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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제약은 지금]선대회장 레거시, 3세로 이어진 '혁신신약' 다시 원점으로①과거의 영광 '비타엠정·메스마빌', 유원상 대표 체제 후 혁신신약 2상 고배

김형석 기자공개 2024-08-08 09:03:47

[편집자주]

80년 전통의 중견 제약사 유유제약. 수많은 제약사의 흥망성쇠에도 위탁생산(CMO) 능력을 바탕으로 성장해왔다. 1990년대엔 국내서 생소하던 개량신약에 뛰어들며 세계 최초 골다공증 복합 치료제 '맥스마빌'을 내놓기도 했다. 부친의 레거시인 R&D 역량은 3세 승계를 한 유원상 대표 체제로 넘어오며 '바이오 신약'이라는 혁신투자 이어졌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 유 대표는 신약 실패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그려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더벨은 유유제약의 현재와 미래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6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유제약이 신약개발에 나선건 규제 벽에 부딪힌 제약업 성장에 대한 불안감이 일차적인 배경이지만 더 깊은 뜻으로는 승계와 맞닿아 있었다. 창업자가 만든 국내 최초 당의정 종합비타민제 ‘비타엠정’, 오너 2세가 주도한 국내 1호 개량신약 매스마빌 등 선대회장 시절의 탄탄한 R&D 역량은 '유산'으로 이어졌다.

빅파마 출신 오너 3세 유원상 대표가 경영 일선에 나선 이후 개량신약과 제네릭(복제의약품)을 중심이었던 R&D는 혁신신약으로 탈바꿈했다. 관련 투자가 본격화한 것도 이 시점이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 수백억원의 R&D 비용은 고스란히 부담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다시 선대회장 시절 R&D 기반인 '개량신약'으로 돌아왔다.

◇유원상, 부사장 시절 직접 안질환 후보물질 기술 이전 추진

유유제약이 바이오신약을 밀기 시작한 건 불과 몇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 대표가 대표이사에 오른 시기와 겹친다.

2019년 부친 유승필 회장과 함께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경영전면에 나선 뒤 유회장이 퇴임한 2021년을 전후해 신약 개발을 위한 R&D에 대규모 투자에 나서기 시작했다. 유 대표가 대표이사가 되지 전 영업마케팅 총괄 부사장을 지내던 2015년을 전후한 시점 이미 신약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물밑 작업을 진행했다고 전해진다.

2015년 유유제약과 부산백병원의 안질환 신약개발 업무협약식에서 당시 유원상 영업총괄 부사장(왼쪽에서 두번째)과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유유제약
2015년 유유제약과 부산백병원의 안질환 신약개발 업무협약식에서 당시 유원상 영업총괄 부사장(왼쪽에서 두번째)과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유유제약

이 때 추진한 사업이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과의 업무협약(MOU) 체결이다. 안과질환 바이오신약개발의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서였다. 당시 유유제약은 개량신약 개발 경험은 풍부했지만 바이오신약에서는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다. 유 대표는 영업마케팅 총괄 부사장을 맡아 부산백병원과 MOU 체결에 힘을 보탰다.

이를 계기로 부산백병원으로부터 YY-101이라는 물질을 기술이전 받았다. 콜라겐 유래 펩타이드의 염증억제 기전을 활용한 안구건조증 치료제 타깃 물질이다. 이후 해당 물질은 바이오의료기기산업 핵심기술개발사업의 유망바이오IP사업화촉진사업에 선정되며 주목받기도 했다.

전임상 시험에서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한 유유제약은 2018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이후 이 물질은 유유제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2상 승인을 받은 YP-P10의 기반이 됐다.

유망한 물질을 들여오게 되면서 유 대표의 신약 드라이브는 동력을 얻었다. 그는 이미 신약의 가능성을 오랜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었다. 유 대표는 1974년 3월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미국 켄트스쿨을 나온 뒤 트리니티대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글로벌 컨설팅회사와 금융투자회사, 글로벌제약사 등 다양한 사회 경험을 쌓았다. 2004년부터 4년간은 노바티스에 재직했다.

