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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토스증권의 ‘마인드 쉐어’ 전략

안준호 기자공개 2024-08-23 07:44:13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1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브랜드 가치가 갖는 파괴력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 경영자로 꼽힌다. 디자인 완성도에 대한 집착, 사용자 경험에 대한 강조 역시 제품 안에 애플이라는 '브랜드 경험'을 담고자 했던 철학 때문으로 평가된다.

이를 잘 보여주는 용어가 ‘마인드 쉐어(mind share)’다. 판매 시장 내 위치를 보여주는 시장점유율(market share)와 달리 제품 혹은 브랜드의 소비자 인지도를 의미한다. 스마트폰을 이야기할 때 ‘아이폰’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과 같다.

증권업은 마인드 쉐어가 강력한 곳이다. 한 번 주거래 회사를 정하면 여간해선 계좌를 옮기는 일이 드물다. 회사마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체계가 다르고 각자 제공하는 혜택은 대동소이해 벌어지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토스증권의 성장세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빠른 속도로 성장한 고객 규모, 4개 분기 연속 기록한 흑자 등 정량적 지표도 우수하지만 마인드 쉐어 측면에서도 기존 증권사 못지않은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채용 플랫폼 인크루트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가장 일하고 싶은 금융기업’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증권사 중에선 토스증권이 1위를 차지했다. 삼성증권이 공동 1위였고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이 뒤를 이었다.

상위권 증권사들은 토스증권을 제외하면 30년 이상의 업력을 보유한 곳이다. 자기자본 역시 적게는 6조원, 많게는 8조원 이상을 넘어선다. 출범 3년, 자기자본 1700억원 가량의 토스증권이 인지도 측면에선 어깨를 나란히 한 셈이다.

후발주자인 토스증권이 강력한 마인드 쉐어를 구축한 비결은 뭘까. 사용자 경험(UX)에 대한 집착이라는 측면에서 애플의 방법론과 다르지 않다.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시장에서 고객들이 겪는 불편함, 즉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해결하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기울였다.

토스증권의 모든 서비스는 ‘투자를 더 쉽게’라는 목표로 만들어졌다. 주식을 처음 시작하는 고객을 타깃으로 서비스를 구성했다. 초기엔 캔들차트 등 분석 지표들도 제외하는 선택을 했다.

토스증권이 구축한 마인드 쉐어는 현재 마켓 쉐어로 이어지고 있다. 전체 실적은 아직 주요 증권사와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단 주력 부문인 해외 주식 거래에서는 이미 상위 회사들과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외화증권 거래금액 비중은 업계 4위 수준이다.

잡스는 아이폰 출시 전후 시장 상황을 ‘마인드 쉐어를 위한 경쟁’이라고 표현했다. 코로나19 확산 전후 신규 투자자 유입과 함께 급성장한 브로커리지 시장도 유사한 상황 아닐까. 마인드 쉐어 경쟁에서 앞서간 토스증권의 행보를 앞으로도 지켜봐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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