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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커버리지 지도]중소형사의 '반란' KR증권, 한전 발행물량 '독식'총 발행량 2.8조 중 21% 확보…'부국·한양' 등 중소형 하우스 두각

양정우 기자공개 2024-07-23 13:41:51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9일 10: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소형 증권사인 KR투자증권이 한국전력공사 산하 발전공기업 회사채(SB) 발행에서 최고 인수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3년 연간 실적 1위를 차지하더니 2024년 상반기에도 선두에 오르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KR증권은 대형 증권사의 인수 선호도가 떨어지기 시작한 2020년부터 공격적 영업에 뛰어들었다. 경쟁 강도가 극심한 커버리지 시장에서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한 셈이다. 부국증권과 한양증권이 나란히 2~3위로 도약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KR증권 커버리지 '발전공기업 올인'…1위 고수, 틈새시장 공략 통했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동서발전 등 국내 주요 발전공기업은 2024년 상반기 총 2조82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총 조달액은 전년(2조3700억원)보다 45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발전공기업 대부분은 기발행 회사채의 차환에 나서고자 발행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도 한전채 만기 도래 물량이 12조원 대에 달해 발행 릴레이를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분기 한전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발행 급증에 대한 우려감은 크지 않다.

한전 산하 발전공기업과 굳건한 파트너십을 드러낸 증권사는 KR증권이다. 총 6000억원을 확보하면서 전체 발행 물량 중에서 차지한 인수 비중이 21.28%에 달하는 것도 눈에 띈다. 지난해 10.28%, 2022년 4.43%와 비교하면 영향력이 매년 드라마틱하게 커지고 있다.

KR증권은 지난 수년 간 발전공기업 회사채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행보를 보였다. 선물회사였던 이 증권사는 2018년 이인혁 대표이사가 최대주주로 등극하면서 IB 업무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비즈니스 구조를 대대적으로 재편하면서 야심차게 첫 타깃으로 삼은 게 바로 발전공기업 회사채였다. 2020년 한국동서발전과 한국중부발전의 회사채 발행에 각각 100억원씩 인수단으로 참여한 게 트랙레코드의 시작이었다.

그 뒤 발전공기업 회사채 인수 실적은 2020년 200억원에서 2021년 500억원, 2022년 1700억원으로 빠르게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뿐 아니라 2023년 상반기에도 2500억원을 인수하면서 가장 많은 실적을 쌓았었다. KR증권의 다른 회사채 실적을 감안할 때 현재 발전공기업 커버리지에 '올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국·한양증권 나란히 '약진'…대형사 기피 여전, 중소형사 사업 기회

그간 발전공기업의 커버리지 지형은 크게 바뀌는 모습을 보였다. 과거엔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등 대형사가 선두권에 이름을 올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대형 증권사는 주관과 인수 업무를 기피하는 경향이 짙다. 무엇보다 높은 금리를 책정하기 어려운 탓이다. 일괄신고 제도를 도입해 수요예측을 거치지 않고 발행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런 흐름은 중소형사 입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일 수밖에 없다.

독보적으로 활약하고 있는 KR증권뿐 아니라 부국증권과 한양증권 등 다른 하우스의 선전도 두드러졌다. 부국증권은 총 2400억원의 실적을 확보해 인수 순위 2위를 차지했고 한양증권도 총 2200억원을 쌓은 덕분에 3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발전공기업 회사채 시장은 앞으로도 중소형사의 격전지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현대차증권과 케이프투자증권, DB금융투자, 흥국증권 등도 1000억원 이상의 인수 실적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형사 입장에서 발전공기업 회사채의 인수 매력이 아예 사라진 건 아니다. ESG 채권시장을 공략하려는 하우스의 경우 연간 트랙레코드의 볼륨을 유지하는 데 주효한 이슈어다. 발전공기업은 국내에서 ESG 채권을 가장 많이 발행하는 기업집단(2022년 2조100억원)이다.

◇증권사 커버리지 지도,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데이터 조사 대상은 SK그룹, LG그룹, 롯데그룹, 한화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미래에셋그룹, HD현대그룹, CJ그룹, 신세계그룹, 한진그룹, 발전 공기업, 4대 금융지주사 등 회사채 발행 상위 12개 집단입니다. 해당 집단에 포함된 계열사들이 2024년 1월부터 2024년 6월 말까지 발행한 회사채에 대해 증권사별 인수금액을 조사했습니다. 캐피탈·카드채 등 여전채는 유통구조가 상이해 IB 업무를 트레이딩 부서에서 전담하는 경우도 많아 증권사의 커버리지 변별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고려해 제외했습니다. 주관사의 경우 계열 증권사가 배제되고 일부 대형 증권사에만 해당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인수금액만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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