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8월 14일 0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포모어(sophomore) 징크스. 대학교 2학년이 신입생 시절에 비해 학문에 대한 열의가 떨어지고 성적이 부진해지는 등 방황하는 현상이다. 이는 다른 분야로 의미가 확장되며 2년 차 또는 두번째 기회에서 처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을 일컫는 말로 쓰인다.영화 시리즈물에서 '1편만 한 속편이 없다'는 속설도 소포모어 징크스의 대표적 사례다. 주로 스포츠계나 문화계에서 활용된다. 작년 프로야구 신인왕을 거머쥔 한화이글스 투수 문동주는 풀타임 2년 차 시즌인 올해 전반기 극도의 부진에 시달렸다.
자본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IPO(기업공개) 기업은 '상장 2년 차'에 유독 많은 어려움을 마주한다. VC(벤처캐피탈) 등 초기 투자자들의 보호예수가 끝나고 자금 회수로 이어지는 시기다. 상장 목표를 완수한 핵심 키맨들이 회사를 이탈하는 일도 다반사다.
언론 등 미디어의 관심은 점차 줄어든다. 시장과 투자자에 어필하기 위한 능동적인 PR과 IR이 필요해진다. 상장 당시 생긴 거품이 걷히며 주가도 제자리를 찾게 된다. 자신감으로 가득했던 첫해와는 달리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증권신고서를 통해 전망했던 '장밋빛 미래'는 회사를 재단하는 기준점이 된다. 매 분기 공시되는 실적을 토대로 시장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상장사의 책무를 다하며 세부적인 경영지표나 자금현황을 여과 없이 공개해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그러나 다르게 생각하면 더 큰 성장을 위한 발판이 되는 시기가 바로 '상장 2년 차'다. 기존 투자자의 공백을 신규 투자자가 메우면서 진정한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는다. 잠시 숨 고르기에 나서며 사업전략을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특히 기술특례상장 바이오텍은 매출액 30억원 요건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을 5년간 면제받는다. 법차손 요건도 3년간 유예된다. 일반적인 코스닥 상장사와 비교해 실적에 대한 부담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주가가 떨어져도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상장 당시 공언한 약속을 성실히 지켜나가는 게 중요하다. 과욕을 부리기보다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긴 호흡 속 본업에 매진하는 게 바람직한 태도다.
신약개발 바이오텍이라면 IPO로 유입된 자금으로 연구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헬스케어 기업이라면 영업마케팅에 투자해 사업개발 역량을 키워야 한다. 각사가 맞이한 소포모어 징크스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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