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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 빅뱅]기업금융 불씨 살린 조병규 우리은행장, 리테일 시너지 과제②'역대 최대' 순익 넘어 시중은행 '1위' 정조준…'영업기회 창출' 적은 중기 대출 한계 넘어야

최필우 기자공개 2024-08-13 12:13:00

[편집자주]

은행권 리더십이 변화 기로에 섰다. 연말 5대 은행장 임기가 일제히 만료되면서 CEO 연임 또는 교체 결정을 앞두고 있다. 금융감독원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적용되는 첫 CEO 승계 시즌으로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프로세스를 가동해야 한다. 지주 회장과의 역학관계, 임기 중 경영 성과, 금융 당국의 기준이 변수로 작용한다. 은행장들의 재직 기간 성과를 돌아보고 리더십 교체 가능성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9일 11:1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취임 당시 공언한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올 상반기 우리은행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하며 영업력 강화 성과를 입증했다. 조 행장은 올해 역대 최대 순익을 넘어 시중은행 순이익 1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명확히했다.

우리은행이 리딩뱅크로 도약하려면 기업금융 대출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리테일 영업과 시너지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은행은 조 행장 체제에서 중소기업 대출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중기 대출 특성상 다른 영업과 연계되는 부가 가치 창출이 쉽지 않다. 영업 인력 숙련도를 높이고 이를 유도하기 위한 보상 체계를 갖추야 조 행장 연임에 청신호가 켜진다.

◇리딩뱅크와 격차 벌어진 1년차…2년차엔 경쟁 대열 합류

조 행장 취임 1년차인 지난해 경쟁사 대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우리은행은 2023년 순이익 2조5160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은행(3조4766억원), KB국민은행(3조2615억원), 신한은행(3조679억원)의 뒤를 이었다. 4대 시중은행 중 순이익 3조원을 넘어서지 못한 건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리더십 교체 기간이 길어지면서 조 행장이 영업 동력을 살릴 시간이 부족했다. 지난해 3월 이원덕 전 우리은행장이 용퇴를 선언하고 3개월에 걸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7월이 돼서야 조 행장이 취임할 수 있었다. 조 행장이 지난해 CEO로 재직한 기간은 하반기 뿐이었다.

조 행장과 한해를 시작한 올해 우리은행은 달라진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올 상반기 순이익 1조6735억원을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KB국민은행이 홍콩H ELS(주가연계증권) 손실 보상 여파로 순이익이 줄어든 영향도 있으나 1조7509억원을 기록한 하나은행을 턱밑까지 추격하며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우리은행 자체적으로는 역대 최대 순이익이다.

조 행장이 기업금융 영업을 본궤도에 올려 놓으면서 실적을 개선을 주도했다.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기업대출(대기업·중소기업 대출) 성장률 7.3%를 기록했다. 9.9%를 늘린 신한은행, 7.9%를 늘린 하나은행과 치열한 경쟁 양상을 띄고 있다. 4대 시중은행 내에서 경쟁 구도를 형성하며 존재감을 회복했다.


◇중소기업 특화 'BIZ프라임센터' 진화해야

시중은행 기업대출 현황을 보면 대기업을 중심으로 규모를 키우고 있다. 상반기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은 대기업 대출을 각각 26.7%, 15.8%, 15.4% 늘렸다. 중소기업 대출은 5.9%, 6.4%, 4.4% 씩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아직 대기업 대출과 중소기업 대출 성장률 모두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에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우리은행은 중소기업 대출 중심으로 성장폭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 행장 취임 후 중소기업 대출 특화 센터인 BIZ프라임센터를 전국 주요 산업단지에 설립하고 기업금융 전담역을 투입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강점을 가진 대기업 대출에 중소기업 영업 경쟁력을 더한다는 구상이다. 대출 요건만 놓고 보면 중소기업 대출이 대기업 대출보다 수익성이 좋다는 점도 감안됐다.

다만 중소기업 대출 일변도 전략은 중장기 관점에서 성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기업금융은 법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 뿐만 아니라 거래처 소속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리테일(소매금융) 영업 기회를 창출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 대기업과 달리 소속 임직원 수가 적고 다른 금융 거래 니즈(needs)가 상대적으로 적은 중소기업 대출은 영업 기회 창출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BIZ프라임센터 소속 기업금융전담역의 숙련도를 높이고 인근 영업점 리테일 창구와의 시너지를 강화하는 게 조 행장의 과제로 남았다. 조 행장이 목표로 하는 시중은행 순이익 1위 달성을 위해서도 기업금융 강화에 더해 리테일 영업 시너지를 창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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