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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desk]우투증권 부활의 마지막 퍼즐 '탈은행화'

양정우 자본시장부 차장공개 2024-07-12 13:28:47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0일 07: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증권사 빅픽처를 그릴 때만 해도 진정성은 인정하나 실현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종합금융의 증권사 인수에 이어 키맨들 스카우트까지 몰아치자 세간의 시각은 뒤바뀌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부활의 파장은 느슨해진 증권업계에 긴장감을 주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금융당국 규제 한도까지 2조원 이상의 투자를 소화할 수 있다. 계열 증권사에 추가로 출자할 여력이 충분하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3조원)을 얻고자 진땀을 빼는 증권사를 떠올리면 금융그룹의 계열사인 건 확실하게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배경이다.

새롭게 출범할 우투증권이 조직 구성과 인프라 구축에서 예상밖의 성과를 내고 있지만 메이저 증권사로 도약하려면 유념해야 할 대목도 있다. 무엇보다 금융그룹의 자회사라는 축복은 오히려 드라마틱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양날의 검이라는 점이다.

상업은행이 투자은행(Investment Bank)을 인수하거나 사업을 벌여 성공한 사례는 세계적으로 많지 않다. 은행과 증권(IB)의 업태가 정반대 속성을 갖기에 은행원과 증권맨의 업무적 DNA가 다른 탓이다. 하지만 국내 금융지주는 은행을 모태로 형성됐고 증권사를 거느린 구조가 대부분이다.

그룹 지배구조상 은행과 증권사는 모두 지주사의 계열사일 뿐이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은행 출신이 지주사의 핵심 라인에 있고 인력과 실적의 규모도 은행이 월등하다. 은행의 입김이 강한 지주사가 계열사의 경영에 관여할 수 있는 건 물론 아직까지 자회사의 요직에 은행 출신이 배치되기도 한다. 기싸움을 떠나 자리가 걸린 문제다. 결국 그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적나라한 불만이 금융지주 계열에서 여전한 이유다.

금융그룹 증권사 가운데 최상위 하우스는 독자적 아이덴티티를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에서 맹활약하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대표적이다. NH증권의 사장 인선에서 농협중앙회발 잡음이 나온 것도 지주사와의 갈등은 아니지만 증권업 고유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시도로 이해된다.

만일 이들 증권사에 금융그룹이라는 막강한 뒷배가 없었다면 국내 자본시장에서 매년 선두권에 오르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그룹 활용법을 폭넓게 고민하면서도 의사결정 체제와 보상 체계, 영업 전략은 외부 간섭이 최소화된 증권사 본연의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우투증권에 합류한 키맨마다 우리금융그룹 계열사라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면서 은행의 사실상 자회사라는 성토를 듣는 증권사와 다른 길을 갈 것으로 믿고 있다. 어설프게 흉내만 내려는 게 아니라면 출발선에서부터 제대로 짚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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