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경평 리뷰]'D 등급' 한국공항공사, 잇단 적자에 순차입 '1조'[SOC]⑩영업손실 2050억→521억…2020년 순차입 전환 이래 지난해 9893억 기록
박서빈 기자공개 2024-07-15 08:00:30
[편집자주]
공기업은 공공 복리를 증진하는 사회적 책무에 부합하는 동시에 경영 효율화를 진척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매년 정부는 공기업의 재무상태와 실적, 주요사업 성과를 점검한 뒤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를 발표한다. 경영평가 배점 100점 만점 가운데 20점이 '재무성과관리'에 배정돼 있는 만큼 공기업들의 재무지표 개선 노력은 평가결과를 달라지게 할 수 있다. THE CFO는 시장형·준시장형 공기업 경영평가의 근거가 되는 주요 재무지표를 분석하고 개별기업의 대응 노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5일 10:1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해 반쪽짜리의 성과를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후 매출이 점진적 회복세를 보였음에도,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하고 영업 손실의 폭을 줄이는 데 그쳤다. 지방공항 수요가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탓이다.현금창출력이 약해진 가운데 연 2000억대의 자본적지출이 이어지며 차입금은 매해 늘어났다. 2020년 순현금에서 순차입으로 전환한 이후 작년에는 순차입금 규모가 1조원을 육박했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공항공사는 '미흡(D)' 등급을 받았다. 2022년 '보통(C)' 등급에서 한 계단 하향 조정된 셈이다.
앞서 한국공항공사는 2019년과 2020년 '양호(B)' 등급에서 2021년 C 등급으로 하향 조정됐다. 코로나19로 여행 수요가 급감하며 재무실적이 악화된 점이 등급 강등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공항공사는 2021년 연결 기준 2740억원 영업손실을 시현한데 이어 2022년 2050억원의 손실을 냈다.
한국공항공사는 코로나19 여파 첫 해인 2020년부터 영업손실(2610억원)을 내기 시작했지만, 당시 항공사 및 임접업체의 임대료 등에 1297억원을 지원한 점 등을 인정받아 B등급을 유지했다. 그러나 2021년부터는 재무 악화에 따른 등급 하향 조정을 피하지 못했다.
다행히 한국공항공사는 코로나19 이전으로 여객 수요가 점차 회복되면서 매출이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8502억원으로 전년(6568억원) 대비 29.5% 증가했다. 그러나 수요가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며 영업손실은 521억원으로 감소하는데 그쳤다. 수도권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며 지방공항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회복세를 나타낸 탓이다.
한국공항공사는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14개 공항(국제공항 7개, 국내공항 7개)을 관리·운영하며 국내선 여객수요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국제선 중심인 인천국제공항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23.7%를 나타낸 반면, 한국공항공사는 같은 기간 -6.1%를 기록했다.
실제로 매출은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한국공항공사의 연결 기준 매출원가는 7747억원, 판관비는 1276억원이다. 총 9023억원으로 매출 규모보다 크다.
문제는 차입금이다. 한국공항공사는 2015년부터 연간 2000억~3000억원 내외의 투자자금을 지출하고 있다. 이 가운데 현금창출력이 약화되자 한국공항공사는 매해 차입금을 늘렸다. 한국공항공사의 순차입금은 연결 기준 2020년 3180억원, 2021년 6147억원, 2022년 8949억원으로 늘었고 2023년에는 1조원에 육박한 9893억원을 기록했다. 한국공항공사는 2019년까지만 하더라도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순현금(1451억원) 상태를 나타냈던 곳이다.
2019년 9.6%이던 한국공항공사의 부채비율은 2020년 18.1%로 상승한데 이어, 2021년에 29.1%, 2022년에 39.4%, 2023년에 42.1%로 늘었다.
지난해 한국공항공사의 대규모 사업으로는 △흑산공항 건설사업 △울릉공항 건설사업 △김포공항 국제선 계류장 제포장 공사 △김해공항 국제선 시설 확충 사업 △대구공항 여객터미널 증축 및 리모델링 등이 있다. 이 중 흑산공항과 울릉공항 건설 사업은 진행이 중지됐다.
한국공항공사는 이번 등급 하락의 원인을 △지방공항의 저조한 회복 △항공수요 불완전 회복에 따른 재무실적 개선 미흡 등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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