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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도화엔지니어링·건화]2세대 경영 안착, 원로 경영진 지분 향방 '관건'양사 구심점 곽영필 회장 작고, 가족 외 임원 지분율 상당 수준

신상윤 기자공개 2024-06-20 13:40:40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9일 14: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화엔지니어링과 건화는 국내 엔지니어링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들이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높진 않지만 기술력을 기반으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건화의 뿌리는 도화엔지니어링에서 시작됐지만 상하수도와 국토 개발, 발전 플랜트 등 다수의 영역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기업이다.

그럼에도 도화엔지니어링과 건화가 기타의 특수관계로 묶이는 까닭은 양사의 독특한 지배구조 때문이다. 건화는 도화엔지니어링 출신 황광웅 회장이 창업하면서 설립됐다. 당시 자본금의 일부를 최근 작고한 곽영필 도화엔지니어링 회장 등이 지원하면서 이어진 지분 관계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양사의 정신적 구심점 역할을 했던 곽 회장이 최근 별세하면서 지분 관계도 새로운 분기점을 맞았다.

◇지분 관계없는 도화엔지니어링·건화, 구심점엔 고(故) 곽영필 회장

19일 건설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정조화 건화 회장은 최근 도화엔지니어링 주식 5% 이상을 보유한 주요 주주로 신고했다. 2022년 말 건화에서 퇴임하면서 주식 대량 보유 보고 의무가 발생했지만 1년 6개월이 지난 이달 중순 신고한 것이다. 기존에는 건화 등기임원인 탓이 기타 특수관계이자 상장사인 도화엔지니어링의 최대주주와 함께 연명 보고했다.

실제로 지난해 초 도화엔지니어링 최대주주 연명 보고인에서 정 회장의 이름은 빠졌다. 연명 보고에서 빠지기 전까지 223만500주(6.61%)를 보유했던 그가 이번에 신고한 주식은 229만8620주(6.82%)로 다소 증가했다. 주식 보유 목적은 '경영권 영향'이다.

도화엔지니어링과 건화는 지분 관계가 없는 독립된 법인이다. 하지만 양사 주주들의 지분 관계와 역사를 고려하면 특수관계로 묶이는 상황이다. 도화엔지니어링은 1957년 8월 설립된 도화설계사무소가 모태다. 공직생활을 하던 곽영필 회장이 1979년 8월 도화설계사무소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지금의 도화엔지니어링으로 키워냈다.

2005년말 도화엔지니어링 주주명부를 보면 47명의 주주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상장하기 전으로 최대주주인 곽 회장을 포함해 당시 직급상 유재소 전 회장과 김영윤 부회장, 정조화 사장, 오세항 기술고문 등 47명이 100% 지분율을 구성하고 있다. 이후 2010년 도화엔지니어링이 상장한 뒤 일부 임원들의 퇴임과 선임, 무상증자 및 증여 등으로 주주 구성은 변화를 겪었다.

올해 1분기 말 도화엔지니어링 최대주주는 곽준상 부회장(17.1%)이다. 곽 부회장은 최근 작고한 곽 회장의 아들로 도화엔지니어링 대표다. 곽 부회장을 비롯해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40.44%로, 이 중 친인척만 포함하면 27.33%다.

건화의 경우 곽 회장과 도화엔지니어링에서 호흡을 맞췄던 황광웅 회장이 1990년 3월 독립 출범하면서 설립됐다. 건화는 설립 초기 황 회장을 비롯해 도화엔지니어링 출신 임원들의 많은 지원을 받았다. 건화 자본금 출자에 도화엔지니어링의 곽 회장과 오세항 전 회장, 김영윤 회장 등이 나선 까닭이다.

실제로 건화 자본금 50억원 중 상당 부분이 곽 회장 등 도화엔지니어링 1세대 경영진에게서 나왔다. 건화 주주명부에 도화엔지니어링 임원 이름이 다수 존재하는 이유다. 이번에 공시한 정 회장 외에도 곽 회장과 김영윤 회장, 박승우 회장 등이 양사 주주다.


◇도화엔지니어링·건화 2세 경영 안착, 1세대 경영진 지분 향방 '눈길'

곽 회장은 2000~2015년 건화 최대주주로도 있었다. 2016년을 기점으로 황 회장이 지분율을 20.1%까지 높이면서 최근까지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만 건화 주주명부에서 곽 회장 등 도화엔지니어링 등기임원이 보유한 건화 지분율은 40%에 달한다. 여기에 현직에 없는 오세항 전 도화엔지니어링 회장 등의 지분을 포함하면 50%를 넘는다.

하지만 건화의 실질적 경영권은 최대주주인 황 회장 몫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2023년 그의 아들인 황규영 이사가 건화 대표에 오르면서 가업승계 절차도 밟고 있다. 이와 관련 황 대표가 보유한 건화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도화엔지니어링과 건화의 주주 정 회장 행보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양사의 정신적 구심점이었던 곽 회장이 작고하면서 도화엔지니어링과 건화는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도화엔지니어링과 건화 모두 오너 2세의 경영이 자리를 잡고 있는 가운데 1세대 선배 경영진들의 지분들이 적지 않은 만큼 향후 의결권 향방에 주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도화엔지니어링과 건화는 상하수도와 국토개발, 발전 플랜트 등 다수 사업분야에서 협업과 경쟁의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도화엔지니어링은 매출액 5666억원을 기록하면서 국내 건설엔지니어링업계 맏형의 자존심을 지켰으며, 건화도 매출액 2381억원으로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 5위를 차지했다.

건설엔지니어링업계 관계자는 "도화엔지니어링과 건화는 초창기에는 인적 교류 등의 관계가 있었지만 현재로선 사실상 독립된 경영 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다만 관계가 돈독한 1세대 임원들 사이의 지분 관계 등은 향후 변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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