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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AI 밀물' 코아시아, 1년만에 최고가 회복 기대감최근 3개월 고공행진, 텐스토렌트 협업 대비 자회사 400억 조달

조영갑 기자공개 2024-07-08 09:30:48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2일 14:3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코아시아의 최근 3개월 주가 추이가 심상치 않습니다. 장기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 재차 비상하는 형국입니다. 1년 전 AI 열풍이 몰아쳤던 고점의 시기를 넘어설 수 있을까요?

코아시아는 시스템 반도체 설계 전문 디자인하우스 그룹사입니다. 카메라 모듈을 제조하는 코아시아씨엠, 설계 전문 코아시아세미코리아 등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가 대세인 한국에서 흔치 않게 디자인하우스로 자리잡았지만, 기업가치나 수익성 등에서 아직 어려움을 겪고 있지요.

코아시아는 1년 전인 7월 하순 52주 최고점을 찍으면서 시장의 기대감을 받았습니다. 장중 1만2000원 선까지 갔군요. 2021년 1월 장중 1만4900원을 찍은 이후 최고점입니다. 회사 설립 이후 두 번째 고점이라고 보면 되겠군요.

1년 주기로 크게 보면 'U자'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21일 고점을 찍은 이후 가파르게 주가가 하락해 3개월 만에 반토막 났습니다. 10월 말 장중 5740원을 기록했네요. AI 비메모리 시장의 개화 가능성을 보고 투심이 몰렸다가 급격히 식은 모양새입니다. 실제로 꽃이 피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법이죠. 투자자들의 인내심은 한정돼 있고요.

이후 주기적인 부침이 있긴 했지만, 고점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습니다. 6000~8000원 대의 박스권에 갇혀 있다가 올 5월을 기점으로 다시 주가가 뛰기 시작했습니다. 5월 말 글로벌 AI 반도체 칩 설계 스타트업인 '텐스토렌트'와의 협업 이야기가 시장에 돌면서 며칠 만에 주가가 6800원 선에서 8500원으로 뛰었습니다. 이후에도 완만한 오름세를 보이면서 지난 1일 1만원 선(종가 1만180원)을 회복했습니다.

시가총액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입니다. 설계 하우스 특성상 인력이 수주 경쟁이 치열하고, 인력이 과도하게 투입되는 구조 탓인데, 코아시아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내리 3회계연도 영업손실을 내고 있습니다. 확실한 밸류업을 위해서는 수익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이야기죠. 다만 매출액 볼륨은 3000억~4000억원 대를 유지하고 있군요.


◇Industry & Event

코아시아그룹은 국내 대표적인 반도체 설계 디자인하우스입니다. 카메라 모듈을 설계하는 코아시아씨엠(코스닥), CoAsia Electronics Corp(Taipei 증시)를 비롯해 비상장사 26개 법인을 거느리고 있는 명실상부한 그룹사입니다. 비상장 자회사 중에서는 설계 하우스인 코아시아세미코리아가 가장 돋보입니다.

삼성전자와 오랜 협력을 다져왔습니다. 특히 종속회사 코아시아세미코리아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 내 디자인 솔루션 파트너(DSP)로 등재돼 있죠. SAFE는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IP 설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구축한 설계 생태계 네트워크로 ARM 등이 협력사로 등록돼 있습니다. 설계 역량을 공인받은 증표라고 봐도 좋습니다.

5월 주가를 밀어올린 원동력은 텐스토렌트 덕분입니다. '텐스토렌트(Tenstorrent)'가 AI 시스템 반도체 설계 부문에서 코아시아그룹과 협업을 확대한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코아시아그룹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진 모양새입니다. 텐스토렌트는 샘 올트먼이 이끄는 '오픈AI'와 더불어 현재 AI 반도체 설계 부문에서 가장 핫한 기업 중 하나입니다.

텐스토렌트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짐 켈러(James B. Keller) CEO입니다. 짐 켈러는 인텔 수석부사장과 AMD 부사장, 수석설계자, 애플과 테슬라 등을 거친 반도체 설계섹터의 '리빙 레전드'로 평가되는 인물이죠. 그가 AMD 재직 중 설계를 주도한 애슬론64, 라이젠 IP는 AMD의 위상을 끌어올렸습니다. 2020년부터 텐스토렌트를 이끌며 RISC-V(리스크 파이브 설계표준) 기반 AI칩을 만들고 있습니다.

