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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증권 매각]재단 계열사 '자본잠식'...캐시카우 매각 불가피했다한양산업개발 자본잠식 해소 과정에서 에이치비디씨 자본 급감…대한출판도 담보로 엮여

백승룡 기자공개 2024-08-05 13:04:32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2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학교법인 한양학원이 최근 매각을 결정한 한양증권은 재단 산하 계열사 중에서 최대 ‘캐시카우’ 중 한 곳으로 꼽히는 곳이다. 최대주주인 한양학원이 경영권 매각 결정을 내리자, 한양증권 지분을 나눠서 보유하던 에이치비디씨(HBDC)와 백남관광도 지분 매각 결정을 내렸다.

한양대학교 재단의 자금 상황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한양증권 매각자금은 어디로 흘러가게 될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양학원을 둘러싼 지배구조 최상단에 대한출판이 있다. 출판업을 연상케 하는 사명과 달리, 부동산 임대업이 주력이다. 자산총계가 4000억원대인데, 비유동자산인 토지·건물 장부가액만 1700억~18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에이치와이(HY)코퍼레이션과 김종량 한양학원 이사장 등이 지분을 나눠서 보유하고 있다. 에이치와이코퍼레이션은 김 이사장의 외조카인 홍택준 씨가 대표이사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한출판은 중간 지주회사인 에이치비디씨를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김 이사장의 누나인 김명서 씨가 에이치비디씨 공동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에이치비디씨는 한양증권(지분율 7.45%)을 비롯해 백남관광(50.78%), 한양산업개발(65.23%) 등의 지분을 갖고 있다. 김종량 이사장은 한양증권 지분을 직접 4.05% 보유하면서 동시에 ‘대한출판→에이치비디씨→한양증권’으로 이어지는 구조로 간접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학교법인 한양학원은 한양증권(16.29%)과 백남관광(49.0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에이치비디씨·백남관광이 각각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건설사 한양산업개발이다.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해 49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초 기준 한양산업개발의 자본총계는 291억원으로, 단번에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것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모회사 에이치비디씨는 차입금 출자전환과 유상증자 참여로 총 446억원을 투입, 한양산업개발의 자본총계를 244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에이치비디씨가 한양산업개발의 ‘소방수’로 나서긴 했지만 이익창출력이 미흡한 곳이다. 연간 매출액이 6억~8억원 안팎으로, 이미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한양산업개발 지원 자금도 관계회사 코너스톤에이엠 등으로부터 288억원을 차입하면서 마련했다. 특히 출자전환·유증 등으로 한양산업개발 지분이 늘어난 만큼, 한양산업개발의 당기순손실에 따른 지분법 손실이 불가피했다. 에이치비디씨의 자본총계는 2022년 말 487억원에서 지난해 말 121억원으로 큰 폭 감소했다.

*한양대학교 재단 계열회사 지분구조도

종합해 보면 지난해까지는 계열사 간의 자금 지원으로 유동성 위기를 넘겼지만, 이 과정에서 한양산업개발과 에이치비디씨의 자본 규모가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올해 한양산업개발이 지난해 수준의 순손실을 기록한다면 한양산업개발은 물론, 에이치디비씨까지 연쇄적으로 자본잠식에 빠질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양산업개발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약정액은 5072억원으로, PF 부실이 발생할 경우 대규모 자본잠식에 빠질 수 있다.

에이치비디씨와 함께 한양산업개발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백남관광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백남관광은 프레지던트 호텔을 운영하면서 지난해 기준 4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그러나 한양산업개발에 대한 지분법손실이 이를 훌쩍 뛰어넘어, 당기순이익은 10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백남관광의 자본 규모도 246억원으로 손실 감수 여력이 크지 않다. 백남관광의 주주는 에이치비디씨(50.78%)와 한양학원(49.03%) 등이다. 김명서 에이치비디씨 공동대표가 백남관광 대표이사도 겸하고 있다.

이들 계열사의 부실은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대한출판으로 직결된다. 대한출판이 소유한 2000억원 안팎의 토지·건물을 담보로 한양산업개발·백남관광 등이 차입금을 빌려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양산업개발의 담보로 774억원, 백남관광의 담보로 28억원 등이 잡혀 있다. 이 가운데 700억원가량은 대한출판의 자금보충의무까지 설정돼 있다. 한양산업개발의 부실을 막지 못하면 계열 전체가 위기에 처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이번 한양증권 지분 매각 주체로 최대주주인 한양학원뿐만 아니라 에이치비디씨, 백남관광이 함께 참여한 것은 이 같은 배경에서다. 매각 대상은 한양학원이 보유한 지분 16.29% 중 11.3%를 포함해 에이치비디씨(7.45%), 백남관광(10.85%) 등 한양증권 지분 30% 수준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한 매각가격이 현재 2000억원 안팎으로 전해지는 것을 고려하면 에이치비디씨가 약 500억원, 백남관광이 600억~7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 최대주주인 한양학원이 확보하게 될 나머지 자금은 사립학교법에 따라 학교법인 내에서만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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