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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비전 MRO]한화오션, 양대함정 수출 '유일무이 기록'의 여유⑤독일 하데베 누른 창 정비 수주로 신조·MRO까지…방산 강자 한화와 수상함도 '부활'

허인혜 기자공개 2024-08-01 08:10:43

[편집자주]

'영원한 것은 없다'는 명제를 떠올리면 제조기업에게 애프터서비스(AS)는 필수 불가결인 사업이다. 특히 방산과 선박, 항공처럼 규모가 큰 제품들은 신품 구매만큼 유지·보수·정비(MRO)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투입 자금이 많다는 의미는 또 다른 노다지 시장이라는 뜻, 국내 중후장대 기업들이 MRO에 주목하는 이유다. 국내 대표 제조사부터 제조업을 투트랙으로 운영하는 타 업권의 기업까지 새로운 꿈으로 삼고 뛰어들고 있다. 더벨이 MRO 사업을 뉴 비전으로 낙점한 기업들의 현황과 성공 스토리를 살펴보고 전망을 제시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30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오션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했다. 대대적인 선박 교체주기가 찾아오며 '슈퍼 사이클'이라고 불리는 최근이다. 경쟁사가 축포를 터트린 와중 아쉬운 성적표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화오션은 연간 흑자를 자신한다. 적자의 이유가 한화오션이 되기 전 어려웠던 영업환경과 저가 수주에 있다면 흑자전망의 배경도 분명해서다.

한화오션은 특히 특수선 분야의 약진을 전망했다. 상선 신조 건조에 기댔던 과거의 조선업과 특수선·해양플랜트까지 영토가 넓어진 지금의 조선업은 다르다는 각오다. '유일한 수상함·잠수함 동시 수출기업'의 이정표를 거쳐온 한화오션의 자신감이 남다르다. 잠수함과 수상함 제조 실적을 토대로 전방위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개진한다는 목표다.

◇창 정비로 인니 마음 뺏고 신조 건조·MRO까지

독일 하데베 조선소가 1990년대 만든 잠수함 209는 전세계 해군에게 팔리는 베스트셀러였다. 한화오션도 이 잠수정의 건조기술을 배웠는데 하데베는 핵심부품을 제공하고 조립을 주문했다. 설계도는 없었지만 부품을 내줬던 건 아시아 조선사가 기술을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한화오션은 부품을 분해해 설계도를 만드는 역설계에 성공해 209 건조 기술을 복사했다. 한화오션이 얼마나 빠르게 기술발달을 이뤘는 지를 보여주는 에피소드다.

인도네시아는 1985년 209를 도입해 창 정비를 제작사인 하데베에 맡기려 했다. 이때 한화오션이 도전장을 냈다. 한화오션은 하데베보다 더 싸게, 더 잘 정비해 인도네시아의 점수를 땄다. 함정을 분해해 정비하는 창 정비였는데 만족도가 높았다.

수주가 발판이 돼 2004년에는 함정 성능개선 업체로 선정한다. 성능개선은 함정을 단순 보수하는 것보다 훨씬 난이도가 높은 사업이다. 역시 만족을 표한 인도네시아는 2011년 한화오션을 잠수함 도입 업체로 선택한다. 당시 11억 달러, 한화로 1조2600억원 수준이었다.

특수선은 신조 건조와 MRO를 묶어 계약하는 패키지가 보편화돼 있는데 한화오션은 제자로서 배운 기술력으로 스승의 일감을 따내며 결국 잠수함 신조 수출이라는 성과까지 연결한 독특한 사례였다. MRO를 기반으로 늘어난 신조 건조 능력은 한화오션을 잠수함 명가로 키워낸다.
1800t급 이범석함. 사진=한화오션
국내에서는 초반에는 한화오션의 독주였고 1990년대부터는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으로 함께 경쟁구도를 그리며 발전한다. 잠수함 사업인 장보고-I,II,III 사업을 수행한 유일 방산업체다. 규모는 1200t급에서 3000t급까지 확대됐고 국산화율은 80%를 넘겼다.

한화오션의 '역행' 사례가 있지만 MRO 사업에서 잠수함의 수주 성과는 사실상 MRO까지 이어지는 대표적인 지표다. MRO는 신조를 건조했던 기업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분야다. 건조 이력이 풍부한 한화오션이 가블러와의 협업 등을 토대로 글로벌 MRO 사업을 계속 노크하는 이유다.

◇'방산에 강한 한화' 인수 후 수상함 수주도전 성공…MRO 눈도장

모든 플레이어가 눈독들이는 건 미국 해군 함정 MRO다. 한화오션도 마찬가지다. 사업 자체의 기대 매출액도 커서다. 연 20조원 규모인데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내의 MRO 능력이 떨어진다. 잠수함도 줄줄이 정비를 기다리고 있고 특히 수상함의 정비 완수율은 지난해 기준 36%에 그친다.

수상함이든 잠수함이든 정비 능력을 모두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한화오션은 잠수함과 수상함을 모두 수출한 유일무이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방글라데시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영국, 노르웨이, 태국 등에 호위함 등을 수출했다. 국내에서 잠수함은 거의 100% 가까운 점유율로 1위, 수상함은 2위에 랭크돼 있다.
대한민국 해군 최초로 스텔스 설계를 적용한 한화오션의 충무공이순신함. 사진=한화오션

방산에 강한 한화그룹과 만나며 특수선 사업부 시너지도 커지는 중이다. 한화그룹에 속한 이후 국내 주요 특수선 수주전이었던 울산급 호위함 배치-Ⅲ 5, 6번함 건조사업에 이어 3600톤급 중형잠수함 장보고-Ⅲ 배치Ⅱ 3번함 건조사업까지 따냈다.

글로벌 MRO 인프라도 마련돼 있다. 미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향후 5년간 미 해군이 규정한 함정에 대한 MRO 사업 입찰 참여자격인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했다.

미국 필리 조선소 인수로 연안무역법 준수가 가능하다. 한화오션은 미 해군의 MRO 사업이 전투함보다는 지원함 중심일 것으로 봤다. 미 해역에 있는 제2~제4함대와 미국 해역을 오가는 지원함들은 모두 미국 내에서 건조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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