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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감원장이 공 넘긴 우리금융 이사회 살펴보니 부정대출 관련 '경영진 조치' 주체 지목…사외이사 '지주-은행' 겸직, 임종룡 회장 영향권

최필우 기자공개 2024-09-10 12:47:39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5일 11: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우리은행 부정대출 사건 관련 경영진의 책임을 물을 주체로 이사회를 지목했다. 관치 논란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우리금융 CEO 거취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주와 은행 이사회 구조에 이목이 쏠린다.

우리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일부 사외이사가 지주와 은행 양쪽 이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주 이사회가 은행 이사회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지주는 물론 은행 이사회도 임 회장의 영향권에 있다. 결국 임 회장의 의중이 이달 개시될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맞물려 경영진 거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정찬형·윤수영 사외이사, 지주-은행 연결고리

우리금융은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과점주주를 중심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과점주주는 IMM PE,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푸본그룹, 유진PE 등 5곳이다. 윤인섭 이사(푸본그룹), 정찬형 이사(한국투자증권), 윤수영 이사(키움증권), 신요환 이사(유진PE), 지성배 이사(IMM PE) 등 5명이 과점주주를 대표한다.


우리은행 이사회는 정찬형 이사, 김준호 이사, 박승두 이사, 윤수영 이사, 최윤정 이사 등 5명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이중 정찬형 이사와 윤수영 이사는 지주 사외이사와 은행 사외이사를 겸직하며 양 이사회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이같은 지배구조는 은행권에 흔치 않다. 금융지주 이사회사무국 차원에서 그룹 사외이사 후보풀을 관리하지만 지주와 계열사 이사회 중 한곳에서만 선임되는 게 보통이다. 지주 이사회가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되 각 계열사 이사회의 독립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보장하는 차원이다.

우리은행은 지주사 체제가 아니었던 2016년 민영화 과정에서 과점주주 중심 이사회를 구축했다. 2019년 금융지주를 부활시켰으나 은행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을 고려해 과점주주가 지주와 은행 이사회를 모두 지배하는 구조를 유지했다. 이후에도 양쪽에 사외이사를 모두 추천하는 과점주주가 남아 있다.

지주와 은행의 사외이사를 겸하도록 하는 지배구조는 임 회장의 지배력 강화로 이어진다. 임 회장의 지주 이사회 내 영향력이 은행 이사회에도 미치는 구조다. 이 원장이 강조한 경영진 책임을 묻는 이사회 차원의 조치에도 임 회장의 의중이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이달 말 자추위 가동, 리더십 재정비 가능성 촉각

우리금융이 지주와 은행의 리더십을 재정비하는 절차는 이달 말 개시돼 연말께 마무리되는 수순이다. 금감원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이사회는 조 행장의 올 연말 임기 만료 3개월 전에 CEO 승계 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임 회장이 정면 돌파를 택하면 2026년 3월까지 남은 임기를 채우는 수순이다. 조 행장도 임기를 1년 연장해 임 회장과 재임 기간을 맞출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금융 당국과의 대립 구도 속에서 임기를 보내야 한다.

리더십을 재정비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 가능성도 있다. 자추위가 행장 후보 롱리스트와 숏리스트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조 행장의 거취가 지속적으로 언급되면 승계 절차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 회장도 검찰과 금감원의 검사 경과를 주시하며 그룹에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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