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 데브시스터즈 주식 왜 팔았을까 지분 유동화로 100억 마련, 유동성 갈증 해소…2대주주 지위는 유지
황선중 기자공개 2024-07-11 08:07:37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9일 08: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컴투스가 무려 14년 보유하던 데브시스터즈 주식을 유동화해 100억원 넘는 현금을 마련했다. 최근 데브시스터즈 주가 급등에 발맞춰 차익실현한 것으로 보이지만 유동성에 대한 갈증 역시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컴투스, 데브시스터즈 주식 유동화
컴투스는 8일 데브시스터즈 보통주 도합 17만3904주를 장내매도했다고 공시했다. 구체적으로 지난 1일에 17만3704주, 이튿날인 2일에 200주를 각각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처분단가는 주당 6만2441원이었다. 컴투스는 데브시스터즈 주식을 팔아 현금 108억5874만원을 수중에 넣은 셈이다.
컴투스는 2010년 신생 게임사였던 데브시스터즈에 10억원을 투자해 지분 20%를 확보한 이래 14년째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2013년과 2014년에 한 차례씩 처분했던 것이 전부였다. 특히 데브시스터즈 주가가 무려 20만원 가까이 치솟았던 2021년 하반기에도 컴투스는 데브시스터즈 주식을 유동화하지 않았다.
오히려 2018년에 46억원어치, 2021년에 278억원어치 데브시스터즈 주식을 매입하며 지분을 늘렸던 것이 컴투스였다. 그만큼 지난 3월 말 기준 데브시스터즈 최대주주인 이지훈 창업주(18.41%)와 컴투스(13.89%) 사이 지배력 격차는 4.52%포인트에 불과했다. 그런 컴투스가 2014년 이후 10년 만에 데브시스터즈 주식을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현금 108억원 어디에 쓸까
컴투스는 현재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지만 반대로 여유로운 상황이라 단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컴투스의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을 살펴보면 지난해 1분기까지는 3350억원에 달했지만 올해 1분기 1844억원까지 줄었다. 불과 1년 사이 44.9% 감소했다. 총자산 대비 현금성자산 비중은 22.2%에서 13.2%가 됐다.
앞으로 현금을 투할 일들도 있다. 하반기 신작 3종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구체적으로 <스타시드:아스니아 트리거 글로벌>,
주주환원정책을 구사할 공산도 크다. 컴투스는 지난해부터 3개년 주주환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주주환원정책 일환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주당 배당금은 1300원, 배당총액은 148억원이었다. 올해 중간배당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데브시스터즈 주식을 유동화했다는 해석도 배제할 수는 없는 셈이다.
◇여전히 데브시스터즈 2대주주 '굳건'
때마침 최근 데브시스터즈 주가도 역동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신작 모바일게임 <쿠키런:모험의 탑>이 초기 흥행에 성공하면서다. 출시 열흘도 지나지 않아 누적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인 북미에서까지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데브시스터즈 주가는 연초까지 3만원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쿠키런:모험의 탑> 흥행 기대감이 커지면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게임이 출시됐던 지난달 26일에는 상한가에 가까운 상승세로 무려 7만5700원까지 치솟았다. 최근에는 차익실현 물량이 나오면서 5만원대로 밀려났다. 컴투스는 어깨 정도 가격에서 주식을 처분한 셈이다.
그렇지만 데브시스터즈에 대한 컴투스의 영향력은 여전할 전망이다. 이번 장내매도로 데브시스터즈에 대한 지분은 13.89%에서 12.43%로 떨어지긴 했지만 2대주주 지위는 계속해서 유지하기 때문이다. 3대주주인 김종흔 전 공동대표 지분은 4.01%로 컴투스와는 꽤 차이가 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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