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IB 풍향계]등급하향 트리거 기업들, 신종자본증권 카드 '만지작'부정적 아웃룩 달린 풀무원 내달 발행 목표…고금리 매력에 투심 나쁘지 않아

손현지 기자공개 2024-06-17 15:34:35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4일 07:1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 대상 발행사 중심으로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부채로 잡히지 않고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재무 건정성 관리에 유리하게 여겨진다. 금리 인하를 앞두고 고금리 채권 수요가 여전히 높다는 점이 발행에 긍정적이다.

풀무원이 대표적이다. 풀무원은 신용등급이 'BBB+'에 부정적 아웃룩을 달고 있다. 계열사의 전반의 차입 부담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부채 비율 상승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신종자본증권을 택했다.

◇회계상 부채 대신 자본, 차입부담 관리 용이

13일 IB업계에 따르면 4월 총선 이후 6월 셋째주까지 공모채 시장은 비교적 한산한 흐름을 보여왔다. 올들어 총선과 금리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1~3월 대부분의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자금조달을 마친 영향이다.

특히 4월 이후 BBB급 비우량등급 발행사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최근엔 일부 하이일드 등급도 공모채 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등급 하향 트리거를 건드리거나 맞닥뜨린 발행사들 중심으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검토 중"이라며 "고금리 추세가 지속되면서 아직 시장 내 고금리 채권에 대한 리테일 수요가 남아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신종자본증권은 금융지주 등 금융사들이 많이 활용해오던 채권이다. 주식처럼 만기가 없으면서 채권처럼 매년 일정한 이자나 배당을 주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자본적정성 관리에 유리하다. 만기가 없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산정 시 부채가 아닌 '자기자본'으로 인정된다. BIS비율은 위험가중자산(RWA) 대비 총자본 비율로, 은행의 자본건전성을 가늠하는 지표다. 금융당국의 BIS규제는 총자본비율 8%, 기본자본비율 6% 이하, 보통주자본비율은 4.5% 미만이다.

실제로 올해 4월부터 6월에도 다수의 금융사들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KB국민카드, JB금융지주, KB국민은행, 롯데카드 등 대부분 5년 콜옵션(조기상환권)을 조건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DGB금융지주와 농협금융지주 등도 이달 내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일반 기업들도 신종자본증권을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회계상 자본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부채를 늘리지 않고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자금 조달을 위해 기업어음(CP) 등을 발행할 경우 부채로 인식된다. 차입금 부담은 불어나고 신용평정시 등급 하향 트리거로 작동할 수 있는 요인이다.

고금리 채권 수요가 여전히 높다는 점도 신종자본증권을 검토하는 요소 중 하나다. 예·적금 금리가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채권에 대한 리테일 수요가 높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속 고금리 크레딧물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호적인 투자 수요가 지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한국신용평가
◇등급 하향 트리거 건드린 풀무원, 영구채 발행 적극

IB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BBB급인 풀무원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며 모집 규모는 700억원으로 알려진다.

내달 24일 발행을 목표로 주관사와 발행 조건 등을 조율 중이다. 2년 콜옵션(Call-Option)이 조건으로 6.7~6.9%의 금리를 제시할 예정이다.

풀무원그룹은 재무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기업집단이다. 계열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점이 원인이다. 이에 풀무원식품은 2021년부터 올해 3월까지 꾸준히 채권형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오고 있다. 발행액은 자기자본 총액의 40%에 달할 정도다.

특히 작년 10월의 금리는 7.90%로 다소 높았다. 콜옵션 미행사 시 2.50%포인트의 금리가 붙는데, 사실상 연이자가 10%를 넘는 셈이다. 올해 3월에도 3년 콜옵션 조건으로 발행에 나섰다.

지주회사인 풀무원도 작년 9월 영구CB를 발행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영구채 자본 편입 효과에도 불구하고 풀무원의 부채비율은 300%를 넘었다. 풀무원 계열은 해외식품사업 실적 부진과 투자지출 증가로 이익창출력이 저하되고 재무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등급 하향 트리거에 맞닥뜨렸다. 한국신용평가의 등급 변동요인에 따르면 풀무원식품 등 주력 자회사들의 신용도가 저하되거나, 별도기준으로 조정차입금의존도가 40%를 초과하는 경우 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속한다. 작년 3월 기준 조정차입금의존도는 40.1%을 기록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