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외국계 IB 헤드' 공백없다…컨슈머 딜도 확보 비나우 단독 대표주관 예상외 확보…이충훈 부사장 체제 '첫 딜'
양정우 기자공개 2024-09-11 07:19:39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0일 0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이 조단위 대어로 여겨지는 비나우의 상장주관사로 선정되면서 글로벌 IB 출신 헤드의 공백에 대한 우려를 잠재웠다. 골드만삭스 계열 임원이었던 전임 부사장의 뒤를 이어 하우스 공채 출신인 이충훈 부사장이 새로운 IB 수장이라는 중책을 짊어지고 있다.올들어 반등 기색이 짙은 소비재(consumer goods) 영역은 그간 삼성증권이 충분한 트랙레코드를 쌓지 못한 섹터로 꼽혔다. 그럼에도 이번 비나우의 주관사 콘테스트에서 컨슈머 IPO를 수 차례 경험해온 대형사를 줄줄이 제치는 성과를 거뒀다.
◇'실적 고공행진' 비나우 대어 부상…막판 경쟁 치열, 승자는 삼성증권
10일 IB업계에 따르면 비나우는 삼성증권을 대표주관사로 낙점했다. 그간 쟁쟁한 하우스와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으나 업계 일각에서 예상했던 공동 대표가 아닌 단독으로 상장 주관 지위를 확보했다.
한 증권사 임원은 "본래 비나우는 미래에셋증권 등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왔고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하지만 최종 승자는 삼성증권이었고 뜻밖에도 단독 대표주관사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고 말했다.
비나우는 2018년 8월 설립된 화장품 스타트업이다. 넘버즈인, 플라스킨 등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를 토대로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헤어 제품 등 화장품 영역 전반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신생 기업이지만 글로벌 'K-뷰티' 인기에 힘입어 실적이 고속 성장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대만 등 10여 곳 이상에 제품을 수출할 정도다.
지난해 매출액은 1145억원을 기록해 전년(592억원)보다 93%나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271억원)과 당기순이익(246억원)도 각각 약 120%, 124% 증가했다. 해외 각국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게 실적 약진의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이미 지난해 매출 수준의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그간 증권사 IB 파트에서는 비나우의 상장주관사 자리를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어왔다. 메이저 하우스 간 경쟁이 과열되고 있어 회사측에 제시하는 적정 밸류가 치솟기도 했다. 비나우의 상장 밸류로 1조원 이상이 거론되는 가운데 '몸값 인플레'에 따라 2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로 상장한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한 하우스도 있던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증권, 올들어 빅딜 싹쓸이 행보…테크 섹터에서 컨슈머 영역까지
근래 들어 삼성증권의 IB 파트에서는 대형 이벤트가 발생했다. 그간 주식자본시장(ECM)과 부채자본시장(DCM) 등 전통 IB 사업을 총괄하는 IB1부문장이 교체됐다. 그간 이 자리를 차지해온 건 UBS와 골드만삭스 계열 등 글로벌 IB 출신인 인사였다.
하지만 해당 임원이 퇴사를 결정한 후 부동산금융 영역을 담당하는 IB2부문장 출신인 이충훈 부사장에게 IB1부문장 역할을 맡기는 변화를 줬다. 외국계 IB 출신 인사가 하우스에 기여한 측면이 있었기에 업계 일각에서는 이들 수장의 공백을 우려하는 시각이 나오기도 했다. 이 와중에 최종 주관사 선정이 이뤄진 첫 딜이 바로 비나우 IPO였다.
이 부사장은 삼성증권 신임 대표와 함께 비나우 IPO의 프레젠테이션(PT) 현장에 동석했고 본부장급 임원을 비롯한 일선 실무진도 초긴장 상태로 업무를 소화한 것으로 파악된다. 결국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만전을 기했던 비나우 딜에서 삼성증권은 업계의 전망과 달리 단독 대표 주관을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삼성증권 내부에서는 비나우가 조단위 몸값이 예상된다는 것보다 컨슈머 섹터 기업이라는 데 더 고무된 분위기다. 올들어 빅딜마다 주관 자리를 꿰차면서 승승장구했던 건 주로 테크 섹터의 조단위 IPO를 싹쓸이했기 때문이다. 이제 소비재 영역의 대어도 상장주관사로 선택할 정도로 각종 산업의 주요 딜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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