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치인베, 인적분할 후 첫 1000억대 펀드 만든다 성장금융 350억·IBK캐피탈 500억 확보, '미들리스크-미들리턴' 기업에 우선 투자
구혜린 기자공개 2024-07-03 09:36:01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1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한국성장금융 콘테스트에서 승전고를 울리면서 1000억원대 펀드 결성 계획이 현실화됐다. 벤처캐피탈(VC)부문이 홀로 선 인적분할 이후 조성하는 첫 대형 펀드다.1200억원 수준으로 키울 가능성도 엿보인다. 공동운용사인 IBK캐피탈의 든든한 출자가 뒷받침되면서 이미 9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하반기 연기금공제회 출자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인공지능(AI) 사업 전환을 추진하는 상장사 또는 그 자회사 투자를 우선하겠다는 명확한 펀드 콘셉트가 눈에 띈다.
1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메디치인베스트먼트-IBK캐피탈 컨소시엄은 한국성장금융이 주관한 기술혁신펀드 출자사업 AI신산업 분야에서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됐다. 8곳의 운용사가 제안서를 제출한 가운데 코오롱인베스트먼트를 포함한 2곳이 치열한 접전 끝에 GP 자격을 확보했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결성 가능성'을 무기로 심사시 상당한 가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GP로 선정된 운용사는 오는 11월까지 최소 700억원 규모 자펀드를 결성해야 한다. 앵커(한국성장금융) 출자금은 350억원(출자비율 50%)이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의 경우 출자확약서(LOC)만 400억원(IBK캐피탈 350억원, 메디치인베스트먼트 50억원) 규모로 제출했다.
펀드를 1000억원 이상 규모로 결성할 계획이다. 이달 결성하더라도 무리가 없는 상태이나, 일부 자금 매칭을 추진한다. 공동운용사(Co-GP)인 IBK캐피탈은 펀드를 800억원으로 결성시 350억원, 1000억원으로 결성시 500억원 출자를 확약했다. 여기에 메디치인베스트트먼트가 50억원을 태우므로 사실상 100억원만 매칭하면 결성총액 1000억원 도달은 가뿐하다.
현재 운용 중인 펀드를 모두 소진하면서 하반기 매칭사업에 도전할 예정이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하우스 구성원 모두가 제한된 시간 내 펀드 재원을 소진하는 '원펀드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6월 말 기준 드라이파우더는 336억원 수준이다. 오는 9월까지 3개 펀드 소진을 완료한 이후 연기금공제회에 매칭 출자사업에 도전해 100억원 이상을 매칭하겠단 계획을 세웠다.
인적분할 후 첫 번째 1000억원대 펀드가 탄생할 예정이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22년 초 VC부문 및 PE(프라이빗에퀴티)부문의 인적분할 작업을 마쳤으며 PE부문은 신규 법인(에이치PE)으로 독립한 상태다. 하우스가 최초 조성한 1000억대 벤처펀드는 2020년 결성한 '메디치 2020-2 스케일업 투자조합'이다. 그 이후론 중소형 펀드 운용에 머물렀다.
AI신기술 펀드의 운용 전략은 명확하다. 극초기기업 투자가 아닌 AI 전환을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중소·중견기업 투자를 우선할 계획이다. 그간 메디치인베스트먼트와 인연을 맺은 상장사 또는 상장사의 자회사 투자도 염두에 두고 있다. 펀드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1개 기업당 최소 30억원에서 최대 50억원 규모로, 15~20여개 안팎의 기업에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대표펀드매니저는 배진환 메디치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맡는다. 배진환 대표는 "하반기에도 콘테스트 시장이 좋진 않겠으나, '우릴 선정하면 결성까지 시간을 오래 가져가지 않겠다'는 콘셉트로 의문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분할 이전 가장 최근에 결성한 메인 펀드가 1120억원 규모인데 이 보단 크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펀드 운용 전략과 관련해 "중소·중견기업 투자에 강한 하우스의 강점을 살려 단순 스타트업에 머물지 않고 산업에 투자할 것"이라며 "미들 리스크-미들 리턴 기업(중소·중견기업)에 우선적으로 투자해 펀드 안정성을 높인 후에 순차적으로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초기기업) 기업에 투자해 수익률까지 잡을 수 있게 운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핵심운용인력엔 소병하 메디치인베스트먼트 부사장과 IBK캐피탈 운용인력 2명이 오를 예정이다. 소병하 부사장은 KB인베스트먼트 PE본부장, HB인베스트먼트 대표 등을 역임한 베테랑 벤처캐피탈리스트다. 2021년 메디치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한 이후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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