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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S 출자 프리패스, VC 우수운용사]국민연금 펀드 대펀은 '에이스'가 맡는다, '불변'의 법칙⑪황창석·박기호·김창규·황만순 수시출자 연속 대펀…차세대 스타로 세대교체 진행 중

최윤신 기자공개 2024-08-16 07:30:35

[편집자주]

국민연금공단(NPS)이 출자한 펀드로 우수한 운용성과를 기록한 벤처캐피탈(VC)은 ‘우수운용사’라는 타이틀을 획득한다. ‘높은 허들(IRR 12%)’을 넘어 실력을 입증하면 경쟁없이 큰 손인 국민연금의 출자를 받을 기회를 얻는다. 정시출자에 비해 큰 금액을 출자 받을 수 있을뿐 아니라 출자자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전기를 맞이하는 만큼 의미가 상당하다. 국민연금의 우수운용사 수시출자 제도가 국내 VC 펀드 대형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 배경이다. 더벨은 국민연금의 우수운용사 수시출자 제도의 의미를 짚어보고 우수운용사로 선정된 VC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3일 13: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은 운용하우스의 역량만큼이나 펀드 운용인력의 능력을 중요시한다. 특히 대표펀드매니저를 비롯한 핵심운용인력에 대한 관리를 깐깐하게 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이에 국민연금의 출자를 받는 벤처캐피탈(VC)은 트랙레코드가 가장 뛰어난 심사역에게 해당 펀드의 대표펀드매니저를 맡기는 기조를 보여왔다.

이는 콘테스트뿐 아니라 우수운용사 수시출자 펀드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우수운용사 펀드의 연속성을 고려해 우수운용사 선정성과를 낸 펀드의 대표펀드매니저가 후속 펀드의 대펀을 이어 맡는 일이 많았다. 해당 대펀이 부재할 경우 대표이사나 회사를 대표하는 간판 심사역이 대표펀드매니저를 맡았다. 대표펀드매니저 겸직을 까다롭게 규정하는 국민연금의 기조를 감안하면 국민연금 펀드를 대하는 VC들의 진정성이 잘 나타난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우수운용사 선정과 수시출자 관련 펀드의 대표펀드매니저는 스타 심사역들의 전유물이 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황창석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사장은 우수운용사 선정 계기가 된 펀드와 선정 이후 결성한 펀드를 포함해 관련 펀드의 대펀을 4차례 맡았다. 최다 기록이다.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김창규 우리벤처파트너스 대표,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 등이 우수운용사 관련 펀드 대펀을 각각 2회씩 맡으며 그 뒤를 이었다.

다만 최근에는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단골 우수운용사를 중심으로 ‘세대교체’의 기조가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선 국민연금이 운용역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한편 시대에 발맞춘 변화 또한 기대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까다로운 겸업 금지 규정에도 VC 스타 총출동

국민연금의 출자가 이뤄진 벤처조합의 대표펀드매니저는 해당 하우스에서 가장 뛰어난 트랙레코드를 보유한 인물이 맡아왔음을 부정하는 이는 없다.

2002년 국민연금의 첫 VC 출자기업 중 하나였던 한국투자파트너스(옛 동원창업투자)는 이종승 전 대표이사(당시 이사·현 비에이파트너스 대표이사)를 국민연금02-3한국투자벤처조합제8호의 대표펀드매니저로 내세웠다.
이종승 비에이파트너스 대표

KTB네트워크 출신으로 2000년 한국투자파트너스에 합류한 이종승 전 대표는 당시 증권사 출신 위주이던 하우스에서 독보적인 트랙레코드를 보유하고 있던 인물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 역시 이를 고려해 국민연금 출자펀드에 그를 대표펀드매니저로 내세웠다. 그는 2005년 한국투자파트너스가 결성한 ‘국민연금 05-2 한국벤처조합 제10호'에서도 대펀을 맡았고, 이후 2006년부터는 하우스의 대표이사까지 지냈다.

