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그룹 시총 리뷰]지주사 공개매수로 '반전' 이룬 한솔로지스틱스?홀딩스, 로지스틱스 지분율 40%대로 확대…제지·케미칼 엇갈린 주가
김동현 기자공개 2024-07-25 08:18:13
[편집자주]
올 상반기 그룹별 시가총액 순위는 산업 변화에 따라 요동쳤다. 삼성전자를 보유한 삼성그룹은 부동의 1위를 지켰지만 반도체 업황 회복과 이차전지 캐즘,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확장 등 대내외 요인으로 SK그룹, LG그룹, 현대차그룹의 순위가 뒤바뀌기도 했다. 그룹을 떠받치는 핵심 계열사의 등락이 이러한 변화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룹 기업가치 상승에 함께 노력한 여러 계열사의 역할을 무시할 순 없다. 더벨이 그룹별 계열사의 상반기 기업가치 변화를 살펴보고 그 배경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3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솔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들어가며 대기업집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2013년 처음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진입한 뒤 6년간 그 위상을 유지하다 비효율자산 매각으로 2019년 잠시 벗어난 적이 있다. 이후 아이원스(현 한솔아이원스) 인수, 신사업 진출 등으로 자산총계가 5조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재진입했다.한솔그룹은 그룹 규모에 비해 상장사를 많이 보유 중이다. 국내 21개 계열사 중 절반에 가까운 10개사가 상장사다. 이 중 시가총액이 1조원 이상인 곳은 한솔케미칼(작년 말 2조5731억원) 하나뿐이며 기업가치가 1000억원 미만인 계열사가 4곳이나 된다.
올 상반기 가장 높은 시총 증가율을 기록한 계열사는 작년 말(12월28일) 시총이 680억원에 불과했던 한솔로지스틱스다. 이 회사는 지주사의 지분 공개매수 덕분에 상반기 막바지에 주가가 급등했다.
◇저점 찍은 한솔로지스틱스, 지주사 공개매수로 반전
한솔로지스틱스 시총은 올들어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룹 물류 물량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사업 성과를 내던 이 회사는 연초 글로벌 물류 대란을 일으킨 '홍해 사태'가 터지며 일시적으로 주가 급등을 이뤘다. 그러나 상승세 자체가 길진 않았고 1월 중순 시총 794억원을 찍고 주가가 하락했다.
물류 사업 외 눈에 띄는 신사업을 펼치지 않았던 만큼 시장에서 회사에 대한 기대감을 키울 요인이 많지 않았다. 주가 역시 반전의 기회를 찾지 못하고 올 4월 최저점(종가 2225원, 시총 617억원)을 찍었다. 최근 3년으로 기간을 넓혀봐도 한솔로지스틱스의 주가가 이때보다 내려간 적이 없다.
한솔로지스틱스가 반등을 이뤄 그룹 내 가장 높은 시총 증가율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지주사의 지원을 꼽을 수 있다. 한솔로지스틱스 주가가 저점에 머물러 있던 지난 5월 한솔홀딩스는 한솔로지스틱스 지분 공개매수에 나섰다. 발행주식 총수의 18.53%에 해당하는 520만주를 주당 3000원에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직전 3개월(2월21일~5월20일)의 가중산술평균주가(2408원)에 24.59% 할증된 금액으로 공개매수에 나서며 시장 내 한솔로지스틱스 관심도가 올라갔다. 한솔홀딩스가 공개매수신고서를 공시한 5월21일 한솔로지스틱스 주가는 13.52% 급등했으며 시총도 685억원에서 777억원으로 단번에 뛰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한솔로지스틱스 주가는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며 상반기 말(6월28일) 시총 880억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작년 말 시총 680억원에서 29.4% 불어난 수치다. 한솔로지스틱스 지분 공개매수에 나섰던 한솔홀딩스는 지분율을 21.37%에서 40.18%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어닝 서프라이즈' 한솔제지, 시총 증가 성공
한솔그룹의 양대축인 한솔제지와 한솔케미칼은 올 상반기에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그룹 본류라 할 수 있는 한솔제지는 1분기 깜짝 실적을 공개하며 상승 곡선을 그린 반면 그룹 시총 1위인 한솔케미칼은 전방산업인 반도체 산업의 불황 여파로 기업가치도 하락했다.
작년 말 2532억원 규모였던 한솔제지 시총은 올 상반기 말 2675억원으로 5.6% 증가했다. 1만~1만1000원 사이에 갇혀있던 한솔제지 주가는 지난 4월 1분기 실적이 공개되며 1만1000원선을 돌파했다. 당초 한솔제지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40억원 수준이었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추정치보다 41.5% 많은 340억원으로 나타났다.
실적 공개 당일 한솔제지 주가는 3.65%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시총 2500억원선 위로 다시 올라왔다. 이후 일부 등락이 있긴 했으나 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며 상반기 말 시총이 2675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었다.
그룹 내 유일하게 조단위 시총을 유지하고 있는 한솔케미칼은 반도체 시장의 회복 효과를 누리지 못하며 기업가치도 상승 반전을 이루지 못했다. 반도체 산업이 지난해 9월을 기점으로 불황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평가받지만 후방산업에 속한 한솔케미칼로 온기가 퍼지지 못했다. 시장에선 반도체 업체의 재고 축소 영향으로 한솔케미칼 실적이 2~3분기쯤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솔케미칼의 주력제품 중 하나인 과산화수소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세척용 화학제품에 들어간다.
작년 말 2조5731억원이었던 한솔케미칼 시총은 상반기 말 2조709억원까지 감소했다. 감소율은 19.5%다. 가장 큰 회사의 시총 감소는 그룹 전체 합산 시총도 끌어내렸다. 올 상반기 말 한솔그룹 합산 시총은 작년 말(3조7849억원) 대비 13.4% 줄어든 3조2784억원이었다. 한솔케미칼의 시총 감소분만큼 그룹 시총도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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