2006년부터 2년간엔 싱가포르 노바티스의 동남아시아 트레이닝 매니저를 지냈다. 빅파마의 트레이닝 매니저는 지역 제약사의 후보물질을 찾아내 라이선스 딜을 맡는다. 그만큼 제약사의 가치가 곧 R&D 역량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선대 회장의 위기 타개 방법 신약 개발

유 대표의 경험 외에도 유유제약은 이미 신약의 중요성을 절감한 경험을 쌓아왔다는 저력이 있었다. 선대 회장 시절 신약과 신제품 개발을 통해 위기를 타개한 경험이 있었다.

대표적인 혁신은 창업 초기였던 1950년대 신제품 개발이다. 1950년대 초반 수입판매 영업에 치중했던 유유제약은 1955년 결핵치료제 '유파스짓'과 1956년 정신신경약품 '푸란티발정'을 출시하며 지금의 제약사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국내최초 당의정 종합비타민제 '비타엠정'을 생산에 성공한 것도 이때다.

유 대표의 부친 유 회장의 경우엔 자체 전문의약품(ETC)을 강화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비타엠정 등 일반의약품(OTC)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유유제약은 1990년대 들어 성장이 정체된 상태에서 ETC로 돌파구를 삼았다.

유 회장의 타깃은 개량신약이었다. 신약 개발 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는 약점을 극복하면서도 자체 ETC 라인업을 확충할 수 있었다. 1990년대 당시 국내엔 개량신약 단어조차 없었지만 미국과 일본 등 해외사례를 참고해 선제적으로 개량신약 연구에 집중했다.

그 결과 유유제약은 2004년 식약처로부터 국내 개량신약 1호이자 국산신약 10호인 맥스마빌 개발에 성공했다. 골다공증 치료제로 출시 이듬해 70억원을 벌어들이고 출시 2년만인 2006년에는 150억원의 연매출로 두배 성장을 이뤘다. 당시 유유제약의 연매출이 600억원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유유제약은 이후에도 혈성 뇌졸중 치료제 '유크리드'와 국내 최초 은행엽 추출물을 이용한 혈액순환 개선제 '타나민주' 등 다수의 개량신약 개발에 성공했다.

◇YP-P10 미국 임상 실패…개량신약 전략으로 선회

신제품, 개량신약으로 위기를 타개했던 과거의 영광은 안타깝게도 유 대표 체제인 오너 3세 시대에는 이뤄지지 않았다. 유 대표가 추진했던 신약개발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지난해 6월 미국에서 진행한 YP-P10의 임상 2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신약 개발 실패는 유유제약에 뼈 아픈 결과를 남겼다. 막대한 R&D 비용 지출로 재무 부담이 커졌다는 게 일차적인 부담이 됐다.

2019년 22억원에 불과하던 R&D 비용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47억원, 2022년 98억원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중간에 연구를 중단했음에도 82억원을 지출했다. YP-P10 개발에 자금을 투입하지 않았던 올해 1분기 R&D 비용은 단 8억원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그간 바이오신약 개발 비용부담이 컸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 사이 영업이익은 빠르게 줄었다. 2019년 81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20년 63억원, 2021년 12억원에 그쳤다. 2022년에는 처음으로 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4억원의 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바이오신약 개발은 중단 후 유유제약이 선택한 전략은 다시 개량신약이다. 유유제약의 저력은 결국 R&D에 있다는 점을 유 대표는 절감하고 있다. 해보지 않았던 길 바이오 신약의 도전은 돌고 돌아 다시 개량신약이라는 원점으로 회귀했다.

현재 유유제약이 보유한 개량신약 파이프라인은 YY-DUT와 YY-DUT-Tam 2건이다. 모두 두타스테리드 오리지널 의약품을 기반으로 한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를 타깃한다.

업계 관계자는 "수년간 신약개발 전략을 추진해 온 오너 입장에서 이를 전면 수정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과거 유유제약이 개량신약으로 성공했던 다수의 사례가 있었던 점이 빠르게 R&D 전략을 수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기존에 개발해온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을 모두 정리하는 대신 개량신약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중 탈모치료제의 경우 2026년 또는 2027년에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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