2008년 백여현 전 대표(현 한국투자액셀러레터 대표)가 취임하면서 김종필 전 CIO(당시 상무·KB인베스트먼트 전 대표)가 배턴을 이어받았다. 지원본부장 출신인 백 전 대표 체제에서 투자를 총괄한 인물이다.
김종필 전 KB인베스트먼트 대표

김 전 CIO는 국민연금07-1한국벤처조합제12호의 대표펀드매니저를 맡았고, 투자기간이 남았던 국민연금 05-2 한국벤처조합 제10호의 대펀 자리도 물려받았다. 김 대표는 2005년 펀드의 성과를 통해 우수운용사에 선정돼 2012년 결성한 한국투자글로벌프론티어펀드제20호의 대펀도 맡으며 국민연금 우수운용사 펀드의 ‘연속성’을 이어갔다.

2017년 김 전 CIO가 회사를 떠난뒤엔 황만순 현 대표가 계보를 이어받았다. 당시 투자2본부장이었던 황 대표는 운용기간이 남은 한국투자글로벌프론티어펀드제20호의 대펀을 이어받았고, 2018년 만든 한국투자 Re-up 펀드의 대펀도 도맡았다.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이사

물론 국민연금 출자펀드의 모든 대표펀드매니저를 한 인물이 도맡은 건 아니다. 국민연금은 대표펀드매니저의 겸임을 엄격하게 통제한다. 펀드 약정총액의 60%를 투자하기 이전엔 다른 펀드의 대펀을 맡을 수 없다. 약 2년에 한번 꼴로 국민연금 출자 펀드를 결성한 한국투자파트너스는 대펀을 나눠 구성하며 이를 극복했다.

김종필 전 CIO를 대표펀드매니저로 2016년 결성한 한국투자핵심역량레버리지펀드는 김동엽 당시 상무(현 전무·CIO)가 이어받았다. 황만순 대표가 한국투자Re-up펀드의 대펀을 준비하고 있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2022년엔 한국투자 Re-up II 펀드의 대펀을 맡았다. 황만순 대표가 2020년 국민연금 출자 기반의 바이오섹터펀드 대펀을 맡으며 쌍두마차를 이뤘던 김동엽 전무에게 기회가 온 것으로 여겨진다.

김동엽 전무는 한국투자파트너스의 국민연금 펀드 대펀 계보의 한 축이 됐다. 올해 국민연금 우수운용사 수시출자를 받아 결성하는 한국투자핵심역량레버리지펀드2호(가칭)의 대표펀드 매니저를 맡을 예정이다. 그가 대펀을 맡았던 한국투자핵심역량레버리지펀드의 성과를 기반으로 우수운용사 자격을 따낸 펀드다.


◇우수운용사 선정 계기 펀드-수혜 펀드 대펀 일치 사례 많아
김창규 우리벤처파트너스 대표
한국투자파트너스 뿐 아니라 대다수의 하우스가 우수출자 자격을 획득한 펀드의 대펀이 수시출자를 받는 펀드의 대펀을 담당하는 ‘연속성’을 보였다.

KTBN 7호 벤처투자조합의 대펀인 김창규 우리벤처파트너스 대표는 이어지는 우리 2022 스케일업 펀드의 대펀도 맡았다. LB인베스트먼트 역시 마찬가지다. LB글로벌익스팬션투자조합 대펀이었던 박기호 당시 전무(현 대표)가 이를 기반으로 만든 LB넥스트유니콘펀드의 대펀을 맡았다.

