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낮춘 바이오시밀러 '지각변동']LG화학, 신약 보조 캐시카우 역할…'항암' 라인업 확장 전략바이오시밀러도 '성장호르몬·당뇨·백신' 잇는 사업으로 육성, 전체 바이오 매출 10% 기여
임정요 기자공개 2024-07-10 10:16:24
[편집자주]
많은 산업이 그렇듯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도 모방에서 탄생했다. 바이오 신약개발 성과에 앞서 바이오시밀러의 부흥이 먼저 있었다. 특허 만료된 오리지널과 동등성을 입증한 시밀러는 개발도 용이할 뿐 아니라 사회적 의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대체제로 환영받는다. 제약사바이오 입장에선 신약개발에 본격 뛰어들기 전 중간 도약대로도 활용한다. 최근 주요국에서 시밀러 허가 심사 기준을 완화하는 움직임까지 추진되면서 시장 판이 더 커지고 있다. 한국 제약바이오 시장은 이를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9일 08: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의 바이오 사업 주체인 '생명과학 부문'은 신약 성공 시점까지 공백을 메워줄 매출창구로 호르몬제, 당뇨, 백신 그리고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키우고 있다. 이 가운데 바이오 시밀러는 가장 기대되는 캐시카우다.현재까지 두 가지 바이오시밀러의 상업화에 성공했고 앞으로는 자가면역질환이 아닌 항암 분야로 특정해서 시밀러 R&D를 이어갈 계획이다. 경쟁사와의 차별점은 가장 큰 시장인 북미와 유럽에 관심이 없다는 점에 있다.
LG화학의 핵심 투자처는 무엇보다 신약인 만큼 대형 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는 가급적 지양하겠다는 의지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어디까지나 빠른 매출을 내기 위한 '보조' 역할일 뿐인 셈이다.
◇휴미라 시밀러 국내 허가, 대웅제약 파트너사
LG화학 생명과학 부문의 전신은 2002년 설립된 LG생명과학이다. 2017년 1월 1일부로 LG화학에 흡수합병됐다. 합병되기 전인 2010년부터 대사질환, 바이오의약품, 백신을 3대 육성사업으로 선정해 집중했다.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2014년부터 일본 모치다제약과 공동으로 시밀러를 개발하는 전략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R&D 성과는 합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속속 나오기 시작했다. 2018년 일본과 국내에서 자가면역질환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의 바이오시밀러 '유셉트'가 출시됐다. 이어 2021년 일본에서 류머티스관절염 치료제 휴미라의 시밀러 '젤렌카'를 출시했고 올해 국내 출시까지 완료했다. '젤렌카'는 이달 1일부터 대웅제약이 판매를 시작했다. LG화학의 두번째 시밀러 제품이다.
엔브렐 시밀러의 경우 일본시장에서 퍼스트시밀러로 출시해 오리지널 엔브렐을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막강한 경쟁력을 확보했다. 휴미라 시밀러는 일본시장에서 세번째 바이오시밀러로 출시했고 아직 오리지널 점유율이 절대적이다. 시밀러들은 대동소이한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두개의 시밀러 제품은 LG화학 생명과학 부문 매출 10%가량을 낸다. 적잖은 기여가 있는 셈이다. LG화학 생명과학 부문 작년 매출은 전년대비 32.8% 증가한 1조1280억원이었다. 올 1분기 매출은 2723억원으로 전년도의 4분의 1을 이미 달성했다. 올해도 무난히 매출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신약이 최우선, 앞으로는 '항암'에 집중
LG화학은 시밀러 사업을 성장호르몬, 당뇨, 백신사업을 잇는 캐시카우사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자체 개발 중인 항암신약과 연계 가능한 부분이 있다면 항암 분야 시밀러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직 구체화된 내용은 없다. 다만 자가면역시밀러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LG화학은 2023년부터 2027년까지 바이오사업 R&D에 총 2조원 규모를 투자하고 2030년까지 항암, 대사질환 분야에서 4개 이상의 신약을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을 선언한 바 있다.
당뇨, 백신, 성장호르몬, 항암제 등 기존사업에서의 매출 확대를 통해 2027년 2조원 매출을 달성하고, 현재 개발 중인 신약의 판매가 본격화되는 2030년 이후에는 매년 수천억원의 매출 성장을 창출해 나갈 거라고 말했다.
주요 신약 과제로는 통풍 대상 티굴릭소스타트 3상, 두경부암 대상 파이클라투주맙 3상, 올해 1상에 진입한 면역항암제 LB-LR1109, 전임상 단계 세포치료제 등이 있다. 주요과제들의 해외임상이 본격화되면서 투자비가 많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지금 개발 중인 신약들이 빨라야 2028년 상업화이며 그전까지 매출과 수익성을 올리기 위해 기존사업의 꾸준한 성장이 필요하다"며 "바이오시밀러는 매출 확대를 이끌 주요 사업 중 하나"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