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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작사' 세우는 코오롱인더, 영구채 카드 '묘수' 사모방식 2500억 시도, 대형사 주관…JV 현물출자 위한 유동성 확보 차원

양정우 기자공개 2024-09-05 07:07:32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2일 07:0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합작사(JV) 설립에 한창인 코오롱인더스트리가 2500억원 규모의 사모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한다. 무엇보다 JV 현물출자를 위한 차입 상환 자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재무구조 개선까지 확보할 수 있는 카드로 여겨진다.

이 기업이 JV를 설립하려는 배경에도 재무건전성 강화의 취지가 자리잡고 있다. 적자가 누적된 필름 사업을 정리하면서 실적을 비롯한 재무제표상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그 대신 신성장동력으로 키워온 아라미드 펄프 사업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코오롱인더, 대규모 사모 영구채 추진…JV에 PET필름 사업 현물출자

IB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최근 2500억원 규모의 사모 영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발행 업무를 주관하는 증권사로는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커버리지 선두권에 위치한 하우스가 모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근래 들어 부채자본시장(DCM)엔 사모 영구채 발행이 줄을 잇고 있다. 이 대열에 코오롱인더스트리가 합류한 건 JV 설립에 힘을 싣기 위한 행보로 파악된다. 폴리에스터(PET)필름 사업을 떼어내 SK마이크로웍스와 함께 JV을 설립하기로 했고 코오롱인더스트리가 JV의 지분 18%, SK 마이크로웍스가 82%가 보유하기로 했다. SK마이크로웍스는 한앤컴퍼니가 SKC의 PET필름 사업 부문을 1조6000억원에 인수해 설립한 회사다.

증권사 한 임원은 "코오롱인더스트리는 JV의 지분을 확보하고자 현물출자(김천1공장 PET필름 부문, 울산 소재 자회사 KF&T 등 평가가치는 약 1296억원)를 단행한다"며 "이 출자 대상이 과거 차입에 나설 때 담보로 활용됐던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현물출자에 나서려면 담보 해제를 위한 차입 상환이 필요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재무구조 개선에 공을 들여왔기에 차입 상환에 보유 현금을 쓰기보다 시장성 조달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조달 루트는 현재 회사 여건과 재무 전략에 가장 적합한 사모 영구채 발행이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해 이미 사모 영구채를 한 차례 발행했었다. 부채비율이 2022년 말 119.7%에서 2023년 말 104.9%로 하락하는 데 한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영구채는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면 자본적정성을 관리하는 데 최상의 조달 카드다. 유상증자와 달리 최대주주의 지분율 이슈가 없으면서도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된다. 수요만 충분하다면 조달비용 측면에서 유증의 자본비용보다 합리적일 수 있다. 이번 코오롱인더스트리처럼 영구채 발행으로 차입금을 상환한다면 재무안정성의 척도인 부채비율이 큰 폭으로 개선될 여지가 있다.


◇적자 누적 PET필름 사업, JV 설립 카드…신용등급 'A0', 타이트한 재무건전성 관리

코오롱인더스트리가 JV 설립에 나서는 것도 재무구조와 실적을 개선하기 위한 시도다. 그간 부진을 겪은 PET필름 사업을 떼어내는 대신 JV 지분(18%)을 확보할 경우 더이상 적자 비즈니스가 전체 실적에 미치는 타격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

JV가 설립을 완료하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해당 지분을 계약조건에 따라 금융자산으로 분류할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PET필름 사업은 회계상 전체 실적에 직접 산입되지 않는다. 다만 금융자산으로서 간접적으로 재무제표에 영향을 준다. PET필름 사업이 속한 필름·전자재료 사업부는 지난 2022년~2023년 동안 총 1573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2840억원, 영업이익 59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규모는 전년보다 0.3% 줄었고 영업이익은 21.4% 감소했다. 글로벌 해상운임 상승과 고금리 장기화 등 비우호적 사업 환경이 유지되고 있다. 대다수 사업부문의 이익이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다만 그간 주력해온 아라미드 펄프 사업이 점차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모 영구채 카드를 활용해 재무 지표를 타이트하게 관리해왔으나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 재무건전성이 약화될 수 있다. 볼륨이 확대된 영구채의 이자 부담을 향후 어떤 식으로 소화할지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IB업계에서는 발행 금리로 연 6% 안팎이 책정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신용등급은 'A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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