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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낮춘 바이오시밀러 '지각변동']오리지널·경쟁사 차별화 결국 기술, 피하주사 'SC' 뜬다편의성·가격 고려한 제형, 셀트리온 램시마SC와 MSD 파트너 알테오젠 주목

임정요 기자공개 2024-07-05 09:06:58

[편집자주]

많은 산업이 그렇듯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도 모방에서 탄생했다. 바이오 신약개발 성과에 앞서 바이오시밀러의 부흥이 먼저 있었다. 특허 만료된 오리지널과 동등성을 입증한 시밀러는 개발도 용이할 뿐 아니라 사회적 의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대체제로 환영받는다. 제약사바이오 입장에선 신약개발에 본격 뛰어들기 전 중간 도약대로도 활용한다. 최근 주요국에서 시밀러 허가 심사 기준을 완화하는 움직임까지 추진되면서 시장 판이 더 커지고 있다. 한국 제약바이오 시장은 이를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3일 10: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초가 되거나 최고가 되거나. 바이오시밀러 시장 후발주자들은 기존 주사제와 동등할 뿐 아니라 더 좋은 효과를 내거나 혹은 더 값싼 제품을 내놔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국내보다 의료시스템 편의성이 떨어지는 해외서는 환자가 직접 투약할 수 있는 피하주사제(SC)가 각광받는다. 바이오시밀러들도 SC제형으로 제품을 출시해 오리지널과 차별화 포인트를 잡으려 하고 있다. 국내선 알테오젠이 히알루론산 독자기술로 미국 빅파마와 계약을 맺어 주목받았다.

◇정맥주사(IV)에서 피하주사(SC)로, 휴미라의 패러다임 시프트

항체 바이오의약품은 기존 정맥주사(IV)에서 피하주사(SC)로 약물 제형이 다변화하고 있다. 오리지널 개발사와 바이오시밀러 개발사 양쪽에서 SC제형으로 시장침투력을 키우려는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정맥주사는 혈관에 투약해 전신순환계에 직접적으로 약을 전달한다. 안전과 약효를 위해 정확한 용량을 지키는게 중요해 반드시 의료진이 주사를 놓아야 한다.

반면 피하주사제형은 환자가 집에서 복부 등 피부밑 지방층에 직접 찔러넣을 수 있다. 병원을 찾아가지 않아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투약스케줄을 관리할 수 있다는 편의성이 있다.

국내는 의료접근성이 높지만 대부분의 국가는 그렇지 않다. 거리상 병원도 멀고 의사와 약속을 잡기도 어렵다. 의료비가 막대한 것은 또다른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환자들은 집에서 직접 투약할 수 있는 SC제형을 선호한다. 판매사 입장에서는 SC제형이 가격을 더 비싸게 받고 팔 수 있지만 반대로 환자 입장에서는 의사가 직접 놓아주는 IV주사보다 저렴하다.

최초의 SC제형 항체 바이오의약품은 12년전 등장했다. 애브비의 오리지널 블록버스터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가 주인공이다. 미국 FDA가 2002년 허가했다. 크론병, 류마티즘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휴미라는 2013년부터 2021년까지 매해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 자리를 차지했다. 매해 상승세던 매출은 2021년 207억 달러 글로벌 매출로 정점을 찍었다. 한화로 28조원가량 규모다. 이후 특허만료로 바이오시밀러 경쟁제품들이 출시되어 현재는 매출이 한풀 꺾인 상태다.


휴미라 시밀러 개발사들은 SC제형 의약품에 집중해 역량을 입증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이 각각 하드리마, 유플라이마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다. LG화학도 국내 식약처 허가를 최근 획득했다. 이 외 글로벌에서 암젠, 베링거잉겔하임, 산도즈, 화이자, 코헤러스, 마일란, 프리제니우스카비 등이 휴미라 시밀러를 냈다.

오리지널이 IV제형인데 반해 바이오시밀러는 SC제형으로 '업그레이드'를 꾀했다. 대표적인 게 셀트리온의 '렘시마 SC'다. 최소 10주간 IV제형으로 치료받은 환자들에 대한 유지요법으로 허가받았다.

렘시마SC가 미국 FDA 허가를 2023년 획득한 가운데 시밀러가 아닌 신약으로 허가를 득했다는 점에 주목된다. 제형 변화로 오리지널보다 개선시켰다는 점에서 '바이오베터'로 인정받았다. 시장에서는 렘시마 SC가 미국 매출로만 연 3조원 이상을 벌어들일 블록버스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수의 항체 바이오의약품 블록버스터 약물들이 SC제형으로 '리모델링'을 거치고 있다. 1세대로 리툭산(성분명 리툭시맙)과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은 원개발사 로슈가 SC제형 제품도 출시했다.

◇휴미라 이은 신규 강자 '키트루다'…SC제형 파트너 알테오젠 급부상

SC제형은 인슐린 등에 이미 널리 사용된 제형이다. 다만 의약품 용량에 따라 피하주사 난이도는 다를 수 있다.

일례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가 있다. 미국 머크(MSD)가 개발한 고형암 대상 면역항암제이며 휴미라에 이어 톱 자리를 꿰찬 블록버스터다. 작년 한해 250억 달러를 벌어들여 전세계 매출 1위 의약품 위치를 차지했다. 한화로 약34조원 규모다.


키트루다의 물질특허는 미국에서 2029년 11월, 유럽에서 2031년 1월 만료가 예상된다. 특허만료 시점에 맞춰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시밀러 회사들은 분주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암젠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고 셀트리온도 최근 임상 3상 계획을 미국 FDA에 제출했다.

이에 원개발사인 MSD는 SC제형 개발을 통한 추가 특허확보로 시장지배력을 유지하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알테오젠이 등장한다. 알테오젠이 보유한 SC제형 플랫폼 기술을 MSD에 제공하는 파트너십이 올해 2월 공개됐다.

키트루다는 용량이 최대 400mg로 큰 탓에 SC제형 개발 난이도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알테오젠의 강점인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술은 가수분해로 피하 공간을 만들어 체내에 약물이 들어갈 시간을 벌어준다. 반감기는 짧아 약물투입을 위해 낸 구멍이 금방 닫혀 부작용 위험도 줄였다.

업계 관계자는 "휴미라처럼 용량이 비교적 작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에 SC제형을 개발하는 것은 여러 회사가 가능했지만 키트루다는 용량이 큰 항암제라 기존 방식으로 어려울 것"이라며 "이를 바꾼 게 히알루로니다제고 전세계적으로 할로자임과 알테오젠만 기술을 보유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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