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 플랫폼 생태계 진단]디어유, '삼각구도' 이사회…SM·JYP·창업주 균형 '팽팽'④안종오 브라이니클 창업주 주도 아래 SM CEO·CRO, JYP임원 의결권 행사
이지혜 기자공개 2024-06-24 13:35:29
[편집자주]
팬덤 플랫폼은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디어유의 '버블'과 하이브의 '위버스'는 팬과 아티스트 간의 단순 소통을 넘어서서 새로운 차원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팬덤 중심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며 엔터사에게 새로운 수익원이 됐다. 한때 팬레터가 전부였던 문화가 산업이자 시장으로 당당히 부상했다는 뜻이다. K팝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은 팬덤 플랫폼, 이들의 생태계를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1일 09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어유 이사회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창업주, 모회사 대표이사와 핵심 임원, 지분동맹을 맺은 기업의 핵심임원까지 디어유 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창업주와 지배회사, 주요주주가 삼각대로 힘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얘기다.처음부터 이런 구조였던 건 아니다. 디어유와 합병한 브라이니클의 창업주인 안종오 대표를 필두로 사내이사 두 명이 이사회의 절반을 이뤘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외이사가 늘고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의 핵심임원까지 디어유 이사로 참여하면서 숫자가 늘었다. 팬덤 플랫폼 등 디어유의 사업적 중요성이 점차 커진 결과로 보인다.
◇SM엔터 영향력 ‘강해졌다’, CEO·CRO 디어유 이사 등재
2024년 1분기 말 기준으로 디어유 이사회 총원이 8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감사를 제외하고 이사회 의결권을 지닌 이사는 총 7명이다. 안종오 디어유 대표이사와 함께 원용재 상무가 사내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원 상무가 디어유 사내이사를 맡은 지는 올해로 4년차다. 현재 디어유 재무총괄을 맡고 있으며 사내이사로서 임기는 2027년 3월까지다.
김상유와 심승규 사외이사는 각각 지난해와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선임됐다. 김상유 이사는 명지대학교 스포츠학부 교수다. 스포츠산업에 관한 경영학, IT, 소비자 행동학 등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이유로 선임됐다. 심 이사는 네오인사이트벤처스의 CEO인데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금융시장과 글로벌 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디어유는 코스닥에 입성했던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사외이사를 한 명만 뒀지만 지난해부터 기조를 바꿨다. 사내이사와 동수로 사외이사를 두 명씩 이사회에 두고 있다.
디어유 이사회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바로 기타비상무이사진이다. SM엔터테인먼트 C레벨 임원 2명과 JYP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실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탁영준 SM엔터테인먼트 공동 대표이사와 김지원 CRO(Chief Relations Officer), 천영환 실장이다.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가 두 명이나, 그것도 핵심 의사결정권자가 디어유 이사회에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디어유 이사회에 참여하는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한 명뿐이었다.
2021년에는 김영민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사장이 디어유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았지만 2022년에는 장재호 SM엔터테인먼트 최고전략책임자, 지난해에는 김지원 CRO만 참여했다. 그러다 올해 탁영준 대표까지 가세했다.
SM엔터테인먼트가 디어유에 실질적 의사결정권을 행사하는 기업인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디어유의 최대주주는 SM스튜디오스지만 이 기업은 비음악계열사를 관리하기 위해 세운 중간지주격 기업일 뿐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SM스튜디오스 지분 100%를 보유해 디어유에도 강력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디어유의 건전한 경영 감독을 위해 필요한 인재를 지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원 CRO는 오랜 기간 팬덤 플랫폼 관련 사업을 총괄해왔고 탁영준 대표는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JYP엔터, 이사회 직접 참여…시너지 모색 의도
또다른 기타비상무이사인 천영환 실장은 현재 JYP엔터테인먼트에 몸담고 있지만 SM엔터테인먼트와도 인연이 있다. 2014년부터 1년간 SM엔터테인먼트 기획조정실에서 일하다 2017년까지 CJ와 CJ올리브네트웍스 성장전략본부에서 재직, 2017년부터 지금까지 JYP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되어 있다.

JYP엔터테인먼트가 디어유의 2대 주주인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JYP엔터테인먼트는 2021년 6월 디어유에 2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 이에 따라 지금은 지분 18%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 투자사 임원이 피투자사에 의사결정권을 행사하기 위해 기타비상무이사직을 수행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JYP엔터테인먼트도 이런 맥락에서 천 실장을 디어유 기타비상무이사로 올린 것으로 보인다.
JYP엔터테인먼트가 디어유에 투자를 한 건 2021년이지만 자사 임원을 디어유 이사회에 보낸 건 2023년부터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JYP엔터테인먼트의 정욱 대표가 직접 디어유 이사회에 참여했다. 원래 임기는 2026년까지였지만 1년 만에 물러나고 대신 천영환 실장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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