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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비전 MRO]미 함정 MRO 사활건 한화오션, 필승의 투자들④한화오션 출범과 동시에 MRO TFT 시동·미 필리 조선소 인수…글로벌 진출 발판

허인혜 기자공개 2024-07-31 08: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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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것은 없다'는 명제를 떠올리면 제조기업에게 애프터서비스(AS)는 필수 불가결인 사업이다. 특히 방산과 선박, 항공처럼 규모가 큰 제품들은 신품 구매만큼 유지·보수·정비(MRO)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투입 자금이 많다는 의미는 또 다른 노다지 시장이라는 뜻, 국내 중후장대 기업들이 MRO에 주목하는 이유다. 국내 대표 제조사부터 제조업을 투트랙으로 운영하는 타 업권의 기업까지 새로운 꿈으로 삼고 뛰어들고 있다. 더벨이 MRO 사업을 뉴 비전으로 낙점한 기업들의 현황과 성공 스토리를 살펴보고 전망을 제시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9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특수선 사업부는 (한화오션이) 한화그룹으로 편재된 후 시너지 효과가 가장 큰 분야다. 필리 조선소는 미국의 함정 신조 시장뿐 아니라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장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의 교두보 마련은 큰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달 열린 2분기 기업설명회에서 한화오션은 미국 진출과 필리 조선소 인수 효과를 이렇게 설명했다. 전문 투자자들은 한화오션의 필리 조선소 투자를 궁금해 했고 한화오션은 시간의 상당수를 인수에 대한 설명에 할애했다. 올해 상반기 한화오션의 대표적 투자이면서 미래 전략을 가늠하는 지표였다는 의미다.

필리 조선소 인수를 연 2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미 해군 함정 MRO 사업의 가교로 평가했다. 답변에서 보이듯 한화오션으로서는 '필승의 투자'였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필승의 투자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했을 때부터 시작됐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 인수를 준비하던 때부터 이미 MRO를 간판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비쳤다.

◇한화오션과 동시 출범한 MRO 조직, 글로벌 공조 '쾌속'

말뿐은 아니어서 한화그룹은 한화오션을 인수함과 동시에 MRO 전담 조직을 꾸렸다.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특수선과 MRO 부문에 몸담아온 전문인력들이 포진해 있다. 특수선 MRO사업 태스크포스팀(TFT)으로 불린다. 현재 약 20여명이 소속돼 있다.

조직은 김대식 특수선MRO사업TFT장 상무가 이끌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에서 특수선운영부와 특수선기획부 책임으로 일해오다 4월 통합법인 출범과 함께 조직개편이 이뤄지며 MRO 사업 TF장을 맡았다. 선박해양공학을 전공하고 실무에 몸담아온 전문가다. 조직의 규모도 점점 불어나고 있다고 한화오션 관계자는 설명했다.

MRO 전담 조직을 구축한 건 한화오션이 처음이다. 한화오션 MRO 사업은 유지와 보수, 교육훈련 등이 포함돼 있는데 세부 부문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수주와 사업 전략 구축과 기술연구 등도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건조된 선박은 잠수함과 수상함 등을 중심으로 창 정비, 성능개량 등을 지원한다. 신조를 수주하면 건조 단계부터 함정 전체의 생애주기를 관리하는 MRO 패키지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한화오션은 전했다. TF팀을 중심으로 올해만 다섯 건 이상의 굵직한 협업과 사업 수주 발판을 마련했다.

올해 1월 독일 가블러(Gabler) 잠수함 양강 마스트 분야 MRO 사업 기술협약(SFA)을 체결했다. 수주 국가와의 접점도 적극적으로 넓혔다. 2월 미 해군성 카를로스 델 토로 장관이 한화오션을 방문했고 5월에는 폴란드에서 인더스트리 데이를 열었다. 7월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맺으며 미 해군 함정 정비 수주전 참여 자격을 얻었다.
미국 필리 조선소 전경. 사진=한화오션

◇미 본토 함정 MRO '파란불' 켠 필리 조선소 인수

이중 가장 대표적인 성과가 필리 조선소 인수다.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조선소는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상업용 도크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분 100% 인수를 위해 한화시스템과 함께 1억달러(1380억원)를 투입했다.

향후 3년간 글로벌 함정 시장의 수주 잔고를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화오션 특수선 사업부 영업담당자는 컨퍼런스 콜을 통해 "필리 조선소는 1분기 기준으로 필리 조선소 3년치 일감인 18억달러의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어 2027년까지 수익성이 담보돼 있다"고 설명했다.

필리 조선소의 가장 큰 가치는 미국 연안무역법에 있다. 미국 내에서 운항하는 선박은 미국에서 건조돼야 한다는 법안이다. 따라서 미 해역에 있는 제2~제4함대는 본토에서 정비해야 하는데 현지 조선소 인수로 전력 유지보수 진출이 가능해졌다. 미국 함정시장 진출을 발판삼아 함정 MRO 수주에서도 우위를 점한다는 목표다. 미 해군 함정 MRO 사업은 연 규모만 20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밖에 운영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해외에서 보유한 조선소를 통해 많은 사업을 진행 중인데 우리도 필리 조선소를 매개로 미 함정 MRO 시장을 차지하는 데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호주 오스탈(Austal) 조선소 인수도 이어간다. 한화오션이 10억2000만 호주달러(약 9400억원)의 인수 제안을 한 뒤 실사 단계에서 잠시 계류 중이다. 오스탈은 미국과 호주, 베트남, 필리핀 등에 조선소를 운영 중이다. 신조 건조와 선박 유지보수 사업을 병행하는 사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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