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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다윗을 찾아서]'조선미녀' 구다이글로벌, 과감한 M&A로 퀀텀점프①외부투자 유치 없이 창업주 지배력 유지, 빠른 의사결정으로 사업 확장 '드라이브'

서지민 기자공개 2024-07-15 10:43:13

[편집자주]

화장품 업계에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재현되고 있다. 양치기 소년 다윗이 거인 골리앗을 '차돌' 하나로 쓰러트린 것처럼 작은 인디 브랜드가 대기업들을 제치고 화장품 수출 시장을 이끄는 모양새다. 역직구 플랫폼을 이용해 해외 시장을 먼저 공략하는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더벨은 'K-뷰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중소형 화장품 기업들의 면면을 살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1일 0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1년 117억원, 2022년 413억원, 2023년 1396억원. '아마존 1위 선크림'으로 유명한 조선미녀 브랜드 운영사 구다이글로벌의 놀라운 매출액 추이다. 창업주의 확고한 지배력과 이에 기반한 과감한 의사결정이 구다이글로벌의 퀀텀점프를 가능하게 했다는 평가다.

◇2019년 유통사에서 브랜드사로 체질개선…안정적 지배력 유지 최우선시

2016년 설립된 구다이글로벌은 유통사에서 브랜드사로 거듭나면서 본격적인 성장기를 맞이했다. 설립 초기 구다이글로벌의 사업모델은 브랜드사의 상품을 사입해 B2C 유통사에 공급하는 총판 역할이었다.

2019년 독점으로 중국에 유통하던 조선미녀 브랜드를 아예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체질개선이 이뤄졌다. 조선미녀는 미주 시장을 타깃으로 브랜드를 재정비하고 숏폼 플랫폼 위주로 적극적 마케팅을 진행하며 2022년 매출액 320억원의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를 통해 인디브랜드의 가능성을 본 구다이글로벌은 2022년 초 인도네시아 인플루언서가 론칭한 브랜드 하우스오브허(House of Hur)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브랜드사로서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

과감한 사업 전환의 이면에는 창업주 천주혁 대표의 안정적 지배력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2023년 말 기준 천 대표와 그의 아내가 구다이글로벌 지분 100%를 갖고 있다. 회사 설립 후 외부 투자 유치없이 기업을 운영한 결과다.

불필요한 지분 희석을 막아 확고한 지배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의지로 풀이된다. 투자자들의 압박없이 대표가 주체가 되어 회사의 방향성을 일관적으로 이어가는 전략이다. 조선미녀 인수 후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도 투자 유치 없이 대출을 활용해 2021년 부채비율이 368%까지 치솟기도 했다.

의사결정의 능동성을 중시하는 성향은 구다이글로벌의 이사회 구성에도 나타난다. 설립 후 2024년 3월까지 7년 간 대표이사 외 1명의 사내이사만 두면서 대표에게 모든 권한을 부여했다.

이사가 1명 또는 2명인 경우에는 이사회가 구성되지 않아 대표이사가 이사회 기능을 대체하게 된다. 공동 창업자인 이수민 구다이글로벌 본부장이 2017년부터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23년 매출액이 500억원을 넘겨 외감법 적용 대상이 되면서 최근 처음으로 이사회를 구성했다. 상법상 재무제표의 승인은 이사회의 결의가 필요해 대표가 이사회를 갈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사회 성립 요건을 맞추기 위해 올해 3월 이해용 사내이사를 선임했다.

◇자산총계 넘는 대형 M&A 추진, 인수자금 마련 방안 '눈길'

최근 천 대표는 안정적 지배구조 아래 더욱 과감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 올해에만 2 개의 인수합병을 진행했다. 5월 티르티르 경영권을 1500억원에 사들였고 지난달에는 라카코스메틱스 지분 88%를 425억원에 인수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인디브랜드 매물을 지속적으로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스킨1004' 브랜드를 운영하는 크레이버코퍼레이션 경영권 매각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적극적으로 M&A 시장에 참전한 구다이글로벌이 외부 투자를 유치하지 않는 기조를 유지하면서 어떻게 자금을 마련할지 이목이 쏠린다. 자체 현금과 인수금융을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한 가운데 재무건전성을 유지해내는 것이 관건이다.


2023년 말 기준 구다이글로벌이 보유한 현금성자산 규모는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해 총 183억원이다. 영업활동으로만 436억원의 현금이 유입되며 1년만에 130억원의 현금을 쌓을 수 있었다. 총차입금이 208억원, 부채비율은 77.3%에 불과해 차입금 조달여력이 있다.

다만 우려가 제기되는 지점은 최근 발표한 딜들이 구다이글로벌의 자산총계를 넘는 대형M&A라는 점이다. 이미 발표된 두 건의 인수에 투입되는 자금만 1900억원이 넘는다. 2023년 말 기준 구다이글로벌의 자산총계와 총부채는 각각 1154억원, 503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을 필두로 미주 및 유럽 시장에서 K뷰티 성장성이 크다"며 "구다이글로벌은 조선미녀를 성공시킨 자신감을 바탕으로 인디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인수해 키워나가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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