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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그룹, 협업과 교류의 미래전략]현지화 덕 봤지만…신한금융, MOU·지분투자 눈돌리는 이유금융당국 규제 완화, 해외 진출길 열어…현지화보다 수월한 공략 기대

김보겸 기자공개 2024-07-24 12:56:19

[편집자주]

양적 성장 한계에 다다른 금융그룹이 찾은 돌파구는 협력이다. 다양한 주체들과 합종연횡을 통해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줄어드는 금융인구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로 나가는가 하면 디지털을 통해 효율화를 꾀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국내 금융그룹의 MOU 체결 등 협력 사례를 통해 미래경영 전략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2일 09: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그룹을 해외사업 강자로 만든 건 베트남 시장에서의 현지화 전략이다. 한국과 꽤 닮아 있는 베트남에서 현지 직원들이 현지 고객들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

현지화로 해외사업 부문 선두에 선 신한금융은 MOU와 지분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지화에 투입하는 자원이 만만치 않을 뿐더러 문화적 간극 줄이기까지 품이 많이 드는 탓이다.

신한금융은 해외사업 이익이 두 번째로 높은 일본에선 MOU로 한국의 뱅킹IT 기술을 일본에 이식한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금융당국이 국내 금융그룹이 지분투자로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뒤에는 제3의 길도 모색하고 있다. 국내 금융사 최초로 인도 학자금 대출 1위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에 나서면서다.

◇지주 총 순이익 5%, 현지화 성공한 베트남서 창출

올해 1분기 신한금융 해외사업의 순수익은 지주 전체의 16.30%에 달한다. 지난해 1분기 11%에서 10% 중반대로 대폭 상승했다. 글로벌 최다 점포를 보유하며 막대한 네트워크를 자랑하는 하나금융지주(17%)와는 불과 1%p 차이다. 신한금융은 장기적으로 해외사업의 순이익 비중을 3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해외부문 호실적을 이끈 곳은 베트남 시장이다. 신한은행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해 2328억원 규모 순이익을 창출했다. 이는 신한은행 순이익의 42.4%에 해당하며, 지주 전체 순이익의 5%를 책임지는 수준이다.


베트남 시장이 신한금융의 제2의 안방으로 거듭난 건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의 결과다. 신한금융은 합작법인과 M&A로 베트남 시장에 녹아들었다. 1993년 국내 금융사 최초로 베트남 현지 베트콤은행과 합작해 신한베트남은행의 전신인 베트남 퍼스트 비나은행을 출범시켰다. 2011년에는 신한은행이 신한베트남은행 지분을 100% 확보해 완전 자회사화했다.

문화적 차이로 베트남 시장에서 부진했던 외국계 은행의 사업부문을 통째로 인수함으로써 현지화에 속도를 냈다. 2017년 호주계 ANZ은행이 베트남 시장에서 리테일 사업을 철수하자 이를 바로 인수하면서다.

기존 전략 외에도 신한금융은 현지 기업에 대한 전략적 지분투자와 MOU를 진행 중이다. 베트남 현지 디지털 금융 사업을 확대하려면 베트남판 카카오톡(잘로) 등 현지인들에게 익숙한 플랫폼을 이용하는 편이 효과적이라서다. 특히 베트남 쿠팡이라 불리는 '티키'에 전략적으로 지분을 투자한 건 그 해 베트남 최고의 M&A 거래 중 하나로 거론되기도 했다.

베트남 금융의 디지털화에 기여하겠다는 신한금융의 MOU 전략은 성공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신한금융은 베트남 1위 전자지갑 플랫폼인 '모모'와 신용대출과 해외송금 사업을 협업했다. 현재는 월간 약 45만명이 베트남 현지 모바일뱅킹을 사용하고 있다.

◇현지화만 답 아니다...MOU·지분투자 눈돌리는 이유

다만 베트남 시장에서의 성공공식을 다른 지역에서 똑같이 쓰기는 부담이다. 베트남에서 현지화가 통한 이유는 정서적으로 근면성실하며 학구열이 높다는 등 금융소비자 성향 등이 한국과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현지화가 일정 수준 진행된 일본에서는 MOU를 통해 디지털 금융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영업점을 늘리는 대신 10개 수준으로 최소화하는 대신 ICT 자회사를 설립해 일본 금융그룹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급하는 등 한국의 뱅킹IT를 일본에 이식하는 식으로 디지털 위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5월에는 SBJ은행의 ICT 자회사인 SBJ DNX가 일본에서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쿄 키라보시 금융그룹과 금융 디지털·ICT 사업 확대 MOU를 맺었다. 양사는 공동으로 리테일과 디지털 사업 전략을 수립하고 신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이익을 벌어들이는 제3의 안방을 지분투자로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이 전략적 지분투자로 진출을 노리는 시장은 인도다. 올해 4월 신한은행은 인도 학자금 대출 1위 기업인 크레딜라 지분 10% 투자에 나섰다.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국내 금융산업의 지분투자를 통한 글로벌 진출을 돕겠다며 제도적 절차를 완화한 데 힘입은 결과다.

품이 많이 드는 현지화 전략 이외의 방법도 모색하는 모양새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베트남 시장을 넓히려 시행해 온 현지화 전략이 정답처럼 여겨졌지만 진행하는 과정에서 문화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라며 "향후 새로운 글로벌 시장 진출 시 현지화 전략뿐만 아니라 최근 인도 지분투자 사례와 같이 다양한 진출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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