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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부족' 코빗, 준비금 어떻게? 금융상품 유동화 관측 사측은 "코인 매도 통한 마련 아니다", 정기예금·만기보유증권 활용 가능성

노윤주 기자공개 2024-09-06 07:45:41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4일 08: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가상자산거래소들의 준비금 적립 규모가 공개됐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따라 사업자는 준비금 적립 또는 배상보험가입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원화거래소 중 고팍스를 제외한 4개사가 준비금 적립을 선택했다.

코빗은 현금자산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133억원의 준비금을 적립했다. 적자가 계속되면서 이미 이익잉여금 대신 결손금이 쌓인 상황이다. 이에 코빗이 준비금을 마련한 방법과 재원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빗은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식을 밝힐 수는 없지만 가상자산을 매도한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코빗, 자금 사정 빠듯하지만 보험 대신 준비금 선택

7월 19일 시행된 이용자보호법은 준비금을 이익잉여금에서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주주총회를 개최해 잉여금 처리 안건을 통과시켜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존재한다. 가상자산 환산액을 기준으로 준비금 적립 규모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시세가 매번 바뀌는 가상자산 특성상 매번 주총을 열기 어려워 연초 정기 주총에서 한 번에 처리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주총 규정은 완화했지만 이익잉여금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은 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코빗은 이익잉여금이 없다. 누적된 적자로 결손금이 314억원 쌓여 있다. 고파이 문제로 재무상 자본잠식 상태인 고팍스는 잉여금이 없어 보험 준비금 대신 보험가입을 선택했다.

당국은 중소형 거래소 등 사정을 고려해 잉여금 대신 현금성 자산에서 준비금을 별단 보관하는 방법도 일부 허용했다. 하지만 코빗은 현금 상황도 녹록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 630억원 중 564억원이 고객 예수금이다. 실질적으로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67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코빗이 보유 중인 가상자산을 매도해 준비금을 마련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코빗은 가상자산을 운용해 수익을 얻고 있다. 투자 목적으로 보유 중인 가상자산은 재무제표 주석에 별도 표기 중이다.

작년 초 비트코인 57억원, 이더리움 3억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던 코빗은 연중 이더리움을 전량 처분했다. 비트코인은 장기 보유를 택했다. 그 결과 비트코인 시세가 오르면서 기말에는 154억원으로 가치가 불어났다. 코빗은 준비금 마련을 위해 가상자산 매도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빗 관계자는 "가상자산을 매도해 준비금을 적립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며 "상법상 적법한 절차에 따라 준비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코인 아니라면…금융상품 유동화에 '무게'

엔엑스씨, SK스퀘어 두 주주가 코빗에 자금을 수혈해 줬을 가능성은 적다. SK스퀘어는 코빗 지분 매각을 검토 중이다. 엔엑스씨는 오너 일가의 상속세 납부 이슈가 맞물려 있었다. 최근 몇 달간 자사주 취득, 계열사 내 유상증자와 자금대여 등을 처리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이에 추측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단기 금융상품 유동화다. 코빗은 118억원 상당의 정기예금 상품을 갖고 있다. 손실보전준비금과 담보 설정액을 제외하면 약 80억원을 활용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혹은 만기보유증권을 상환 받아 재원에 보탰을 가능성도 있다. 코빗은 중앙에스와이제일차(ABCP), 케이지야음제일차(ABSTB), 그레이트남제일차2(ABSTB) 등 단기채권을 갖고 있다. 만기일은 각 올해 2월, 5월이었다. 원금과 이자수익을 합친 금액은 34억원이다.

코빗은 구체적인 준비금 조달 방안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단기 금융상품 등 보유 중인 자산을 유동화했냐는 질문에 코빗 관계자는 "경영상 준비금 마련 배경에 대해 설명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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