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6월 25일 0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스티팜이 7년 만에 전격적으로 CEO를 교체했다. 매년 최대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는 에스티팜의 수장 교체는 업계 안팎의 의아함을 자아냈다.대표직에서 내려온 인물은 김경진 대표다. 에스티팜이 밝힌 사임 이유는 건강상 문제다. 하지만 사임 직전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와 보스턴 등 해외 일정을 소화한 것을 감안하면 동아쏘시오그룹 내부에서도 즉각적으로 이뤄진 결정으로 보인다.
뒤돌아보면 김 대표의 수장 선임 역시 전격적이었다. 동아쏘시오그룹의 특성상 내부 출신이 아닌 인물을 계열사 수장으로 선임하는 경우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그는 연구원 출신이다. 빅파마 로슈의 연구원 소속이던 그는 2013년 에스티팜에 합성1연구부장으로 영입됐다. 2016년 연구소장에 올랐을 때 업계 안팎에선 그의 역할은 여기까지라는 말이 돌기도 했다.
그러던 2017년 그는 처음으로 연구원 출신으로 에스티팜 대표에 올랐다. 이듬해엔 각자대표였던 임근조 대표가 퇴임하며 단독으로 회사를 이끌어 왔다.
그가 취임부터 순탄한 길을 걸은 것도 아니다. 원료의약품 CMO(위탁생산)사업 수주가 줄면서 실적이 곤두박질했다. 설상가상으로 나스닥 상장 해외법인 ‘코크리스탈 파마’에 대한 지분 투자도 큰 손실을 냈다. 이 기업은 인플루엔자나 C형 간염, 노로바이러스 등 바이러스 질환에 대한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하는 업체다. 투자 2년 만에 해당 기업의 가치는 2억원대로 떨어졌다. 수익률은 마이너스(-)80%가 넘었다.
하지만 현재 에스티팜은 그룹을 넘어 국내 제약업계에서도 주목하는 회사다. 1000억원에 미치지 못했던 매출은 지난해 2500억원을 넘어서며 2배 이상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420억원을 기록하며 그룹 맡형인 동아에스티를 넘어서는 이익을 냈다. 단순히 얻어낸 결과가 아니다. 1년에 3분의 1 이상을 해외를 돌아다니며 세일즈를 직접 챙겼다. 임원들마저 그를 직접 보기 힘들었다.
이달 초 마지막 그의 출장길. 신임 대표인 성무제 대표와 함께 사업설명을 했던 그는 당시에도 에스티팜의 성장 잠재력을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에스티팜에서의 그의 여정은 끝이 났다. 하지만 그가 남긴 유산의 혜택은 남은 구성원이 받는다. 그의 새로운 길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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