자수요…금리 수준도 밴드 최상단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은 31일 총 12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다. 후순위채 발행에 앞서 지난 23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모집액 700억원, 증액 목표치 1400억원)에서 매수주문은 920억원이었다. 그 외 280억원어치 물량은 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직접 인수하면서 총 1200억원 규모 발행이 가능해졌다.

푸본생명보험이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 것은 지난 3월 500억원 규모를 발행한 데 이어 올해만 두 번째다. 푸본생명보험의 연이은 후순위채 발행은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 관리를 위해서다. 올해 9월 500억원, 10월 1000억원 등 하반기에 총 1500억원 규모 후순위채 콜옵션 시점이 돌아와 차환이 필요해진 것이다.

지난 3월 발행 당시 500억원 모집(증액 목표치 1000억원)에 나섰던 푸본현대생명은 매수주문이 10억원에 그치면서 미매각이 발생했다. 대표주관사였던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미매각 물량을 인수해 5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은 이뤄졌지만, 연내 콜옵션 대응을 위해 추가적으로 1000억원 규모 발행이 불가피했다. 이번 한국투자증권이 직접 인수를 통해 푸본현대생명의 증액을 도운 이유다.

이번 후순위채의 만기는 총 10년이지만, 5년 뒤 콜옵션이 예정돼 있다. 발행금리는 연 7%로 지난 3월 발행금리(6.9%)보다 10bp(1bp=0.01%포인트) 높아졌다. 푸본현대생명이 제시한 공모 희망금리밴드는 6.8~7.0%였는데, 매수주문 이상의 물량을 발행하게 되면서 푸본현대생명의 발행금리는 최상단으로 정해진 것이다.


◇ 낮은 손익률에 좁아진 자본시장 입지…과도한 후순위채 의존도 악영향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2019년부터 매년 꾸준히 공모채 시장을 찾았지만 좀처럼 입지가 개선되지 않는 모습이다. 2020년 5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 150억원의 매수주문으로 미매각이 발생한 데 이어, 2022년에도 1000억원 모집 대비 투자수요가 2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에도 4월, 6월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 푸본현대생명은 4월 발행과정에서 미매각을 겪었다. 이어 올해 두 차례 공모무대에서 한번은 미매각, 한번은 증액 목표치 미달 등 부진한 흐름이 지속된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푸본현대생명의 보험손익률이 업계 평균 수준을 밑도는 수준이다 보니 기관의 수요가 크지 않다”며 “대만 푸본그룹의 지원으로 자본 확충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자본적정성 지표가 낮은 수준을 맴도는 미흡한 부분도 시장의 투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해 모회사 대상 유상증자를 통해 3925억원 규모의 자본금을 확충했다. 그러나 지난해 회계기준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으로 바뀌면서 약 5000억원의 자기자본 감소 효과로 이어졌다. 결국 대규모 유상증자에도 푸본현대생명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8658억원으로 1년 전(1조237억원) 대비 줄었다.

IFRS-17에 따라 도입된 자본적정성 지표인 K-ICS 비율은 지난해 말 192.5%였다. 다만 이는 가용자본·위험액 산출 관련 경과조치가 모두 적용된 것이다. 경과조치 전 기준으로는 지급여력금액(3513억원)이 지급여력기준금액(1조4676억원)을 크게 밑돌아 K-CIS 비율은 23.9% 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경과조치 전 K-CIS 비율의 업계 평균은 192.7%다.

지급여력금액의 질적 구성도 낮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푸본현대생명의 경과조치 후 지급여력금액은 2조204억인데, 이 중 8725억원 규모가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 증권으로 메워졌다. 자본성 증권은 높은 수준의 이자비용 부담을 짊어져야 하는 데다가 지속적인 콜옵션 대응이 필요하다. IB업계 관계자는 “푸본현대생명이 매년 후순위채를 발행할 정도로 자본성 증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시장에 부정적인 시그널을 주는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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