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BOE 8.6G 밸류체인]중국 OLED 보폭 넓힌 아바코, 입찰구조 덕봤다경쟁사 턴키방식 제안 일축, 레퍼런스 기반 역내 6G 시장 진입 가능성
조영갑 기자공개 2024-07-04 08:55:34
[편집자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업계의 '뜨거운 감자' 였던 중국 BOE의 투자 윤곽이 나왔다. 일본 장비기업이 독식해오던 시장을 국내 소부장 기업이 대체하면서 시장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대형 증착장비를 공급하는 선익시스템을 필두로 다양한 기업이 BOE 투자 수혜주로 거론된다. 더벨이 국내 OLED 관련 제조사의 최근 동향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1일 14: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용 진공물류 장비 제조사 '아바코'가 BOE향 OLED 디스플레이 양산용 증착물류장비 공급계약을 공식화하면서 중국 OLED 시장 내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업계에선 선단공정인 8.6G OLED 레퍼런스를 확보한 만큼 레거시 공정이 된 중국 6G 추가 고객사를 확보할 가능성이 점쳐진다.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바코는 지난달 27일 BOE(Chengdu BOE Display Technology Co.,Ltd.) 공급계약을 통해 8.6G 대형 공급 계약을 시장에 공표했다. OLED 업계 내의 컨센서스는 약 2500억~3000억원 수준이 회자되고 있다. 구체적인 계약금액은 선익시스템 공급계약과 마찬가지로 밝히지 않았다.
이번 계약은 선익시스템과 아바코가 별개의 비딩에 독자적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OLED 증착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 캐논도키(Canon tokki)에 맞선 일종의 'K-증착 얼라이언스'의 쾌거로 평가된다. 현재 최선단 공정인 8.6G OLED 증착·물류 시장에 일본 기업이 아닌 한국의 코스닥 기업이 경쟁사로 등장했다는 자체가 한국 OLED 장비사에 기념비적인 일이라는 얘기다.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이번 계약은 왕둥성 BOE 회장의 고집에 힘 입은 측면이 있다는 전언이다. 왕둥성 회장은 중국 디스플레이 패널 산업의 선구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2003년 베이징시 정부와 손잡고 현대전자의 패널 사업부를 전격 인수하면서 BOE의 기틀을 만들었다. 당시 5G 패널 3개 생산라인을 확보하고 대대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20년이 지난 현재 BOE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를 위협하는 패널 메이커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매출액 약 32조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1위 패널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 맞서 BOE가 대규모(약 14조원) 8.6G 설비투자를 단행하는 과정에서 일본 기업의 독점구조를 견제하기 위해 입찰구조를 변경한 것이 한국 장비사들에 수혜가 됐다는 분석이다. 8.6G 증착 라인에 이미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있던 경쟁사가 BOE 측에 노광라인을 비롯해 증착·물류를 턴키로 제공하는 방식의 딜을 제안했지만, BOE 수뇌부에서 '의존도'를 우려해 딜을 쪼개는 방식으로 노선을 바꿨다는 얘기다.
OLED 패널 공정의 경우 크게 유리/PI 기판 공정-TFT 공정-OLED 증착-봉지 공정-후공정 등으로 나뉜다. 핵심인 OLED 증착 공정은 이번에 선익시스템과 아바코의 몫으로 돌아갔다. TFT(Thin Film Transistor) 공정 내의 핵심인 노광공정 상에서 경쟁사가 노광, 증착, 물류를 묶어 턴키로 BOE에 제안했다는 전언이다. 노광기는 포토레지스트(PR)에 빛을 조사해 회로를 그리는 공정으로 반도체 노광 과정과 동일한 핵심 공정이다. 경쟁사는 OLED 노광 공정(FPD 노광장비) 제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OLED 업계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경쟁사가 BOE 물량을 수주하기 위해 가격제안이 들어갔지만, 결과적으로 의존도와 국제정세 등을 우려한 중국 측이 발주를 분리해 내면서 한국 기업들이 호기를 잡았다"고 전했다. 턴키는 납기나 셋업 효율 등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단가나 기술 의존도 등에서 발주사가 열세에 놓일 수 있다. BOE가 증착, 물류를 개별 발주하면서 '밸런스'를 도모했다는 의미다.
아바코는 하반기부터 BOE, 선익시스템(증착)과 협의를 거쳐 진공물류장비 셋업을 시작할 전망이다. 납기를 예정대로 수행하면 2026년 1월 말 라인 입고가 완료된다.
아바코는 중국 내 가장 영향력이 큰 패널사인 BOE 8.6G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중국 내 후발주자들의 6G 투자 물량도 따내겠다는 복안이다. CSOT 등이 잠재 고객사가 될 가능성이 있다. BOE가 선단 투자를 단행하고, 후발주자들이 6G 투자를 확대하는 그림의 승자가 되겠다는 포부다.
아바코 관계자는 "구체적인 법인명을 밝힐 수는 없지만, 현재 6G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복수의 중국 내 메이커들과 (진공물류 장비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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