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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증권신고서 분석]열매컴퍼니, 선매입 방식 고수…회수율 자신감⑧총 공동구매액 442억 중 72% 엑시트, 평균 매각 수익률 15.7%

서은내 기자공개 2024-07-29 09:20:07

[편집자주]

미술품의 공동구매, 즉 조각투자가 자본시장법 하의 제도권 영역으로 흡수되기 시작하면서 점차 수치화된 미술품의 거래 정보들이 증권신고서를 통해 공개되기 시작했다. 투자계약증권이라는 이름의 미술품 투자는 이제 막 걸음마를 떼는 단계다. 더벨은 해당 시장을 선점해 나가는 주요 3사들의 핵심 노하우와 기초자산 평가 방식, 투자 리스크와 실적 등에 대해 이들이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바탕으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5일 0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술품 투자계약증권 발행의 성패는 수익 실현에 달려있다. 각 발행사들의 과거 공동구매 사업 회수율과 수익률은 수익 실현 역량을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트렉레코드다. 제도화된 미술품 투자계약증권 발행은 올해부터 시작됐으나 그 이전부터도 조각투자회사들은 미술품 공동구매 사업을 전개해왔다.

기본적인 프로세스는 기존 공동구매나 투자계약증권이나 비슷하다. 여러 투자자들이 함께 자금을 모아 그림을 구매하고 향후 그림을 매각해 수익을 배당하는 모델이다. 결국 얼마나 좋은 가격에 작품을 사서 높은 가격으로 작품을 팔 수 있는지가 높은 수익률을 결정짓는 근간이 된다.

때문에 투자계약증권 청약을 고려하는 투자자라면 발행을 앞둔 해당 증권 자체의 평가도 중요하지만 발행사의 과거 배당 이력을 확인하는 것은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다. 각사별 과거 작품 매매 이력이 증권신고서에 기재돼있다. 공동구매를 진행한 작품들 중 엑시트에 성공한 작품과, 아직 청산되지 않은 작품들의 취득가 정보가 세세히 공개돼있다.

열매컴퍼니가 공동구매를 진행했던 야요이 쿠사마의 The Cosmos NHHN.

◇ 금액기준 회수율 72%, 평균 매각 수익률 15.7%

미술품 투자계약증권 발행 3사 과거 배당 이력을 분석한 결과 현재까지(2024년 5월 말 기준) 회수율이 가장 높은 곳은 열매컴퍼니인 것으로 나타났다. 열매컴퍼니는 2018년 10월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투자계약증권을 포함 총 177회의 미술품 공동구매를 진행했다. 그 중 133건은 자산 매각과 투자자들에 대한 배당이 완료된 상태다. 나머지 44건은 아직 사업이 종결되지 않았다.

전체 사업 중 수익 실현이 완료된 부분, 즉 건수 기준 회수율은 75%다. 금액을 기준으로 하면 그동안의 공동구매 총액(투자계약증권은 모집액)은 442억원이며 그 중 317억원, 약 72%가 회수된 것으로 계산된다. 또 회수된 사업들의 공동구매 합산액과 매각금액 합산액을 비교해보면 평균 수익률은 약 15.7%다.

열매컴퍼니가 공동구매를 진행했던 문형태 작가의 Diamond.

금액 규모가 가장 컸던 거래는 2021년 7월 공동구매금액(취득액)이 16억원이었던 야요이 쿠사마의 <The Cosmos NHHN> 작품이다. 해당 작품은 2022년 3월 17억6000만원에 매각돼 1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회수된 시점은 한창 국내 미술시장이 호황기를 누리던 때였다. 회수에 걸린 기간은 265일(약 8개월)이었다.

매각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거래는 2021년 7월 300만원이 모집된 문형태 작가의 <Diamond> 작품이다. 두달이 채 안된 시점에 해당 작품은 2100만원에 매각, 배당이 완료됐으며 수익률 600%를 기록한 사례다.

◇ 평균 보유 기간 463일, 미청산 분 보유 기간은 평균 707일

회수기간도 중요한 지표다. 회수가 완료된 작품들 133건의 평균 회수기간은 363일로 산출된다. 1년이 조금 안되는 기간이다. 배당이 완료된 건들은 모두 모집금액보다 높은 금액으로 매각이 된 것이다. 아직 배당이 되지 않은 작품들은 모집액보다 높은 가격대로 매각할 수 없기 때문에 아직 회수가 안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직 회수되지 않은 작품은 44건이 있으며 해당 건들의 사업기간은 2023년 5월 기준 평균 707일 수준이다. 2년이 조금 안되는 기간이다. 회수 완료된 작품들의 평균 회수기간보다 긴 것을 알 수 있다. 적기를 만나지 못해 아직 회수되지 못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가장 오랜기간 회수되지 않고 있는 작품은 아야코 록카쿠의 <[Guerrilla Open] Untitled Arp 17-034>이며 3억5000만원에 모집된 후 913일이 지난 건이다. 회수된 것과 안된 것을 모두 합쳐 현재까지 진행한 전체 공동구매 작품의 보유 기간은 평균 463일로 집계된다.

열매컴퍼니가 가장 높은 회수율을 유지하면서 고수해온 사업상 원칙은 선매입이다.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자금을 기반으로 작품을 매입하는 형태가 아닌, 기존에 먼저 회사가 자금을 투입해 매입하고 나서, 해당 작품을 기반으로 공동사업을 시작하는 형태라는 점이다. 보다 안정적인 사업 체계를 갖췄다고도 볼 수 있다.

열매컴퍼니 관계자는 "제도권에 조각투자 사업이 들어가기 전부터 열매컴퍼니는 계속해서 미리 작품을 사둔 후 10%는 자기자본 투자를 하고 나머지는 투자자를 받아 엑시트하는 구조를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조각투자회사들은 투자계약증권 수익 실현 기간으로 3년 혹은 5년을 기준으로 두고 있다. 열매컴퍼니의 경우 3년을 기준으로 하며 만약 3년이 지났음에도 매각이 어려운 상황일 경우를 가정해 투자자 총회를 열고 2년을 연장할 수 있는 3+2 규칙을 두고 있다.
열매컴퍼니가 매입 작품을 보관하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수장고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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