5월 더벨이 보도한 자회사(코아시아세미코리아)의 투자 유치 딜이 최근 마무리됐습니다. 6월 28일 공시에 따르면 코아시아세미코리아는 신주 45만주를 발행해 총 405억원을 조달했군요. 제3자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했네요. 인수기관은 'Sheng Bang Investment Corporation'이네요. 대만 주베이시에 위치한 투자기관으로 보입니다. 국내 투자기관이 아닌 대만 투자기관이라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대만에는 TSMC와 ASE라는 걸출한 파운드리, OSAT가 있죠.


이 공시가 나가고 코아시아의 주가는 약 1년 만에 1만원 선을 회복했습니다. 해당 유상증자가 AI 칩 설계 수주를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배경이 알려지면서죠. 코아시아세미코리아는 보충한 유동성을 토대로 텐스토렌트가 발주하는 3nm(나노미터) 급 AI 관련 칩의 설계를 진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레퍼런스가 확보되면 회사 전체의 수익성 개선은 물론 AI 설계 섹터 내에서 존재감이 커질 전망입니다. 회사의 명운이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죠.

◇Market View

최근 주가가 상승하면서 언론 매체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주목은 그만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경민 전 하나증권 부장(반도체 담당)이 한국IR협의회 연구위원으로 적을 옮긴 후 코아시아를 부각한 리포트가 눈에 띕니다.

올 3월 발표한 '코아시아 반도체 DSP 기업으로 적자 축소 힘입어 ROE 개선'이라는 제목의 리포트인데요, 김 연구위원은 "동종 업계에서 가온칩스(2022년)와 에이직랜드(2023년)가 각각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고, 대만 증시 피어그룹의 신고가 경신으로 코아시아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 "중장기적으로 코아시아의 기업가치에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치는 부문은 시스템 반도체 사업부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종속회사들에 대한 가능성도 짚었습니다. 시스템 반도체 사업부문인 코아시아세미가 삼성 SAFE 내 디자인 솔루션 파트너로 등재돼 있습니다. 영국 반도체 설계자산, 사물인터넷 서비스 기업 ARM의 최고 등급 공식 디자인 파트너(AADP, Arm Approved Design Partner) 지위를 획득했다는 점을 들어 향후 전체 그룹사의 기업가치가 재조명 받을 거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김 위원은 "계열회사 중 코아시아넥셀은 삼성전자 엑시노스 (Exynos Processor) 공식 파트너사로, 글로벌 고객사들의 자체 칩 제작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엑시노스는 삼성 갤럭시 플래그십에 들어가는 AP입니다.

김 위원은 "지난해 매출, 영업손실은 각각 3897억원, 277억원으로 추정되지만, 올해는 매출 4485억원, 영업손실은 15억원대로 축소가 기대된다"면서 "적자 축소로 ROE 흐름 개선과 주가 저평가 해소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공시 전이라 수치에 약간의 오차가 있습니다만, 거의 정확한 수치로 보입니다. 코아시아는 지난해 말 연결 매출액 3776억원, 영업손실 25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매출볼륨이 늘고 손실폭이 줄어들면서 채산성이 눈에 띄게 개선되리라는 관측입니다.

◇Keyman & Comments

코아시아그룹의 핵심은 단연 이희준 회장입니다. 이 회장은 1962년생으로 그룹사를 일군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됩니다. 건국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해 대만법인 주재원을 오래 했습니다. 이 때문에 대만 반도체 시장에 두터운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죠. 1997년 코아시아를 설립하고, 현재 상장사 3개, 비상장사 26개를 거느린 그룹사로 일궜습니다.

IR 파트는 맹주석 상무가 이끌고 있습니다. 맹 상무는 1971년생으로 현재 코아시아 IR 팀장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룹 계열사인 오앤엔터테인먼트 사내이사, 코아시아옵틱스 상무직도 겸직했었군요. 매우 상세하게 회사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스피커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코아시아가 주로 거대 파운드리 등과 협업을 하는 사업구조이기 때문에 보안상 설계에 관한 이야기는 극도로 조심하는 자세였습니다. 시장을 달궜던 텐스토렌트와 삼성전자 협업 이야기를 꺼냈을 때 맹 상무는 "사실 여러 매체에서도 문의가 왔었던 사안이지만, 저희(코아시아)가 용역을 받아서 수행하는 입장이다보니 구체적인 사안을 밝히기 어려운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서 큰집(삼성전자 등)의 수주를 받아서 설계를 수행하는 입장이라 발주사와 협의되지 않은 이야기를 하기 힘들다는 이야깁니다. 다만 공시를 통해 405억원 유동성 조달 공표한 만큼 텐스토렌트-삼성전자의 협업에서 코아시아가 할 일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향후 기업가치가 기대되는 대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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