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이차전지사는 지금]김준섭 피엔티 대표, 지분율 12년 만에 37% → 14%③도미누스인베스트 RCPS 전환청구권 행사에 '희석'
박완준 기자공개 2024-08-13 10:10:31
[편집자주]
글로벌 이차전지 산업은 '캐즘'이라는 단어와 직결된다. 지층 속 단절된 공간이 마치 새로운 첨단 제품이 나올 때의 시장 확산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 붙여진 말이다. 고금리 기조에 따른 경제 성장 부진과 중국발 공급 과잉 등으로 대기업마저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번 위기를 단순 사이클에 따른 불황이 아닌 산업의 대격변 차원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환경에 놓인 중견 이차전지사들은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 더벨은 중견 이차전지사의 경영 현황과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9일 17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7.37% → 14.42%'. 피엔티가 코스닥 상장을 한 2012년부터 올해까지 김준섭 대표이사의 지분율 변화다. 투자자들의 잇따른 전환청구권 행사에 최대주주인 김 대표의 지분이 희석되며 지분율이 낮아져 경영권 방어 수단이 취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피엔티는 엔지니어 출신인 김 대표가 2003년 자본금 15억원으로 설립한 곳이다. 1990년부터 기계회사인 서통테크놀로지에서 롤투롤 공정과 장비 노하우를 쌓고, 창업에 나섰다. 이후 그는 대표이사직에 올라 현재까지 경영 일선을 지키고 있다. 지배구조는 창업주인 김 대표를 중심으로 구축하고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김 대표의 지분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부분이다. 피엔티는 2012년 7월 코스닥에 입성했다. 김 대표는 상장 직후 피엔티의 지분율 37.37%를 보유했다. 하지만 2013년 32.34%, 2018년 22.09%까지 감소했다. 특수관계인으로 제갈환 피엔티 상무, 이주헌 피엔티 전무가 있지만 이들이 보유한 지분율은 1% 이하다.
지분율 하락은 투자자들의 잇따른 전환청구권 행사 때문이다. 피엔티는 2014년 4월과 2017년 5월 각각 100억원씩 총 200억원 규모로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투자자들은 2017년 말부터 5차례에 걸쳐 전환청구권을 행사했다. 이 기간 주식으로 전환된 물량은 약 121만7348주 규모에 이른다.
김 대표는 이 시기 지배력 방어를 위해 매도청구권(콜옵션)을 행사했다. 2018년 4월 권면총액 7억원 규모 2회차 피엔티 전환사채(CB)를 인수했다. 자기자금 2억원과 주식담보대출로 만든 8억원을 인수자금으로 썼고, 즉각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지분율 0.85%를 늘렸다.
김 대표의 지분율은 올해도 하락했다. 사모펀드에 우선주로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일부가 보통주로 전환되며, 전체 주식수가 늘어나 김 대표의 지분율이 낮아졌다. 앞서 피엔티는 지난해 4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의 RCPS 발행으로 사모펀드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에 지분 7.7%(298만1809주)를 지급한 바 있다.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는 올 6월 보유 중인 우선주 30% 이상인 89만4543주를 보통주로 전환해 지난달 29만8781주를 장내 매도했다. 이에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의 보유 주식은 총 268만3028주로, 올 1분기 기준 지분율 7%대를 유지 중이다.
김 대표의 지분율은 올 1분기 말 기준 14.42%(317만주)까지 떨어졌다. 2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와 지분율 차이가 7.4%(48만6927주)에 불과하다. 이는 전날 종가(5만4600원) 기준 지분 가치는 272억원 수준이다. 통상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합산 지분이 20~30% 정도일 시 경영권이 안정적이라고 평가한다.
피엔티 관계자는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는 단순 투자사로 판단하고 있다"며 "김 대표의 낮아진 지분을 감안해 지분 추가 매입과 신주 발행 등 다양한 전략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피엔티 주가는 지난 6월 8만원 대에서 이달 5만원 대로 떨어졌다. 올 1분기 매출 2045억원, 영업이익 38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96.4%, 120.2% 성장한 것과 반대된 모습이다. 이 기간 동안 피엔티의 시가총액은 약 1조원 감소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현대건설, 수익성 8% 목표…TSR 주주환원 첫 도입
-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 "에너지 트랜지션 리더 도약"
- [i-point]아이티센, ‘아이티센글로벌’로 사명 변경
- 토스, 최초 연간 흑자 달성…앱 출시 10년만에 성과
- 라이프 강대권, '인게이지먼트 4호' 발빠른 목표 달성
- 대신증권, 압구정에 프라이빗라운지 연다…고급화 전략 속도
- 유안타증권, 해외상품 전문가 '100명' 육성한다
- NH증권, 지점장도 고객자산 보유…PB 수명 연장
- [택스센터를 움직이는 사람들]"'스타급 세무 전문가' 라인업 구축…경험 기반 컨설팅"
- 브이아이운용 세운지구 투자…포스코이앤씨·NH증권 맞손
박완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현대차 대미투자 31조]글로벌 협력망 강화…GM과 '공유 전략' 청사진은
- [해외법인 재무분석]금호타이어 중국, '매출 1조' 돌파…자본잠식 해소 '시동'
- 금호타이어 대표 "유럽 신공장, 폴란드·포르투갈·세르비아 유력"
- [현대차 대미투자 31조]'현지 생산' 확대전략, 핵심 키워드 '혼류생산'
- 금호타이어, CEO 직속 '품질본부' 신설…해외 공급망도 재편
- [유동성 풍향계]현대위아, 순차입금 상장후 첫 '마이너스'
- [CAPEX 톺아보기]불확실성 타개책은 '투자'...현대차, 창사후 첫 '10조' 돌파
- [2025 thebell 경영전략 Forum]"한미 FTA 재협상 우려, 무역 다변화 필요"
- 현대차, 투자 지분가치 4400억 '껑충'…현지 공략 통했다
- 기아, PBV 출시계획 첫 공개…2년 주기 신모델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