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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이례적 본부장·지점장 직무배제…기업금융 영향은 실적 하위 '본부장 4명, 지점장급 21명' 인사 조치…부침 감수, 기강 잡기 우선

최필우 기자공개 2024-07-10 13:07:20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8일 09: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올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낸 영업본부장과 지점장 다수를 직무 배제 및 후선 배치하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연말 정기인사에서 성과 기반 인사 조치가 내려지곤 하지만 하반기를 앞두고 상반기 성과 만으로 내린 결정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올해 실적 만큼이나 조직 문화를 개선하는 게 시급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갑작스런 지점장 교체는 올해 주력 비즈니스인 기업금융 영업에 일시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인사 원칙을 재정립하지 않고서는 목표치 달성이 어렵다고 봤다.

◇"성과에는 보상, 부진에는 책임" 거듭되는 인사 메세지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5일 인사를 통해 본부장 4명과 지점장급 21명에 대한 직무배체, 후선배치 조치를 내렸다. 이들은 실적 하위 인사로 분류돼 문책성 인사 대상자가 됐다.

실적 부진에 따른 본부장, 지점장 인사 조치는 통상적으로 연말에 이뤄진다. 연간 실적을 바탕으로 해당 관리자에 대한 평가와 대체 인력 선정이 포괄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인사 사유가 실적 부진에 따른 문책임을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것도 흔치 않다.

조 행장이 취임 후 줄곧 강조하고 있는 인사 원칙이 이번에도 반영됐다. 성과에는 보상하고 부진에는 책임을 묻는다는 원칙이 인사 때마다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대규모 헤지 운용 손실을 낸 자금시장그룹장,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글로벌그룹장, 100억원 규모 횡령을 감지하지 못한 준법감시인 모두 최근 6개월새 교체 대상자가 됐다.

특히 조 행장은 영업본부장과 지점장 인사에 밝다. 일선 영업점에서 기업금융 영업에 특화된 커리어를 쌓아왔기 때문이다. 탁월한 실적을 낸 본부장과 지점장의 경우 본인의 희망사항을 반영해 부임지를 정해주고 반대의 경우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공유한 바 있다.

조 행장은 2024년 정기 인사 후 반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여겨지는 본부와 지점에 대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지점장 시절 전국 KPI 1위를 달성하는 등 탁월한 실적 관리 역량을 입증한 인물이다. 상반기 영업 경과를 통해 연간 실적을 가늠할 수 있다고 봤다.

◇본궤도 올라온 기업금융, 3분기 정조준

조 행장은 영업본부장과 지점장 교체로 해당 본부 및 지점이 부침을 겪는 것을 감수하고 내부 기강을 잡는 효과를 노렸다. 취임 후 성과주의에 입각한 인사를 강조하고 있지만 완전한 조직 문화로 자리잡지 못한 상태다. 연말 정기 인사가 아니더라도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평가와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구성원에게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지난달 100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가 발생하면서 어수선해진 조직 분위기를 다잡으려면 인사로 분위기를 쇄신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내부통제 실패 사례가 드러나면 영업점이 위축되고 성장세가 꺾일 우려가 있다. 준법감시인 교체로 내부통제 라인에 책임을 묻는 동시에 영업본부와 지점에 동기를 부여하려는 의도가 인사에 담겨 있다.

우리은행 내부적으로는 조 행장 취임 후 기업금융 영업에 드라이브를 건 효과가 지난 2분기 들어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분기까지만 해도 하나은행, 신한은행에 밀리는 형국이었지만 2분기 경쟁 대열에 합류했는 후문이다. 통상 은행권은 4분기보다 3분기 실적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이번 분기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하나은행의 기세가 무서웠고 올해는 신한은행이 기업금융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쉽지 않은 구도이지만 지난 2분기에는 상위권 경쟁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봤다"며 "기세를 3분기에도 이어나가면 순위와는 별개로 과거 대비 나아진 기업금융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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