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8월 16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종진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은행장은 현지에 진출해있는 시중은행 법인장 중 가장 오랜 기간 인도네시아에 머물렀다. 2017년 현지법인 CFO로 선임된 후 2020년부터는 줄곧 은행장으로 재임했다. 하나은행에 몸담은 기간의 3분의 1을 인도네시아에서 보냈다.인도네시아로 오기 직전 글로벌사업그룹 본부장을 지낸 그는 우스갯소리로 "한국에서 임원을 했던 1년이 인생에서 직급이 가장 높았던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하나은행'도 인도네시아에서는 그저 외국계 비주류 은행일 뿐이다. 모든 게 낯선 환경 속에서 조직을 이끌어가야하는 상황인 만큼 최고 권력의 은행장에게도 높은 업무 강도가 요구될 수밖에 없다.
본국의 높은 기대감은 부담으로 다가온다. 글로벌 실적 확대가 중요해짐에 따라 글로벌 유망지로 꼽히는 인도네시아에서 현지법인이 활약해주기를 원한다. 그러나 현지 상황은 녹록치 않다. 신용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신원 정보 확인부터 난항이다. 사기는 물론 소송, 세무 감사 등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도 곳곳에 존재한다.
그럼에도 박 법인장은 자신만의 속도로 모행이 기대하는 글로벌 거점으로서의 역할과 현지법인으로서 입지를 다져야 하는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내고 있다.
최근에는 모행의 글로벌 전략 차원에서 현지에 진출한 인도 국영은행의 지분 1%를 매입하는 건을 추진 중이다. 인도네시아 내 은행들은 지분의 1% 이상을 로컬 은행이 확보해야 하는데 하나은행 현지법인이 돕기로 했다. 하나은행이 글로벌 요충지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에서 거점 확대를 염두하고 있는 가운데 인도네시아 법인이 조력자로 나선다.
박 법인장은 까다롭기로 소문난 현지 금융감독청(OJK)의 승인을 최단기간 내에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통상 OJK로부터 사업 승인을 받기까지는 2~3개월이 족히 걸리지만 한 달 만에 승인이 떨어졌다. 평소에 OJK와 꾸준히 소통하고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던 노력이 빛을 발했다.
글로벌 사업은 흔히 진출만 하면 성과가 저절로 나올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낯선 환경 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현지에서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배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는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전산 시스템과 디지털 은행에 대한 거액의 투자를 올 상반기 마무리하며 이익을 증대시킬 준비를 끝냈다. 2025년까지 글로벌 순익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린다는 하나은행의 목표에 박 법인장이 그간 쏟은 노력의 진가가 드러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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