삼성벤처투자 출신인 김재완 대표(당시 전무·투자1본부장)를 대펀으로 내세워 파트너스6호투자조합을 만든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는 국민연금의 수시출자를 받은 2020년 파트너스9호투자조합의 대표펀드매니저 자리도 김 대표에게 맡겼다. 김 대표는 지난 2016년 잠시 하우스를 떠났다가 2019년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만약 대표펀드매니저가 회사를 떠났을 경우 대표이사나 CIO 등 회사 내 최고 트랙레코드를 가진 인물들이 대표펀드매니저를 맡는 경향이 뚜렷했다. 신한벤처투자(옛 네오플럭스)는 국민연금07-4네오플럭스벤처조합의 대표펀드매니저였던 맹두진 당시 이사(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사장)가 이직한 뒤 간판심사역인 이동현 당시 상무(현 대표이사)에게 수시출자 펀드인 미래창조네오플럭스투자조합의 대펀을 맡겼다.
이동현 신한벤처투자 대표

SL인베스트먼트도 마찬가지다. 국민연금 첫 출자펀드인 03-8에스엘아이3호벤처조합의 대펀은 이영수 전 대표가 맡았다. 그가 퇴사한 뒤 국민연금의 수시출자를 받아 결성한 SLiGrowthAcceleration펀드의 대펀은 후임인 김종욱 전 대표가 담당했다.

◇한 발 물러서는 전설들'공동 대펀'도 등장

대표펀드매니저와 핵심운용인력의 ‘연속성’은 원펀드 운용사인 에이티넘파트너스의 사례에서 가장 잘 나타난다. 원펀드 전략 특성상 하우스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는데다, 대표펀드매니저의 이탈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핵심운용인력의 변경도 거의 없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주포’인 황창석 사장은 09-9한미신성장녹색벤처조합의 대펀을 맡았고, 이를 기반으로 우수운용사에 선정돼 만든 펀드 ‘에이티넘성장조합2018’도 책임졌다. 황 사장은 2014년 결성한 에이티넘고성장기업투자조합의 대펀을 맡았고, 이 성과를 기반으로 수시출자를 받은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0에서도 대펀을 담당했다.

다만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18의 성과를 기반으로 만든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3에선 대펀 자리를 김제욱 부사장에게 넘겼다. 연속성을 중시하면서도 우수한 트랙레코드를 가진 심사역이 있다면 세대교체를 단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례다. 1964년생인 황 사장은 대표펀드매니저에선 빠졌지만 해당 펀드의 핵심운용인력으로 참여한다. 이전 펀드에 모두 핵심운용인력으로 참여했던 신기천 부회장은 이번 펀드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신 부회장을 대신해 곽상훈 전무가 이름을 올렸다.

국민연금 우수운용사 펀드의 대표펀드매니저 ‘세대교체’는 비단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에서만 나타나는 건 아니다. 한싱하이테크투자조합3호 대펀으로 우수운용사에 선정되는 성과를 낸 이태용 인터베스트 대표는 2022년 수시출자를 받아 결성한 인터베스트딥테크투자조합의 대펀에는 임형규 부사장을 배치했다. 이태용 대표는 1960년생이며, 임형규 부사장은 1968년생이다.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수석부회장도 첫 국민연금 출자펀드인 국민연금07-06LG투자조합12호의 대펀을 직접 맡았지만 이를 기반으로 수시출자를 받은 미래창조선도기업투자펀드20호에는 안근영 부사장을 내세웠다. 구 부회장은 LB인베스트먼트의 오너다.

세대교체 과정에서 공동대표펀드매니저 체제도 나오고 있다. 스틱벤처스 정근호 대표 역시 스틱팬아시아테크놀로지펀드 대펀을 직접 맡았는데, 후속인 스틱이노베이션펀드의 경우 정보라·이현석 상무에게 공동 대펀을 맡겼다. SL인베스트먼트도 SLiGrowthAcceleration펀드 성과를 기반으로 출자받은 SLi퀀텀성장펀드에 김종욱 전 대표를 대신해 이승헌 당시 전무(현 대표이사)와 전환석 상무를 공동 대펀으로 임명했다.

VC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뛰어난 운용인력이 연속성을 유지하길 원하면서도 대펀 등 핵심운용인력에 대한 세대교체를 통한 '신구의 조화'도 요구한다”며 “앞으로도 국민연금 우수운용사 펀드운용에 하우스 최고의 에이스들이 참여하는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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